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꿈돌(김이찬씨)과 막심(김이연심씨) ‘닫힌 채널’에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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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7.07.30 13: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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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채널 정상화를 위한 시민제작자 모임인 ‘닫힌 채널’에서 활동하고 있는 꿈돌(본명 김이찬·사진 오른쪽)은 마흔 셋, 막심(김이연심)은 서른 하나. 열두 살 차이가 나지만 친구처럼 지낸다. 닫힌 ‘열린 채널’을 열기 위해 만났지만, 그 이전부터 이들은 각자 나름의 뜻을 갖고 영상 작업을 해왔다. 이들은 왜 카메라를 들었을까.
“1990년대 초, 노동운동을 하고 있던 시절이었어요. TV에서 노동자에 관한 드라마를 봤는데, 내가 실제로 경험한 젊은이들이나 아줌마들의 노동의 모습과 TV가 재현하는 노동의 모습이 너무 달랐습니다. ‘저렇게 얘기하면 안 되는데…’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20대 후반의 꿈돌은 그 길로 한국독립영화협회에서 진행하는 카메라 워크숍에 참가했다. 그리고 16㎜ 필름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독립 영화에 대한 인식이나 여건이 비교적 많이 개선됐지만, 그때는 ‘독립 영화’를 한다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었다. 때문에 한 케이블TV 프로덕션에 들어가 스태프로 일했다. 그곳에서 기술은 배울 수 있었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는 할 수 없었다. 그러던 꿈돌에게 또 하나의 사건이 일어났다.
“96년 인권영화제가 처음으로 개최됐어요. 그때 경찰이 상영관을 둘러싸고 있는 상황에서 영화를 봐야 했습니다. 제주 4·3항쟁을 다룬 ‘레드 헌터’ 같은 작품들 때문에. 게다가 양심수들의 어머니를 대상으로 한 ‘보랏빛 수건’이라는 영화를 만들었던 김동원 감독에게 수배령이 떨어졌습니다. 충격이었어요.”
국가가 시민들의 정신생활을 통제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꿈돌은 “지금도 방송사에는 이런 생각들이 완전히 혁신되지 않고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후 다니던 회사도 그만두고, 독립영화 만들기에 나섰다. 버마의 민주화 항쟁을 다룬 ‘데모크라시 예더봉’(2000), 임금 체불 관련 노동자 파업 문제를 다룬 ‘동행’(2003) 등 꾸준히 영상 작업을 해왔다. 미디어 교육 활동도 계속 해왔다. 태백, 성남 등의 지역을 기반으로 아이들이나 주부들에게 영상을 만들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최소한 기술을 가르치는 작업이다.
지금은 뭘 하냐고 물었더니 “반 실업자에 가깝죠 뭐” 한다. 그는 “생계를 위해” 일당을 받으며 촬영 알바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과 부천을 오가며 버마 난민의 문제를 다룬 ‘망명자(가제)’를 촬영 중이기도 하다.
막심도 꿈돌에 못지 않은 ‘열혈 활동가’다. 막심은 ‘성, 연령, 계급과 관계없이 누구나 평등하게 막 대하는 연심이(막심의 본명)’란 뜻에서 지은 별칭. 그는 2005년 영상작업을 시작한 새내기 시민제작자다. 에너지가 넘친다.
“전공이 법학이에요. 다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더라고요. 저는 그런 쪽은 관심 없었고, 고등학교 때부터 계속 운동을 해왔던 터라,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을 찾고 있었어요. 그러다 발견한 것이 카메라였죠.”
처음엔 그 수단이 글인 줄 알았다. 대전에서 자란 막심은 ‘글쟁이’가 되려고 서울로 올라오게 된다. 그러다 우연찮게 본 러시아 영화 ‘카메라를 든 사나이’가 그를 영상의 세계로 빠져들게 했다. ‘무한 상상’을 가능케 하는 것이 영상이었다.
대학 졸업 후엔 오마이TV에서 카메라 기자로 일했다. 이후에는 여성단체들과 함께 영상을 만들었고, 2006년부터는 다큐영상집단 ‘아메바’를 만들어 본격적 영상 작업을 시작했다. 2006년 ‘열린 채널’ 사건으로 미디어 운동에 관심을 갖게 된 후에는 ‘닫힌 채널을 열어라’ ‘잃어버린 3초를 찾아서’ 등을 제작했다.
“아메바는 그리스어로 ‘변화’란 뜻이에요. ‘구린’ 한국사회를 변화시키고 싶다는 의미에서 만든 이름이죠. 19일이면 닫힌 채널이 시작된 지도 벌써 1년이에요. 아무 변화가 없어서 실망스럽기도 하지만 올해도 열심히 할 거예요!”
장래 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한 꿈돌의 대답이 인상적이었다. “100년쯤 후에 어떤 사람이 공공 아카이브에서 100년 전에 만든 낡은 화질의 비디오 아카이브를 하나 꺼내서 봤는데, 그 사람이 ‘아 내가 100년 전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있구나’ 하고 느낄 수 있는 콘텐츠 하나만 만들 수 있다면 내 인생은 성공이에요.”
막심이 덧붙인다. “꿈돌님 작품 좀 만들고 죽게, 열린 채널 일 좀 빨리 해결됐으면 좋겠어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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