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뜰정보] 여름의 熱 빼주는 가을맞이 별미[제철 맛여행 감자와 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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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7.08.29 09:21:38
  • 조회: 316
아직도 남국의 햇볕이 필요한가? 지난 5월 여름은 성급히 찾아왔다. 그리고 장마와 불볕, 가히 우기(雨期)라 해도 과언이 아닐 아열대적 기후에 시달려야 했다. 우리 몸의 광합성 작용은 충분히 이루어졌고 여느 여름과 똑같이 보양식에 피서에 바다로 계곡으로 산으로 나돌며 몸을 혹사시켰다. 알곡이 익고 과실의 당도가 올라가려면 아직은 여름의 열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제 우리 몸은 자연보다 먼저 가을을 준비할 때다. 여름의 과열을 빼내주고 심신의 경량화를 실천해야 한다. 감자와 호박이 가을을 준비하는 당신을 도와주게 될 것이다.
호박은 7월, 감자는 8월이 제철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수분 덩어리라는 것이다. 열을 내리는 기본은 물기다. 감자는 75%가 수분으로 이뤄져 있다. 가벼운 화상을 입었을 때 감자나 오이를 얇게 썰어 화상 부위에 붙여놓으면 쉽게 열기가 빠지는 것도 모두 수분 덕이다. 그러므로 감자를 살 때는 벗기고 씻어서 깨끗이 장만해 둔 제품보다는 금방 밭에서 줄줄이 뽑아 올린 것처럼 보이는 흙 묻은 생감자를 사는 게 옳은 일이다. 수분은 늘 날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한꺼풀이라도 더 덮여있는 게 유리하다. 감자는 수분 외에 녹말, 단백질, 무기질, 환원당, 비타민C, 필수아미노산이 함유되어 있다. 감자는 특히 조리를 하더라도 비타민C 파괴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감자에 비해 몇천배 두꺼운 껍질층을 가진 덕에 수분 증발 염려가 거의 없는 호박 또한 90%가 수분으로 이뤄져 있으며 비타민 A, B, C도 들어 있다. 호박은 채소 가운데 녹말이 가장 풍부하게 들어 있다. 호박을 자주 먹으면 이뇨활동이 원활해지고 생체리듬을 방해하는 거담 등 체내 찌꺼기를 제거해 주기도 한다. 호박의 당분은 소화 흡수력이 뛰어난데, 호박을 먹으면 소화가 바로바로 되는 것도 그래서이다. 결국 소화와 이뇨를 돕는다는 말인데, 호박의 이런 성분들은 위나 신장의 활동을 도와주고 왕성한 신진대사를 유도함으로써 우리 몸을 가볍게 해주는 것이다.
감자와 호박은 각각 감자전, 감자찜, 감자밥, 감자그라탕, 감자팬케이크, 호박전, 호박무침, 호박찜, 호박범벅, 호박죽 등 부드럽고 향기로운 일품요리로 해먹을 수 있다. 그러나 감자와 호박이 뭉치면 당연히 수분 2배, 영양 2배가 되며 감자와 호박은 맛 궁합도 잘 맞고 색깔도 예쁘게 어우러진다. 수제비, 자반고등어조림, 제주도 명물인 갈치호박조림, 된장찌개, 오리호박구이 등이 대표적인 메뉴다.
그러나 호박과 감자가 함께 주인공이 된 요리도 있다. 감자호박국이 바로 그것이다. 감자호박국은 식당에서도 팔지 않는 것으로 집에서 손쉽게 해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감자호박국을 끓이려면 먼저 멸치 다싯물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 그리고 감자와 호박과 양파를 채 썰고, 홍고추와 파, 다진 마늘 등을 준비해 놓는다. 뜨겁게 달군 깊은 냄비에 들기름을 두르고 감자와 호박을 볶아준다. 적당히 익으면 준비된 다싯물을 붓고 한소끔 다시 끓인다. 그리고 양파와 고추, 다진 마늘 등 남은 양념을 추가해서 넣고 조금 더 끓인 뒤 간장, 소금, 고춧가루 등으로 간을 하면 마무리. 그러나 감자호박국을 짜거나 맵게 먹는 것은 맛과 영양면에서 좋지 않다. 담백하게 먹는 게 좋다.
감자호박부침개는 어린 시절 분식집이나 튀김집에서 즐겨먹던 때깔 좋은 메뉴다. 때로는 차례상에 오르는 일도 있었다. 감자와 호박에 당근, 양파를 채 썰어 놓고 튀김가루와 물을 부어 부서지지 않도록 골고루 섞어서 준비해 놓는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충분히 둘러 적당히 달궈지면 준비된 반죽을 올려 얇게 펴준다. 노릇노릇해졌을 때 뒤집어주고, 뒤집힌 부분이 익을 때까지 다시 뒤집는 일은 안하는 게 좋다. 감자호박부침개는 초간장 소스에 찍어먹어야 어머니 또는 분식집 아주머니가 해준 그 맛이 난다.
감자와 호박을 주재료로 하는 유명 맛집을 아직 본 적은 없다. 그래서 여기에서는 호박맛집과 감자맛집을 별도로 소개하는 게 좋겠다. 호박 맛집으로 유명한 곳은 일산의 레드오리호박구이(031-902-5797)를 들 수 있다. 단호박의 속을 파서 그 안에 훈제된 오리를 넣어 통째로 구워내는데, 호박을 과감하게 무너트려 호박의 속살과 훈제오리 고기를 쌍으로 들어 소스에 찍어먹는 맛이 특이하다. 훈재오리의 고영양가를 호박이 온 몸에 녹여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신촌의 호박이넝쿨째(02-312-4706)는 단호박요리 전문점인데 호박죽, 호박낙지찜, 호박해물찜, 호박갈비찜, 호박오삼불고기찜, 호박새우그라탕, 호박치즈골뱅이, 호박돈가스 등 그야말로 호박요리들을 넝쿨째 맛볼 수 있는 집이다.
감자 맛집은 역시 감자탕집을 들 수 있다. 감자탕집들은 주로 몰려있거나 프렌차이즈가 대부분이다. 응암동 대림시장에 가면 이화감자국, 장군감자국, 시골감자국, 응암동감자국, 대림감자국 등 어느 집에 들어가도 실패하지 않을 감자국 전문점들이 버티고 있다. 논현동 손칼국수 감자수제비(02-542-6808)의 감자수제비는 걸쭉하면서도 담백한 맛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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