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져/여행] 별보며,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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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7.07.23 09:08:39
  • 조회: 333
텐트 치고 하늘 보고 누웠다.
음식은 익어가고 파도는
밀려오고…. 한여름 밤의 추억이
차곡차곡, ‘불편한 여행’이 때론 더 행복하다

‘이런, 이런….’ 예상보다 한참 늦었다. 고속도로는 막히는데 장맛비도 오락가락. 충남 태안 몽산포 해수욕장 캠핑장에 도착해보니 오후 5시가 넘었다. 물풍선처럼 잔뜩 부풀어오른 ‘소낙구름’이 툭 터지기 전에 텐트도 치고, 저녁도 차려야 하는데 초등학교 1학년 아들 녀석은 모래밭과 소나무 숲을 오가며 겅중겅중 뛰었다. 캠핑이 저리 좋을까? 아이는 텐트를 쳐보고 싶다며 망치와 텐트 못을 들고 와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돕겠다며 졸랐다.
지난 주말 오토캠핑을 다녀왔다. 콘도에 묵게 되면 아이들은 만화책 들고 방에 틀어박혀 있거나, TV 앞에 쪼르르 달려가게 마련. 콘도도 아이들 눈엔 그저 아파트나 다름없다. 캠핑을 하면 뭔가 다르진 않을까? 여주의 한 천문대 사장은 오래전 “여름이면 아들과 캠핑을 했는데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좋은 추억거리가 되고, 청소년이 됐을 때는 집에서 나누지 못했던 대화까지 나눈다”며 캠핑을 추천했다.
하지만 초보 캠퍼들에게 실수는 필연적이었다.
텐트 치는 데만 딱 1시간이 걸렸다. 10분이면 될 걸 설명서도 제대로 안 읽고 서두르는 바람에 1시간을 허비했다.
“대학시절 지리산을 종주할 때만해도 후배들 텐트까지 척척 쳐 줬는데….” 마음이 다급하니 군사작전처럼 일이 척척 되지는 않았다.
“아빠 우린 밥 언제 먹어요. 고기 구워준다고 했잖아요.”
옆 텐트에서 끓이는 김치찌개 냄새, 삼겹살 냄새가 퍼져오자 아이는 밥타령을 해댔다.
두번째 실수는 불피우기. 준비해온 숯이 생각보다 잘 타지 않았다. 숯에 불붙이는 데만 20분. 한번 불 붙이면 2시간이나 탄다는 숯이라는데 생각보다 시원치 않았다. 결국 아이와 함께 솔방울까지 주워 태웠다. 서해안의 장엄한 일몰을 보며 저녁식사를 하겠다는 것은 애당초 무리. 그래도 아이는 솔방울 태우는 재미에 배고픈 것도 잊었다. 타다닥 소리를 내며 타오르는 휘발유랜턴도 신기해 했다. 운치도 있었다.
캠핑의 즐거움 중 하나는 체험. 오후 9시. 피서객들은 물이 빠지자 랜턴을 들고 밤바다로 나갔다. 밤바다의 파도소리는 바람보다 시원했다. 백사장에 불을 비추자 손톱만한 게들이 불빛을 피해 이리저리 내달렸다. 아이는 게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게눈에 지팡이가 달려 있다”고 했다. 조개를 하나 주어와 귀에 대고 “이거봐 우주선 소리같지?”라고 즐거워했다.
오후 10시30분 취침시간.
“텐트에서 자니까 불편하지? 다음에 콘도로 갈까.”
“콘도보다 훨씬 재밌어요. 다음주에는 형이랑 엄마도 같이 와요. 나 학교 가면 친구들한테 바닷가에서 텐트치고 잤다고 자랑할거예요.”
‘불편한’ 여행도 때론 ‘행복한 여행’이 될 수 있다. 경향신문 기사·사진 제공

캠핑 현장노하우 5
(1) 빨리 도착하라. 성수기엔 좋은 자리잡기도 힘들고, 어두워지면 텐트치기도 어렵다.
(2) 먹는데 욕심부리지 말자. 현장구입도 가능하다.
(3) 깐 양파, 씻은 쌀이 편하다. 미리 준비하자.
(4) 모기약은 필수. 화장실 갈 때도 요긴하다.
(5) 텐트 줄에 ‘반짝이’나 리본이라도 달자. 한두번은 걸려 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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