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져/여행] 세월이 빚은 대자연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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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7.08.09 09: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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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와이 숨겨진 비경 카우아이섬
카우아이(KAUA’I) 섬. 이름은 낯설고 사진은 낯익다. 하와이를 몇번 다녀와도 카우아이까지 가는 사람은 좀처럼 없다. 하와이 관광객들은 ①오아후 ②마우이 ③빅아일랜드 ④셋 중 한 곳으로 한번 더 간다. 하와이에 한인 여행사가 그렇게 많아도 카우아이엔 아직 단 한 곳도 없다.
그런데도 나팔리 해안(Na Pali Coast) 사진은 어디선가 본 것 같다. 맞다. 이 21㎞의 절벽 해안은 할리우드 영화의 단골이다. ‘킹콩’ ‘고질라’ ‘레이더스’ ‘주라기 공원’외 200여편. 이미 1930년대부터 영화를 찍었다. 할리우드 영화에 열대 우림이 나온다면 카우아이 어딘가다.
나팔리 해안을 보려면 헬리콥터나 배를 타야 한다. 도로가 없다. 절벽과 폭포가 끊임없이 이어져 길을 못 냈다. 40분 정도 돌아보는 헬리콥터 투어가 200달러 정도. 크루즈선도 해안을 한 바퀴 돌아준다. 절경은 절경. 너무 웅장해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다음으로 유명한 여행지는 ‘와이메아 캐니언(Waimea Canyon)’. 1860년대 하와이를 여행한 마크 트웨인이 ‘태평양의 그랜드 캐니언’이라고 격찬했다는 곳이다. 마크 트웨인이 아니라도 누구나 ‘그랜드 캐니언을 옮겨놓은 것 같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만큼 꼭 닮았다. 크기는 20분의 1. 그래도 길이 22.5㎞, 폭 1.6㎞나 된다. 영국 지질학자 리처드 포티는 저서 ‘살아있는 지구의 역사’에서 마크 트웨인의 표현이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생성 원리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그랜드 캐니언은 물이 깎아서 만들어졌지만, 와이메아 캐니언은 용암이 빠져나간 자리에 땅이 내려앉아 생긴 협곡이다.
카우아이는 다른 하와이 섬과 마찬가지로 화산 분출로 형성됐다. 500만년 전에 만들어진 섬. 50억년 지구의 역사에서는 ‘어린 섬’이지만, 하와이에서는 가장 ‘늙은 섬’이다. 마그마는 차례로 지각을 뚫어 카우아이에 이어 오아후, 마우이, 빅아일랜드를 만들어냈다. 그래서 마우이의 화산 할레아칼라는 휴화산이지만 100만년 전 만들어진 빅아일랜드의 킬라우에아는 아직도 활동 중이다. 가장 늙은 카우아이는 이미 열대 우림으로 덮였다. 제주도만한 섬의 85%가 아직도 원시림이다.
사람의 손길이 닿은 땅은 사탕수수밭이 됐다. 와이메아 캐니언에서 포이푸(Po’ipu) 해안으로 가는 도로에서 초록 물결은 모두 사탕수수였다. 하와이의 사탕수수농사는 카우아이에서 시작됐다. 콜로아(Koloa) 마을의 사탕수수 공장이 1835년 하와이 최초로 문을 연 곳. 3000여곳에 달하던 공장은 이제 카우아이와 마우이에 각각 한 곳씩만 남았다. 1980년대 이후 값싼 중국산 설탕을 이기지 못해서 문을 닫았다. 일본, 한국에서 건너온 사탕수수 이민자들의 후손은 대부분 관광으로 돈을 번다. 한 식당엔 ‘플렌테이션 도시락’이란 메뉴가 있었다. 3단 찬합에 밥과 새우튀김, 양배추에 담근 김치가 들어있다. 태평양 한가운데서 이민자들은 얼마나 김치가 먹고 싶었을까.
세상 어디나 그렇지만 카우아이 사람들도 “카우아이가 예전만 못하다”고 한탄한다. 해변 곳곳은 대형 리조트 공사가 한창이었다. 인구 6만명, 학교 3개, 그러나 골프장은 15개다. 사탕수수와 함께 하와이의 상징으로 꼽히던 파인애플도 다국적 기업 ‘돌(Dole)’에 넘어갔다. 카우아이 사람들은 집값 비싼 해변 대신 산간 지대에 올라가 산다. 가이드 스티브는 “서구인들은 하와이 원주민 98%를 죽이고 결국엔 (미국이) 하와이를 훔쳤다”고 말했다. 1778년 쿡 선장이 서구인 최초로 하와이에 발을 디뎠던 곳이 바로 카우아이의 하나페페 비치다.
그래도 고래들은 어김없이 돌아온다. 알래스카에 사는 혹등고래(Humpback whale)는 매년 12월 이곳으로 돌아와 새끼를 낳고 겨울을 난다. 3개월간 7000여마리가 찾아온다. 1~2월엔 포이푸 해변에서 하루에만 200여마리를 볼 수 있다. 1500여마리밖에 남지 않았다는 멸종 위기종 하와이 바다사자(Hawaiian monk seal)도 종종 해변에 출몰한다. 아직까지 거북이(Green Sea turtle)와 수영할 수 있는 곳이 카우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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