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백남준·워홀 만나듯 비디오아트 춤 한판[오룸갤러리 듀엣공연 ‘홍신자·최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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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7.05.15 08:5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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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무용가 홍신자(67)가 특별한 무대를 만든다. 전부터 함께 작업하고 싶던 후배 최상철(44·왼쪽)과 듀엣 ‘Touch the moon’을 선보인다. 청담동 오룸갤러리에서 미디어 아티스트 이경호가 만든 이미지를 배경으로 춤을 춘다. 이 작업은 비디오 아트전 ‘When Speeds become Form’의 오프닝 공연이다.
홍신자의 봄나들이는 그의 오랜 지인인 오룸갤러리 김수경 대표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가을쯤부터 공연 얘기가 오가다 올 1월부터 구체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김대표는 “무용을 빨간 카펫 위에서만 하는 건 아니잖아요. 이미지와 정보가 난무하는 시대에 진정한 미디어와 예술의 의미를 물어보자는 거죠. 1960년대 백남준과 앤디 워홀의 예술과 함께 이 공간 안에서 통시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예술 말이에요.”라고 말했다. 그는 “홍신자와 최상철은 머리와 가슴을 함께 가진 예술가”라는 극찬을 덧붙였다.
공연은 간단하다. 이경호의 ‘video moon’을 배경으로 두 사람이 함께 춤추고, 그 장면을 비디오로 촬영해 또다른 비디오 아트로 남길 생각이다. UCC로 만들어 뉴욕이나 런던에서도 이들의 퍼포먼스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제목은 이번 공연과 동명인 ‘Touch the moon’. 장르를 ‘미디어 댄스’로 구분했지만 언제나 그랬듯 홍신자의 무대를 특정 이름으로 말하는 것은 흡족하지 않아 보인다. ‘갤러리에서 미디어를 배경으로 여는 춤 한 판’이라고 설명하면 그의 자유로움을 덜 가둘 수 있을까. 홍신자는 “난 인터넷과 친하지 않지만 많은 사람들과 예술을 나눌 수 있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40여년간 다양한 ‘껍질 깨기’를 시도했던 홍신자의 또다른 거듭나기가 시작되는 걸까 싶었지만 그의 대답은 단호했다.
“노(No). 이번엔 뭘 깨야겠다, 뭘 보여주겠다는 생각이 없어요. 그냥 김대표의 제안이 내 마음에 들어온 거예요. 뭘하든 조화롭고 인위적이지 않은 게 중요합니다. 일부러 만들지 않고 공감할 수 있게. 보는 사람이 편해야 예술이죠.”
최상철도 “선생님과 함께 대화하며 교감을 나누는 것이 이 작업의 핵심”이라고 했다. “우린 이경호씨를 눈앞에서 본 적은 없지만, 그의 비디오 아트를 통해서 이미 만난 것과 다름없어요. 우리가 미디어 화면을 보고 춤을 추는 순간, 거기엔 선생님과 저의 피와 땀이 묻은 것과 다름없으니까요.”
홍신자는 자신을 ‘무용계의 섬(island)’이라고 했다. “난 족보도 없고 아무 편도 없어요. 그래서 두려울 게 없지요. 누굴 위해서나 누구에게 어떤 말을 듣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좋아서 추는 거예요.” 그와 달리 최상철은 아직 두려운 게 많다. “전 선생님처럼 모든 것을 떨쳐버리진 못했죠. 잘 보여야겠다는 생각은 안하지만, 남들의 시선이 신경쓰이니까요. 저와 선생님이 이렇게 약간씩 다른 점들도 이번 작품에서 조화롭게 녹여지겠죠.”
자연스러움과 편안함을 강조하는 두 사람은 그동안 정해진 길 밖에서 예술을 펼쳐왔다. 국문학을 전공한 홍신자는 66년 혼자 뉴욕에 건너가 춤을 추었다. 그가 전한 건 ‘한국의 춤’이라는 문패가 필요없는 ‘홍신자의 춤’이었다. 작은 동양여인의 살아있는 몸짓에 관객은 흥분했다. 세계 어느 나라도 한국을 문화의 나라로 보지 않았던 그때부터 그는 움직이는 예술이었다. 최상철 역시 ‘빨간 백조’ 등의 춤 퍼포먼스를 통해 무용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려 노력해왔다. 홍신자는 최상철을 지켜보며 “나와 통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인터뷰 중간중간 사뿐사뿐 몸을 움직이던 홍신자는 “이제 사랑이 하고 싶다(I need love)”고 했다. “이 나이가 되니까 예술보다 사랑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나에게 춤이 공기라면 사랑은 깊은 숨이에요. 깊은 숨을 쉬지 않으면 주위에 공기가 있어도 제대로 살 수 없잖아요.”
경향신문 기사·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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