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져/여행] “남원 왔씨믄 추어탕 한 그릇은 맛 봐야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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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글·사진 / 순광 교차로 조규봉 기자 ckb@icross.co.k
  • 07.05.16 09:34:12
  • 조회: 310
“누가 글든만, 남원가면 꼭 추어탕은 묵고 와야 한다고.”
항상 여행지 취재를 갈라치면 여행가는 기분 보다는 일하는 기분이 앞선다. 하여 여행지를 가 보아도 썩 좋은 감상과 기분만 들지는 않는다. 놀고 있지만 일하고 있으니 이는 놀아도 노는 것도 아니다. 광한루 구석구석 한바퀴 돌고 나니 배가 솔찬이(?) 고프다. 주변 먹을거리 장터를 둘러보지만, 맛있게 찍어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 시킬만한 컷이 별로 아니 보인다. 그래서 배고픈 와중에도 지나던 남원시민들에게 “남원은 뭐가 유명해요?”라고 질문을 던져본다.
시민들은 전북 사투리 그대로 “남원 왔씨믄 추어탕 한 그릇은 맛 봐야지~이” 한다.
하여 기자도 사투리를 빌어 “솔찬하게 맛있게 먹어벌라는데, 어딜 가야 맛나~요?”라며 제법 재밌게 농을 쳐 본다.
헌데 둘이면 둘, 셋이면 셋, 모두들 추어탕이란다. 하여 광한루 근동에 춘향마당이라는 간판만 봐서는 약간 있어 보이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신문에 낼 것신께 잘 좀 해주쇼잉?”
주인장은 어디 신문이냐고 묻지도 않고 “뭐 드실거냐”고 투정이다. 신문에 낸다는 허세(?)도 잠시, 기자는 “추~ 추어탕 주세요”라며 금세 꼬랑지를 내린다.
이 모습이 귀여워 보였는지, 주인장은 “지금 펄펄 끄른 게, 사진 찍을 라면 얼른 찍어라”고 투박한 자신의 반응이 미안했던지 기자를 달래본다.
“옳다커니 잘됐다”하는 생각에 냉큼 펄펄 끊는 솥단지 앵글을 잡는다. 헌데 영 각도가 아니 나온다. 별로 먹음직스럽게 끊이는 풍경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안나오는 앵글을 어찌어찌하여 맞추고 맛을 한번 본다. 헌데 기자는 추어탕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다. 그 옛날 가을걷이 끝나기가 무섭게 논 가를 파 보면 거짓말 조금 보태 팔뚝만한 미꾸라지들이 있었고, 그것을 잡아서 어머니께 추어탕 끊여 달라했으니, 어렸을 때부터 맛봤던 그 맛을 여적 잊지 않고 있기에 말이다.
일가견 있는 기자가 맛 본 남원 추어탕 맛은 예전에 먹었던 그 맛과는 다소 차이는 있었지만, 그래도 한 그릇 뚝딱 해치울만 했다. 맛있더이다.
꼭 추어탕은 묵어야 한다기에 ‘지대로 끊이는 것도 구경하고 맛도 보았으니 배아지 살짝 따땃 하다.’ 곤히 밀려오는 낮잠의 유혹을 뿌리치고 한 달 동안 다 소개해도 못할 남원 구석구석을 살피러 다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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