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져/여행] 뭍은 느낄 수 없다 물위의 ‘절대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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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7.07.12 09: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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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레포츠엔 래프팅만 있는 것이 아니다. 카약을 닮은 고무보트 ‘더키’로 급류를 가로지르고, 진짜 카약에 몸을 실어볼 수도 있다. 바다나 호수처럼 고요한 물에선 카누를 타고, 숨대롱을 물고 스노클링을 해도 된다. 오늘 카누를 탔다면 내일은 스노클링을, 첫날 래프팅을 했다면 다음날은 더키를 탈 수 있다. 수상레포츠를 곁들이면 똑같은 계곡과 호수도 재미가 달라진다. 2007 바캉스 스타일 두번째는 계곡과 바다에서 즐기는 수상레포츠다.

(1)카누
“무게 중심을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두 손으로 카누를 잡고, 엉덩이 낮추고, 한발 넣고, 엉덩이 내리고, 다른 발 넣습니다. 어정쩡하게 서 있다간 튕겨 나가요. 그렇죠! 자, 갑니다.”
강변 모래사장의 모래알갱이들을 날리며, 카누는 미끄러지듯 물 위에 내려앉았다. 이런, 오른쪽으로 살짝 기운다. 카누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석동인씨가 패들(노)을 잡으며 말했다. “처음엔 좀 기우뚱거린다 싶을 거예요. 금세 익숙해집니다.”
카누는 경기 가평군 설악면 청평호 주변 북한강에서 흔들리며 전진하는 중이었다. 카누 동호회이기도 한 바비큐마니아 동호회의 도움을 받아 카누에 몸을 실었다. 길이 4m, 무게 35㎏. 어른 2명에 아이 1명이 탔다. 휴대전화와 카메라는 만약의 ‘전복’에 대비해 밀폐용기에 넣었다. 카누 한 대에 실을 수 있는 짐은 800파운드(약 362㎏). 4인 가족에 바비큐 장비와 캠핑 장비까지 실을 수 있다.
패들을 들었다. 한쪽 끝엔 날이 달려있고, 다른쪽 끝엔 T자 모양의 손잡이가 붙어 있다. 손잡이를 엄지손가락으로 잡고 감싸듯 쥔다. “최대한 패들을 뱃전에 붙여주세요. 패들이 배에서 멀어지면 배가 돌기만 하고 전진하지 않아요. 물을 밀어주다가 끝만 ‘J’자 모양이 되게 살짝 틀어주는 거예요. 어깨는 수평을 유지하고, 허리만 돕니다. 패들은 허리 힘으로 젓는 겁니다.”
제자리에서 맴돌겠거니 했는데, 배는 물을 밀며 앞으로 나아갔다. 하루만 배우면 패들을 저어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 빠르지는 않다. 최대 10노트(시속 약 18.5㎞)까지 나오지만, 사람 발걸음 속도만 낸다. 강바닥으로 지나가는 물고기 떼를 보고, 포로롱거리며 날아오르는 새도 보아야 한다. 카누는 물살이 약한 호수나 강의 중·하류에서 주로 탄다. 래프팅이나 카약처럼 스릴을 찾는 것이 아니라 느린 평화를 즐기는 것이다.
카누 투어링은 카누에 몸을 싣고 강물 따라 흘러가며 유람하는 것. 모래톱이 나오면 텐트를 세우고, 바비큐를 해 먹고, 쉬었다 간다. 카누 좌석엔 2개의 구멍이 뚫려 있었다. 하나는 낚싯대용, 나머지 하나는 음료수용이다. 패들에 얹어 건네주는 캔맥주는 냉장고에서 꺼내 마시는 것과 맛이 다르다. 보통 15㎞ 5시간 코스. 팀을 꾸려 아예 1박2일로 떠나기도 한다.
“저게 느릅나무고요, 그 위가 다래 덩굴이에요. 저 아래 비오리떼 가족 보이세요? 엄마 오리 뒤에 새끼 오리 8마리가 따라가네요. 물고기도 그렇고, 새도 그렇고, 여기 새끼들을 많이 쳤네요.”
‘수상레저’ 간판들로부터 겨우 15분 흘러왔을 뿐인데, 풍경은 깊은 산 속 같았다. 손대지 않아 잔뜩 웃자란 나무들이 강물에 가지를 드리웠다. 서울 근교에 이런 원시림이 있었나. 동호회원인 김찬호씨가 카누의 노를 잠시 놓으며 “사람들이 차로 갈 수 없는 곳을 천천히 가는 것이 카누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주변엔 차도도 인도도 없다. 깎은 절벽 사이로 흐르는 강물 따라 카누는 간다. 선착장이 필요 없는 데다 무동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전국 구석구석의 강과 호수에 띄울 수 있다. 카누가 가는 곳은 언제나 ‘오지’다.
강물에 배를 맡겨두고 잠시 멈추어 있으면, 공기까지 차분히 가라앉는 ‘절대 평화’가 온다고 했다. 휴대전화의 전원은 이미 끈 지 오래. 깍지를 끼고 배 바닥에 누워볼까. 기우뚱거리다 넘어지지는 않을까. 그때, 모래톱에 물음표 모양으로 서 있던 백로 10여마리가 푸드득, 날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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