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관객동참 한국 아동극 독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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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7.07.31 09:5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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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들이 ‘탁탁탁’ 박자를 맞추기 시작했다. 의자에도 리듬이 실렸다. 독일, 오스트리아, 미국, 벨기에, 베트남 등 여러 나라에서 온 관객들도 박수로 리듬을 탔다.
지난 23일 대학로 동숭교회 엘림홀에서 열린 ‘Assife 2007 아시테지 페스티벌 쇼케이스’ 현장. 마지막 무대였던 극단 ‘즐거운 사람들’의 ‘그건 도깨비 마음이야(It is All Dokebi’s Heart!)’가 공연되는 동안 바다를 건너온 20여명의 아동극 전문가들은 신기하면서도 진지한 눈빛으로 한국 아동극 무대를 감상했다.
이번 쇼케이스는 세계 각국의 아동극 전문가들이 참석해 아시아 아동극들의 해외 진출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이날 자리에는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의회(아시테지·ASSITEJ)’ 세계본부의 볼프강 슈나이더 회장(52·사진 오른쪽)과 2008 호주 아시테지 세계총회 축제 제이슨 크로스 예술감독(37·왼쪽)도 있었다.
두 사람은 지난 21일부터 열린 ‘Assife 2007 아시테지 페스티벌 및 제1회 아시아아동극축제’를 참관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 쇼케이스 후 만난 이들은 색다른 한국 아동극의 특징에 주목했다.
“시작부터 관객들과 함께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유럽에선 익숙하지 않은 문화거든요.” 슈나이더 회장은 공연을 시작하자마자 배우들이 객석으로 뛰어들어 관객에게 인사하고 적극적으로 참여를 끌어내는 부분에 깊은 인상을 받은 듯했다. 그는 “‘소통의 문화(the culture of communication)’라고 표현하고 싶다”며 “객석과 배우들의 교감은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연극은 무대의 삶과 일상의 삶이 같다는 것에서부터 출발했다”며 “무대에 조명이 비춰지면 배우와 객석의 특별한 관계가 시작되는 것이고 아이들에게는 더 중요한 체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크로스 감독 역시 “호주에서도 이런 방식은 볼 수 없었다. 전문적인 하나의 스타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자국의 아동극 문화에 대해서도 들려줬다. 슈나이더 회장은 “독일의 아동극은 교육적 차원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세상을 바꾼다, 구세대가 하지 못했던 일들을 자라나는 세대가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죠. 그래서 동화도 이용하고 교회의 이야기와 정치적 내용까지 연극에 활용했어요. 무엇보다 모두가 아동극의 중요성을 아주 잘 알고 있어서 교육계와도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죠. 지역마다 다른 특색의 연극이 발전해 있고 학교마다 독립된 공간도 갖고 있어요. 이렇게 얘기하면 독일의 어린이 공연이 풍성한 것 같지만 사실 질적 측면 등에서 비판적인 시선도 많아요.”
크로스 감독은 동시대성을 추구하면서도 과거와의 연속성을 고민하는 호주 아동극의 현실에 대해 얘기했다. “6만년 전부터 토착민들이 이뤄 놓은 부분이 있고 1798년쯤부터 영국과 독일 등 유럽에서 들여온 양식이 있어요. ‘내가 살고 있는 나라에서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해서 보여주고 있죠. 지난 10년간 호주의 연극은 많이 발전했는데 앞으로는 과거 토착민들이 했던 전통적인 부분과 어떻게 연결시켜나갈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어요.”
이들은 아동극을 만드는 이들의 책임감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슈나이더 회장은 “브레히트도 셰익스피어도 강조했지만, 자신이 연기하는 캐릭터에 진실해야 하고 작품에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른이 아니라고 해서 미완성체라고 생각하지 말고 하나의 존재로 존중하면서 눈높이를 맞춰야 해요. 그저 유쾌하게 떠드는 데만 집중하지 말고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 들려주고 싶은 내용을 생각해야 합니다.”
크로스 감독은 더욱 높은 책임감을 부탁했다. “엄청난 책임감이 필요하죠. 어떤 이야기를 선택해서 전달할 것인지도 깊이 고민해야 하고…. 그런 점에서 정말 어렵고도 명예로운 일이에요. 목사님이나 신부님처럼 특별한 분들이 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어요.”
동화에 나오는 ‘이야기 마법사’처럼 기분 좋은 웃음을 짓던 슈나이더 회장은 마지막으로 “세상의 한 부분으로서 아이들의 권리”에 대해 힘주어 얘기했다. “유엔 헌장에 나와 있듯이 아이들은 예술에 참여하고 예술을 즐길 권리가 있습니다. 2002년 아시테지 총회에서도 합의한 바 있죠. 아동극이 우리의 미래가 아니겠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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