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조선미 교수 ‘초상화 연구’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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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기사·사진 제공
  • 07.08.17 10: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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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상화는 오지에 많아요. 종가의 사당이나 영당, 서원의 사우에 모시니까요. 당시엔 ‘증보문헌비고’라는 책 하나에만 의지해서 종가의 사당 위치를 물어 물어 찾아가곤 했어요. 보여달라고 청해도 거절당한 적이 많았죠. 그 인물의 제삿날이 오면 보여주겠노라고 해서, 다시 가도 종친들이 회의를 거듭한 끝에 마지못해 허락하곤 했어요.”
한국 초상화 연구의 개척자이자 한국미술사 박사학위 1호 조선미 교수(성균관대)의 초상화 답사 회고담이다. 서양과 달리 동양에서, 특히 우리나라에서 초상화는 예술작품으로서 감상의 대상이 아니었다. 초상화는 조상, 그 자체를 표상했다.
벌써 30여년 전 이야기다. 화집을 보다 초상화에 매료돼 미술사를 공부하기 시작한 지 40여년. 조교수는 대부분의 시간을 초상화 연구에 바쳤다. “워낙에 렘브란트를 비롯해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의 초상화를 좋아했어요. 초상화의 매력이라면 화폭을 통해 한 인간의 인간적인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죠.”
조교수는 국내에 미술사 석·박사 과정이 없던 시절, 서양초상화 연구를 위해 유학을 떠났다가 개인 사정으로 공부를 마치지 못하고 귀국했다. 국내 최초로 홍익대 대학원에 한국미술사 박사학위 과정이 개설되면서 한국미술사로 전공을 바꾸면서 ‘한국의 초상화 연구’에 매진해왔다.
최근 회갑을 맞은 조교수는 그간의 연구 성과를 정리한 저서 ‘초상화 연구-초상화와 초상화론’(문예출판사)을 펴냈다. 여태껏 발표했던 초상화 논문 19편 중 12편을 추렸고, 새로운 자료를 보완하고 수정했다. 조교수의 표현을 빌리자면 “초상화 연구의 정수”만 뽑은 책이다. 한국 초상화의 유형별 분류, 조선 시대 초상화의 성격 규명, 중국 초상화와의 비교 연구가 주를 이룬다.
한국 초상화는 중국 초상화의 영향을 많이 받아 비슷한 점이 많다. 중국에서는 초상화가 의례용뿐 아니라 감상용 목적으로도 제작돼 그 종류가 더 다양하다. 야외를 배경으로 한 야외초상화나 세대별로 자손들을 하나의 화폭에 담은 대도(代圖)라는 집단초상화 등이 그 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초상화는 의례용이 대부분이어서 크기도 크고 거의 전신상입니다. 경건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강조하기 위해 시녀나 동자 등은 그리지 않고 대상 인물 1인만 묘사했죠.”
현존하는 초상화의 상당수는 조선시대 중기 이후 제작된 것들. 오른쪽으로 약간 고개를 돌리고 무표정한 모습으로 그려져 전형성을 띤다. 조교수는 이를 조선시대의 유교이념과 연관지어 설명한다. 이들 초상화 대부분이 봉안용이었고 그림을 보는 사람들은 그려진 대상인물의 순간적이고 적나라한 모습보다는 오랫동안 숭배하고 기억하고 싶은 바람직한 성정이 드러난 모습을 원했기 때문에 이 같은 유형의 초상화가 대대로 그려졌다는 것이다.
이는 조선시대 내내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전신사조’(傳神寫照·형상을 통하여 정신을 전하는 것)와도 관련이 깊다. 화가들은 그림이 대상 인물과 얼마나 닮았느냐뿐 아니라 인물의 품격까지 묘사하도록 강요 받았다. 채제공 초상, 서직수 초상 등을 그린 조선후기의 대표적인 초상화가 화산관 이명기를 가장 좋아하는 화가로 뽑는 조교수. 조교수는 조만간 한국의 대표적인 초상화 70여점을 선정해 입체적으로 조명한 ‘한국 초상화 걸작선’을 들고 일반 독자들 곁을 찾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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