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져/여행] 호남정맥 끝자락 ‘식물의 보고’[한국의 숲, 한국의 명산 - 전남 광양 백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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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7.08.24 08:5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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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에서 ‘백운(白雲)’이란 이름을 사용하는 산은 50여곳에 이른다. 그 중 전남 광양 백운산(1217m)은 높이에서 가장 어른뻘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하얀 구름이 빚어내는 풍광은 으뜸으로 평가받는다. ‘한국 풍수의 아버지’ 도선국사가 이 곳에서 35년간 도를 닦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터이다.
백운산은 백두대간에서 가지를 쳐나온 호남정맥의 끝자락이다. 흔히 정맥은 사납게 꿈틀거리다가도 바다나 강을 보면 그만 맥을 못추고 슬며시 꼬리를 내리기 일쑤다. 하지만 백운산은 그렇지 않다. 섬진강과 남해로 떨어지기 직전에 오히려 기세 좋게 우뚝 솟구쳐 있다. 호박이 넝쿨 끝에 열리는 것처럼 땅기운이 정맥 끝에 몰려 산 하나가 일어난 것이다. 정상 동북쪽에서 멀리 보이는 지리산에 뒤지지 않을 만큼 당당하다.
백운산은 전남·북권뿐 아니라, 부산·경남권 주민들도 즐겨 찾는 산이다. 오르는 고단함에 비해 얻어가는 충만감이 너무 많은 산이라고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조망이 압권이다. 800~1000m 능선만 오르면 굴곡없는 평원이 펼쳐진다. 노랭이봉·노랭이재·신선대·한재·억불봉·매봉 등 어디서나 그림 같은 풍광을 만날 수 있다. 성급히 휘돌지도, 여울져 흐르지도 않은 섬진강. 봄에 산수유꽃·진달래꽃·벚꽃·매화꽃이 수놓는 화려한 ‘꽃띠’를 산정에서 바라보면 황홀경에 빠진다.
한려수도 뱃길이 펼쳐진 남해 앞바다도 등산의 맛을 더해준다. 백운산은 ‘식물의 보고(寶庫)’라는 매력을 갖고 있다. 전남에서 2번째로 높은 산이 차가운 북풍을 막는 병풍이 되고, 따뜻한 남쪽 볕을 받고 있어 산자락엔 온대에서 한대 식물까지 자란다.
백운란·히어리·흰참꽃 같은 희귀식물과 세계적으로 이 곳에서만 자란다는 나도승마 등 무려 1080여종이 분포하고 있다. 식물상태가 좋고 풍부해 일제강점기 때 경성제국대학이 이곳에 연습림을 두고 연구했다. 1993년 국가가 자연생태계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백운산은 ‘역사가 흐르는 산’이기도 하다. 옥룡면 추산리 산기슭엔 통일신라 때 도선국사가 풍수지리설을 완성한 옥룡사 터가 남아 있다. 도선국사가 108개 암자를 짓고 수백명의 제자를 길러냈다는 기록이 전해지는 유서깊은 곳. 주변에는 그 때 조성한 7000여그루 동백림이 우거져 있다.
임진란 등의 수난으로 여러 차례 불에 타고, 그 자리에 최근 지은 조그만 절집이 하나 있다. 바로 옆에는 1200ha 규모의 자연휴양림이 2000년 6월 문을 열었다. 산막 14동, 캠프장 19곳, 황토 건강길(1.3㎞) 등 산책로 3곳, 계곡 물놀이장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춰놓고 있다. 최대 1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백운산은 구한말엔 호남 의병의 활동무대가 됐으며, 해방 후엔 빨치산이 전남도당본부를 세운 곳이기도 하다. 울창한 원시림을 끼고 있는 성불·동곡·어치·금천계곡은 여름이면 피서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계곡물이 맑고 차 산을 내려오면서 잠시 몸을 담그면 더위는 눈녹듯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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