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통신] 사랑도 함께 익다[바비큐동호회 소풍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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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7.05.29 09: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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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에 세워놓은 바비큐 그릴에선 맛있는 냄새가 났다. 간이의자에 앉아 팔짱을 끼고 졸고 있던 석동인씨(47)에게 최어진양(11)이 달려왔다. “새알 찾았어요!” “어이쿠, 새알이네. 자~제자리에 갖다놓자.” 고기가 익었으니 카누 타러 간 사람들도 이제 곧 돌아올 것이다. 숲은 푸르고 강물은 잔잔하고, 아빠는 앞치마를 두르고 바비큐를 굽고, 놀던 아이들은 뛰어오고 있었다. 말 그대로 ‘그림’ 같은 풍경이었다.
바비큐동호회 바비큐매니아(http://cafe.daum.net/bbqmania)의 번개모임을 쫓아 전북 무주 금강변에 간 길이었다. 미루나무 숲 한가운데 놓인 탁자엔 각종 향신료와 소스가 올려져 있었다. 그릴도 예사롭지 않았다. 반 자른 드럼통에 석쇠를 얹은 간이 그릴이 아니라 뚜껑이 달린 진짜 바비큐 그릴이다.
냇가에서 흔히 보듯 휴대용 가스레인지에 삼겹살을 굽는 것과 분위기가 달랐다. 일단 그릴에 다리가 달려 있어 쪼그려 앉지 않아도 된다. 고기를 그릴에 얹으면 완성되기까지 1~2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쉴새 없이 뒤집지 않아도 된다. 요리를 기다리며 책을 읽거나 졸아도 좋다. 무엇보다도 아빠, 엄마, 아이가 함께 어울리고 있었다. 그래서 더 ‘그림’처럼 보였다.
“바비큐에 손을 대면 가정적인 아빠가 될 수밖에 없어요. 바비큐는 아빠의 취미활동 중 유일하게 가족에게 환영받는 취미일 겁니다.”
동호회 운영자 석동인씨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바비큐 인구는 약 2000명. 주 5일 근무제가 본격화된 최근 2~3년 사이 크게 늘었다. 2004년 개설한 바비큐매니아의 회원수는 4500여명이다. 회원 대부분은 ‘아빠’다.
‘맛난 것’을 찾아 시작한 바비큐. 실패작도 성공작도 즐겁게 먹어주는 사람은 바로 가족이었다. 처음엔 아파트 베란다에서 구웠지만, 나중엔 가족들의 손을 잡고 휴양림이나 캠핑장을 찾아 나섰다. ‘연기 때문에 아래층에서 119에 신고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없이 마음놓고 구워먹기 위해서였다. 캠핑에 맛을 들였고, 놀거리를 찾다보니 카누도 타게 됐다.
아빠를 따라 야외 활동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자연 앞에 스스럼이 없었다. 물수제비도 뜨고 개구리도 잡았다. 바비큐 경력 1년째인 홍성희씨(42)의 가장 큰 기쁨은 아들 정훈이(8)가 “아빠랑 텐트에서 자는 게 재미있어”라고 할 때다.
“지금까지 한 일 중에 바비큐를 시작한 게 가장 잘한 일인 것 같아요.”
카누 탈 때 입는 구명조끼로 이불을 만들어 덮고 노는 딸 지원이(11)를 보며 임준호씨(39)가 말했다. “바비큐는 한마디로 ‘가족사랑’”이라는 석씨의 말에 친 맞장구였다. 아빠들이 바비큐를 굽는 동안 아이들은 모닥불 앞에 모여앉아 과자며 바나나를 굽고 있었다.
▶바비큐?
바비큐는 낮은 온도에서 천천히 연기를 쬐어 음식을 익히는 조리법이다. 대표적인 방법은 간접열로 익히는 인다이렉트법. 재료를 숯불 위에 올리지 않고 옆에 놓는다. 뚜껑을 닫아 대류현상에 따라 열이 순환하면서 음식을 익히게 한다. 표면을 태우지 않으면서도 속속들이 익힐 수 있다. 통삼겹살, 닭 등의 두꺼운 고기에 적합하다. 평균 조리시간은 1시간30분~2시간 정도. 천천히 오래 익힐수록 맛이 좋다. 드럼통에 숯불을 피우고 고기를 올려 굽는 것은 다이렉트법(직화)에 해당한다. 재료를 숯불 위에 올려서 굽는다. 돼지고기, 닭가슴살, 생선살, 야채 등의 부드러운 재료에 적합하다. 센 불에서 짧게 조리한다. 재료가 손바닥보다 두꺼울 땐 뚜껑을 덮어 조리시간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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