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성희롱 판결 ‘잣대’는 있나[판단기준 헷갈리는 사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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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7.07.04 09: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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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잇단 성희롱 관련 판결로 논쟁이 뜨겁다. 여기자를 추행한 최연희 의원은 기소유예, 회식자리에서 동료 여교사에게 술따르기를 권유한 교감의 행동은 성희롱이 아니란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기 때문. 또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의 일명 ‘아줌마 발언 사건’은 학생들의 집단휴학과 교수간의 대리전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1999년 남녀고용평등법 개정 이후에도 성희롱 사건은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노동부 고용평등상담실에 접수된 상담 중 ‘성희롱’이 절반을 차지해 사내 성희롱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최근엔 대학 등 학내 성희롱도 급증하고 있다. 관공서는 물론 직장마다 성희롱예방교육이 강화되고 있지만 성희롱은 오히려 늘어나고, 성희롱에 대한 시각과 인권위원회와 재판부 등 담당기관의 판결기준이 너무 달라 혼란스럽기만 하다.
노출이 많아 여성들에게 눈길을 주거나 신체 접촉의 기회가 많은 여름, 남녀 모두 성희롱 피해자 혹은 가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각기 다른 성희롱 판례들
한국성폭력상담소 이미경 소장은 “최근의 판결은 지금까지 성희롱을 개선하고자 하는 시대의 많은 노력과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며, 피해자의 관점을 외면하는 차별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의원 판결의 경우, 고법은 고도의 가해의사가 없고 속죄·반성했으며 그 자리에 여러 명이 있었다는 이유를 들었으나 여성계는 “성폭력이 은밀한 장소에서 단 둘이 있을 때만 일어난다는 통념에 입각해 내린 편협한 판단”이라며 “피해자에게 속죄했다는 이유로 범법자들을 용서해준다면 이 땅의 유치장은 텅텅 비었을 것”이라고 분노했다. 1993년, 성희롱 개념을 이슈화한 우조교 성희롱 사건은 1998년 “상대방의 인격과 존엄성을 훼손하고 정신적 고통을 주는 정도라면 위법”이라며 신모 교수의 성희롱 책임을 인정했고 우씨에게 5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여성계는 최의원 및 술자리 판결이 인권시계를 10년 전으로 돌려놓았다고 주장했다.
법원의 시각은 다르다. 남녀 교사가 함께한 회식자리에서 교장선생에게서 맥주를 받은 세 명의 여교사에게 교감선생이 “여선생님들, 잔 비웠으니 교장선생님께 한잔씩 따라 드리세요”라고 말한 것은 사회공동체의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를 위반한 것이 아니며 다른 두 여교사가 성적인 혐오감을 느끼지 않았으므로 객관적으로 성적 혐오감을 주는 성희롱이 아니라는 것. 또 국내의 한 외국계 회사는 회식자리에서 여직원을 껴안는 등 성희롱을 해서 경고를 받았지만 두달후 회식자리에서 또다시 성희롱을 한 남자부장을 해고했지만 올 4월 서울행정법원은 “직장이 아닌 회식자리에서 벌어진 성희롱으로 해고까지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기준 달라서는 절대 근절 안될 것”
그러나 여승무원들에 대해 회식자리나 기내에서 성적 농담과 불필요한 스킨십을 해서 해고당한 한 승무장에 대해서는 재판부가 회사측의 손을 들어주었으며, 국가인권위원회는 상사들이 퇴폐적 쇼를 하는 술집에서 회식을 해 성적 모멸감을 느꼈다고 여직원이 낸 진정사건에 성적 언행만이 아니라 ‘부적절한 장소’에서의 회식도 성희롱에 해당된다고 했다. 또 남자끼리 같은 회사 여직원에 대해 성적 발언을 한 것을 해당 여직원이 전해 들은 경우라도 수치심을 느꼈다면 성희롱에 해당된다는 국가인권위의 해석도 있었다. “회식이나 야유회 등 업무 연장선의 직장내 활동이 음란퇴폐적인 남성중심 직장문화를 조장하거나 여성근로자의 근무여건에 악영향을 주는 ‘환경형 성희롱’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5년차 직장여성 김희선씨는 “술자리에서 키스를 강요하고 몸을 더듬는 상사는 무사하고, 사내에서 ‘오늘 옷차림이 섹시해 보이는데’라고 말한 다른 상사는 성희롱으로 좌천되더라”며 “이렇게 성희롱의 판단 기준이나 판례가 달라서는 절대 성희롱이 범죄라는 인식도 사라지지 않고 근절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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