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져/여행] 수억년, 잘 잤구나[강원도 ‘대금굴’ 내달 5일 일반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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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7.05.28 09: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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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강원도 삼척시는 야심찬 동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신기면 대이리 산비탈 ‘물골’에서 동굴 탐사작업을 실시한 것이다. 물골은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펑펑 쏟아지는 너덜지대. 삼척시는 이 물줄기를 파보면 아마도 동굴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삼척시는 크고 작은 동굴이 57개로 국내에서 가장 동굴이 많은 지역이다.
삼척시 관계자는 동굴 발굴작업을 펼치던 당시 취재진의 접근을 막기 위해 야간에 보초까지 세운 일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새로 발견된 동굴의 개방으로 동굴생태계 파괴, 종류석이나 석순의 변색 등이 나타날 위험이 높을 수 있다는 등의 문제가 제기될 경우 동굴을 관광지로 개발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환선굴 등이 있는 대이리 동굴군 자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있어 문화재청의 허가 없이는 관광지로 개방할 수 없었다. 환선굴 인근 관음굴도 환선굴보다 화려하지만 관광지로 개방되지 않았다.
삼척시가 동굴을 관광객에게 개방하려고 했던 이유는 동굴이 엄청난 관광자원이었기 때문이다. 1997년 10월 환선굴 개장으로 인해 삼척엔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었다. 환선굴 관광객은 개장 이후 지금까지 10년이 채 못되는 기간동안 750여만명이나 된다. 돈으로 치면 220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어쨌든 삼척시가 야심차게 개발했던 동굴은 대금굴로 6월5일 공식 개장한다. 한때 하루 7000~8000여명의 달했던 환선굴 관광객이 적게는 400~500명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에서 개방되는 동굴이라 삼척시의 기대도 크다.
대금굴을 이야기하기 전에 동굴 발굴이 필요했는가, 환경파괴 논란은 없었는가 하는 문제는 다루지 않겠다. 어차피 개방이 결정됐으니 관광지로 가볼만한 곳인가만 살펴보자.
대금굴은 산 중턱에 걸려있다. 동굴까지는 모노레일을 타고 들어가야 한다. 42인승 모노레일을 타고 7분 정도 오르면 동굴 입구다.
철제 관람로를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 동굴은 환상적이란 말을 붙여도 좋을 만큼 아름답다. 커튼 모양의 종류석도 있고, 연못처럼 생긴 휴석계곡도 있다
대금굴은 너무 크지도 않고 너무 작지도 않다. 고씨동굴처럼 허리를 굽히고 들어가야 할 곳은 거의 없다. 그렇다고 종유석이나 석순이 멀리 떨어져 있는 것도 아니다. 바로 눈앞에 있다. 손을 내밀면 닿을 만한 것들도 많다. 이러다 관람객들이 만지면 변색현상이 일어나겠다 염려스러운 것들도 있다. 그만큼 가까이서 볼 수 있고, 관람하기엔 최고다.
대금굴은 화려하고 장엄하다. 종유석이 기기묘묘하다. 부채꼴 모양으로도 생겼고, 조개 모양처럼 보이기도 한다. 마치 물방울이 튀어내리다 한순간에 멈춰 돌덩이가 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폭포도 4개나 있고 수심 9m의 호수도 있다.
굴속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화려한 종유석을 만나게 된다. 삼척시는 동굴 내에 있는 종유석이나 폭포 등에 비룡폭포, 표주박 종유석, 커튼광장, 휴석계곡, 모래시계, 만물상광장, 생명봉, 여의봉 등의 이름을 붙여놓았다. 그런데 너무 흔하고 뻔한 이름을 붙여놓아 관람객의 상상력이 막는 게 아닐까 안타까울 정도다. 여의봉이란 3.5m의 석순은 국내 최대 크기다. 석순은 1년에 겨우 0.1㎜ 자란다고 하니 길이 1~2m의 종유석을 만드는 데도 헤아릴 수 없는 세월이 걸렸음이 분명하다.
대금굴이 생성된 것은 3억4000만년 전이라고 한다. 바꿔 말하면 3억4000만년 만에 사람의 발길을 허용한 굴이다. 그 전에는 사람의 손이 전혀 닿을 수 없었다. 물골의 바위너덜을 걷어내어 물길을 찾아낸 뒤 140m의 굴을 뚫어 동굴 입구를 만들었다.
대금굴이란 이름도 새로 붙였다. 큰 굴이란 이름에 금빛을 띠는 종유석도 있다고 해서 대금굴로 명명했다.
대금굴의 길이는 알 수 없다. 730m의 주굴이 있고, 주굴에 이어진 지굴이 얼마나 어디로 이어지는지 끝을 알 수 없다는 얘기다. 다만 관광객들에게 개방되는 거리는 왕복 1350m다.
대금굴의 하루 관람인원은 720명이다. 모노레일로 실어나를 수 있는 수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렇게 관람객이 적기 때문에 문화재청에서 개방 허가를 내줬는지도 모르겠다. 관람객이 많아 동굴내 온도가 높아지거나 이산화탄소가 증가하게 되면 종유석의 겉부분이 말라 표피가 부서져 떨어지기도 하고, 색이 변색되는 현상도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선지 동굴 초입에는 이산화탄소량까지 측정해놓은 전광안내판이 서 있고, 조명도 열을 내지 않는 특수조명을 들여왔다고 한다. 대금굴은 훌륭하다. 개방동굴 중 국내 최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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