• [레져/여행] 나는 왜 여기 서있나[명상여행, 캐나다 HSP 어스빌리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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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7.08.30 08:50:33
  • 조회: 314
# 첫째날-긴 하루
밴쿠버 공항 도착. 인천공항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기내에서 저녁 식사와 잠, 그리고 다음날 아침 식사까지 마쳤지만, 또 다시 점심과 저녁 식사를 해야 했다. 서울과 밴쿠버의 시차는 17시간. 마치 시간의 저 편에 숨어있다 툭 튀어나와 다시 하루를 시작하는 기분이다. 한참 보고 있던 비디오테이프를 되감아 다시 보는 것만 같다.
오른쪽으로는 대서양, 왼쪽으로는 태평양, 위로는 북극해를 접한 캐나다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땅이 넓은 나라다. 캐나다 서부의 최대 도시인 밴쿠버는 세계 4대 미항(美港)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지만, 여행객의 눈에는 그저 소박하고 단조로운, 무채색의 도시로 비칠 뿐이다.
밴쿠버에서 가장 번화하다는 개스타운. 하지만 분주하게 오가는 사람도, 눈길을 잡아끄는 쇼윈도도, 짜릿한 음식 냄새도 없었다. 밴쿠버에서는 술에 취해 비틀거리기만 해도 경찰차가 달려와 태우고 간다고 한다. 음주를 즐기고 싶을 때는 집안이 가장 좋은 장소. 밴쿠버에는 이렇다할 밤 문화도, 여행객의 눈을 잡아끄는 구경거리도 거의 없다.
# 둘째날-로키산맥 근처 명상장소로 이동
캐나다는 자연환경이 가장 잘 보존돼 있는 나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그 중에서도 밴쿠버 서쪽 로키산맥 부근은 가장 맑고 아름다운 곳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연이 주는 평화와 휴식의 의미를 깨닫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밴쿠버에서 비행기로 1시간10분 거리의 프린스 조지. 그곳에서 다시 자동차로 2시간 남짓 달리다 보면 HSP 어스 빌리지(Earth Village)가 나온다. 해발 4000m 높이에 펼쳐진 분지처럼 안온한 평원. 푸른 건초 더미에 벌렁 누우면 하늘이 코 끝에 내려와 앉는다. 빙 둘러선 산과 나무, 아득한 옛날 빙하작용으로 생긴 호수들이 마치 와이드 영상을 보는 듯하다. ‘대자연’이라는 게 바로 이런 것 아닐까.
# 셋째날-폭포명상과 장생보법 걷기명상
강의 근원을 찾으러 강을 거슬러 올랐다. 요동 치는 물줄기와 포효하는 폭포를 만났다. 소리없이 흐르는 강의 고요와 평화는 물줄기와 폭포의 요동과 포효를 견뎌냈기 때문이 아닐까. 조용히 눈을 감고 폭포 소리에 집중한다. 소리에 집중하면 할수록 마음은 멸절의 적막감에 사로잡힌다. 내 안에도 폭포처럼 용솟음치는 에너지가 있고, 강처럼 고요하고 부드러운 에너지도 있음을 느낀다.
두 다리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걷는다. 단순히 이동수단으로만 여기고, 생각 없이 걷던 걸음도 집중해서 잘 걸으면 명상이 된다. 먼저 두 발을 11자로 똑바로 놓는다. 힘을 발가락과 용천(발바닥에 사람 인(人)자로 갈라지는 부분)에 두고 앞발로 땅을 움켜쥐듯이 걷는다. 이 보법은 기혈 순환에 도움이 돼 걷는 것이 힘들지 않고 오히려 힘이 쌓인다고 한다. 걸음도 빨라진다. 발자국 소리도 거의 안 난다. 30~40명이 들길을 함께 걷는 데도 발소리 때문에 명상이 방해 받는 일이 없다.
# 넷째날-카누명상
18세기 영국과 프랑스 사람들이 몰려들기 전, 캐나다는 인디언과 이누이트(에스키모)의 땅이었다. 곳곳에 산재해 있는 호수와 드넓은 강을 건널 때 인디언들은 통나무를 파서 만든 카누를 이용했다. 물의 흐름과 바람의 작용으로 움직이는 카누는 서두른다고 빨리 가는 것도, 천천히 가고 싶다고 느리게 가는 것도 아니다. 순전히 강의 마음, 바람의 숨결로만 움직인다.
처음 카누에 오를 때 잠시 긴장감이 들긴 했지만 곧 모든 것이 평온해졌다. 강의 흐름에 나를 맡긴 채 고요히 흘러가는 것. 자연과의 농밀한 접촉의 순간이었다. 강물 위에 쏟아지는 햇살이 보석처럼 빛났다. 하늘을 날던 대머리 독수리가 북극해를 거슬러 올라 오는 연어를 채 가고 있었다.
# 다섯째날-율려(律呂)명상과 모닥불축제
심장이 뛰는 소리, 호흡을 고르는 소리…. 우리 몸 속에는 생명의 리듬이 있다. 내 안에 깨진 리듬을 바로잡고 삶 자체를 송두리째 즐기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율려명상이다.
HSP 어스 빌리지의 밤 공기는 달고 맛있다. 공기만 실컷 마시고 가도 남는 장사다. 강가에 마련된 캠프 파이어장. 타오르는 모닥불에 감자 익는 냄새가 구수하다. 유명 관광지에서 이것저것 구경하고 즐기는 여행도 괜찮지만, 그것은 그저 1회성 즐거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고요히 내 안에 머물면서, 자신의 본질과 리듬을 찾는 명상여행은 그동안 잊고 지냈던 자신의 내면을 보게 만든다. 그것은 ‘삶의 정화’ ‘나의 발견’이라는 커다란 선물을 안겨준다.

◇ 헬스·스마일·피스 어스 빌리지
미국 세도나에 이어 캐나다 로키산맥 부근은 영성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HSP 어스 빌리지는 3억3000㎡(1억평)에 대지 위에 홍익철학을 바탕으로 한 평화지도자 양성을 목적으로 건립되는 명상센터이다. 어스 빌리지 중심부를 관통하는 피스강 줄기를 따라 캠핑장, 호텔, 교육과 수련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프린스 조지로 가는 비행기가 매일 6편 있다. 비행 시간은 1시간10분. 프린스 조지에서 HSP 어스 빌리지까지는 차량으로 2시간 정도. HSP 어스 빌리지 관계자의 안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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