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세계엔 터무니없는 비극 수두룩”[망할 놈의 나라 압수르디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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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7.06.08 09:04:06
  • 조회: 315
러시아 출신의 유대인 청년 미샤 바인베르크. 147㎏의 저주받은 몸매이지만 러시아에서 1238번째 부자의 아들인 그는 미국의 ‘어쩌다보니 대학(Accidental College)’에 유학해 다문화학 학위를 받았고 남미계의 섹시한 여자친구 루에나 살레스와 뉴욕 사우스브롱크스에서 살 날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그런데 러시아로 돌아갔다가 과거 미국인 사업가를 살해한 아버지의 전력 때문에 미국 비자를 거부당한다. 절망에 빠진 그는 중동의 작은 나라 ‘압수르디스탄(Absurdistan)’에 가면 벨기에 대사관 직원에게서 벨기에 위조 여권을 살 수 있다는 정보를 듣고 “미국으로 갈 수 없다면 일단 벨기에 시민이 되자”는 마음으로 그곳을 향한다.
이 작품은 경제적 이익을 둘러싼 국가간의 추악한 음모와 ‘다문화주의’ ‘민주주의’ 등의 허울을 쓴 미국의 세계 지배, 동구권 주민들의 윤리적 공황상태, 미샤라는 인물로 대표되는 글로벌 엘리트의 어리석음을 블랙유머로 신랄하게 꼬집는다. 러시아 남쪽 이란 근처에 위치하며 500억배럴 분량의 석유를 가진 것으로 설정된 가상의 국가 압수르디스탄은 ‘터무니 없는’을 뜻하는 영어단어(absurd)에다가 중앙아시아의 국가명에서 흔히 보이는 스탄(stan)을 합성한 것이다.
압수르디스탄에 간 미샤는 하얏트호텔 스위트룸에 방을 얻어놓고 자유로운 일상을 즐기며 나나라는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그가 벨기에 여권을 구한 순간 내전이 일어난다. 압수르디스탄은 스바니족과 세보족으로 구성돼 있는데 세보족이 스바니족 출신의 독재자 카누크에게 대항해 반란을 일으킨다. 유럽에 보낼 송유관이 스바니족과 세보족 구역 중 어느 곳을 통과할지를 놓고 갈등이 증폭된 것이다. 그 와중에 나나의 아버지이자 반군 지도자인 나나브라고프는 미샤를 다문화부 장관에 추대하고 그가 유대인인 점을 이용, 이스라엘을 통해 미국의 유대인들로부터 자금을 받도록 해달라고 요청한다.
그나마 여기까지는 우리의 상식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깜짝 놀랄 만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압수르디스탄에는 석유가 없다는 것, 과장된 석유매장량에 속아 압수르디스탄에 들어왔던 다국적 기업들이 철수준비를 하자 독재자 카누크와 반군지도자 나나브라고프가 작당해 내전이란 시나리오를 만듦으로써 미군을 끌어들이려고 했다는 것이다.
작품출간에 맞춰 한국에 온 작가 슈테인가르트(35)는 “러시아, 중동 등 외국의 시각에서 미국을 보려고 했다”면서 “9·11 이후 미국의 젊은 작가들은 국내의 일상 묘사에서 벗어나 외국에서 소재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구소련 레닌그라드 태생으로 여덟살 때 가족과 함께 뉴욕으로 건너온 그는 “소련에서 기자로 일했던 할머니가 어릴 때부터 치즈를 주면서 글쓰기를 북돋웠다”며 “나도 미샤처럼 매우 뚱뚱했기 때문에 뚱뚱한 사람의 심리를 묘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한국 곳곳을 여행한 뒤 여행에세이를 미국 여행잡지 ‘여행과 레저’에 게재할 계획이다. 김승욱 옮김.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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