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태크/금융] ‘못말리는’ 직장인 주식투자 열풍

    이 게시글을 알리기 tweet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7.06.13 09:30:29
  • 조회: 318
전자업체에 근무 중인 차모 과장(34)은 얼마 전부터 상사의 눈을 피해 건설회사 주식 시세를 틈틈이 분석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직장 동료 3명과 1인당 2000만원씩을 갹출해 공동투자를 하는 그는 구입한 주식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언제 또 빠질지 몰라 요즘 일손이 잘 잡히지 않는다.
몇 해 전 코스닥 거품이 꺼지면서 투자금 5000여만원을 날린 뒤 “주식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던 이모 부장(40)도 지난달 아내 몰래 다시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그는 “여기저기서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 얘기를 듣고 코스닥에 1000만원을 투자했는데 또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주가가 연일 급등하면서 직장인들 사이에 주식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기업들은 업무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지만 홈트레이딩 시스템을 통한 투자를 막는 것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신규 투자자 급증=올 들어 코스피 지수가 사상최고치를 29번이나 경신하는 활황세를 보임에 따라 신규 투자자들도 크게 늘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규 개설 계좌 수는 지난 2월 1만4000계좌에서 3월 15만2000계좌로 늘어난 데 이어 4월에는 29만1000계좌로 급증했다.
온라인 증권사인 키움증권 이화열 부장은 “코스피 지수가 급등하면서 그동안 증권 투자에 관심을 두지 않던 고객들도 증시 동향에 민감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박희영 압구정 지점장은 “최근 들어 직접투자에 관해 문의하는 고객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어떻게든 투자한다=모 자동차회사 최모 차장(39)은 지난달부터 점심시간을 포기했다. 동료들에게 김밥이나 샌드위치를 사오라고 부탁한 뒤 본인은 자리를 지킨다. 회사 측에서 업무시간에는 인터넷으로 주식 관련 사이트를 접속하지 못하도록 차단해 점심시간에만 인터넷 주식거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어떤 사람들은 PDA 등 증권사의 전용단말기를 이용해 업무시간에도 주식거래를 한다고 들었지만 나는 그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모 대기업 허모 차장(37)은 상사가 자리를 비울 때마다 전화기를 든다. 그는 집으로 전화를 걸어 아내로부터 주식시황을 들은 뒤 휴대폰을 이용해 매매주문을 낸다. 과거 큰 손해를 본 기억 때문에 아직 직접투자를 꺼리는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채권형 펀드나 혼합형 펀드를 해지하고 주식형 펀드로 갈아타는 경우도 늘고 있다.
◇‘직원들을 믿는 수밖에’=업체들은 주식에 투자한 직원들이 업무를 소홀히 하는 것을 막아보려 애쓰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 LG화학은 업무 시간 중에는 주식투자를 금지하고 있으나 부서장들이 부서원들에게 가급적 주식투자를 하지 말라고 당부만 할 뿐 더이상 뾰족한 방법은 찾지 못하고 있다.
삼성도 회사 내에서 직접 거래를 할 수 없도록 보완 시스템을 설치했으며, 증권선물거래소나 증권사 홈페이지도 모두 막았다. 현대차 한 임원은 “홈트레이딩이 가능한 업체의 경우 직원들이 상사의 눈치를 보느라 화면 사이즈를 작게 하는 프로그램을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것까지 모두 막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 이글은 실명인증이 완료된 회원이 작성한 글입니다.
  • 목록으로
  • 글수정
  • 글삭제
  • tweet tweet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글쓴이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