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져/여행] 떠오르십니까 ‘붉은찜·찌개’[제철 맛여행 꽃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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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7.05.03 09:04:58
  • 조회: 311
봄은 여전히 꽃타령이다. 산에도 들에도 심지어 바다 속에도 꽃이 만발한다. 꽃게는 봄과 가을이 제철이다. 겨우내 꽃게들은 먼바다 심해로 들어가 겨울잠을 잔다. 그리고 3월 무렵이 되면 산란을 준비하기 위해 쉴 새 없이 사냥하며 엄청 영양을 키운다. 이후 음력 4월 초파일 즈음에 산란을 시작하는데, 봄이 제철인 꽃게는 당연히 초파일 이전에 먹는 게 제대로다. 초파일이 지나면 이미 산란을 끝낸 탓에 식용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진다. 게다가 새끼 게들이 많은 이유로 어획도 금지되어 있다.
어린 시절, 꽃게탕이 반찬으로 나오면 집안 분위기는 꽃처럼 화사한 것만은 아니었다. 워낙 고가 식품인지라, 기껏 해 봤자 한 두 마리에 양념만 푸짐히 넣은 채 밥상에 오르곤 했었다. 그나마 아버지가 체면을 중시하는 분이라면 그 희한하고 매력적인 맛의 붉은색 알은 형제 남매간의 쟁탈전 끝에 어느 한 놈이라도 행복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꽃게의 백미는 알에 있다.
꽃게의 암수 구별법은 간단하다. 암게는 짙은 갈색 바탕에 등딱지 뒤쪽에 하얀색 무늬가 있는 반면, 수게는 초록빛을 띠는 진한 갈색이다. 또한 꽃게를 뒤집었을 때 삼각형 배딱지 모양이 둥글둥글하면 암게이고, 딱지에 각이 있으면 수게이다.
꽃게는 충청도에서는 ‘꽃그이’, 강원도에서는 ‘날개꽃게’, 외국사람들은 ‘스위밍크랩(Swimmimg crab)’이라 불렀다. 다른 게에 비해 수영깨나 잘 하는 녀석들이기 때문에 그렇게 붙여진 것이다. 대부분의 게들이 게걸음 치고는 매우 잽싼 발길을 갖고 있다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다. 그 중에서도 꽃게는 게세계의 ‘스피드왕’이다. 사냥은 밤시간에 하는데, 모래 속에 숨어있다가 먹이가 나타나면 예의 그 날카로운 집게발을 휘둘러 고기를 잡아 먹는다. 그 솜씨와 속도가 대단해서 마치 무림의 고수와도 같은 모습이다. 꽃게 요리의 대표는 꽃게탕, 꽃게찜, 꽃게무침, 꽃게찌개, 꽃게그라탕, 꽃게튀김 등을 들 수 있다. 이 중에 가장 영양 좋고 먹기 좋은 메뉴는 역시 꽃게찜이다. 꽃게는 쪄서 먹어야 좋다. 그래야 키토산, 타우린 등 바다에서 올라온 영양소가 비교적 많이 남게 되고, 젊은 사람들은 물론 성장기 아이들이나 이빨이 예전 같지 않은 어르신들도 쉽게 먹을 수 있다.
꽃게찜을 해먹기 좋은 날은 역시 산들바람 부는 맑을 때이다. 앞 뒤 창문을 활짝 열어 환기를 시키면서 시작해야 집안에 게 냄새가 배지 않는다. 꽃게찜 재료로는 4인 가족 기준으로 암게 1㎏(큰놈은 2마리, 작은놈은 서너 마리), 미더덕 약 200g, 중간크기 새우 5마리, 콩나물 150g, 대파 2뿌리, 청양고추 2개, 풋고추 1개, 홍고추 1개, 미나리 100g, 찹쌀가루 5큰술 등이 필요하다. 기호에 따라 여기에 키조개, 다시마 등을 넣어도 상관없다.
양념장도 미리 만들어 두어야 한다. 꽃게찜은 식성에 따라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맵게 만들 수도 있고, 맑고 시원하게 조리할 수도 있다. 소개되는 레시피는 ‘매콤 모드’의 꽃게장이므로 편안한 맛을 원하는 사람은 매운 양념 재료를 조금만 넣거나 아예 몽땅 빼버리고 조리하면 된다. 양념장은 고추장 3큰술, 고춧가루 3큰술, 간장 2큰술, 다진 마늘 2큰술, 청주 또는 맛술 2큰술, 소금 1작은술, 생강즙 2큰술, 참기름과 후춧가루 등을 넣어 걸죽하게 섞어두면 된다.
일단 꽃게는 솔을 이용해서 박박 문질러 깨끗이 씻어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둔다. 껍데기는 자르지 않는다. 미더덕은 소금물에 씻어둔다. 새우는 몸통을 잘라 껍질을 벗겨서 흐르는 물에 씻는다. 머리는 물기를 뺀 다음 굵은 소금을 넉넉히 깔아 둔 호일에 올려놓은 뒤, 프라이팬에 올려 구워먹으면 술안주로 최고다. 콩나물은 머리와 꼬리를 잘라내고, 대파, 청양고추, 풋고추, 홍고추는 손가락 길이만한 크기로 자른다. 미나리는 잎을 자르고 역시 손가락 길이보다 조금 더 긴 크기로 잘라둔다. 찹쌀가루는 물에 개어놓는다. 널찍한 전골냄비에 콩나물을 깔고, 물 한 컵을 부은 뒤 꽃게를 넣는다. 냄비가 끓기 시작하면 양념장과 미더덕, 새우를 넣어 한소끔 더 끓여준다. 이때 발생하는 거품은 국자로 살짝살짝 걷어서 버리는 게 좋다. 그리고 남은 야채를 넣고 간을 맞춘 다음 찹쌀물로 국물의 농도를 맞추고 마지막 준비물인 미나리를 넣어 조금 더 끓여주면 맛있는 꽃게찜 완성.
제철 꽃게 맛여행지 가운데 서울 수도권 사람들에게는 역시 소래포구를 ‘강추’한다. 소래포구는 일제시대 때 천일염 등 수탈을 목적으로 만든 항구다. 그리고 수원과 소래를 잇는 협궤열차(궤도 간격이 표준보다 좁은 옛 철도)의 종착지이기도 했다. 1995년 협궤열차가 사라진 뒤에도 그 철길의 흔적은 남아서 소래역 근처 철교 위를 아슬아슬하게 건너던 추억을 가진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 철교는 지금 인도교로 변신하여 관광상품화되었고 갯벌천지였던 부근 땅에는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그러나 좁은 만, 복잡한 어시장, 손님을 부르는 아주머니 아저씨들의 목소리는 예전의 풍경과 다름없다. 소래포구 가는 길은 월곶IC에서 나와 소래대교를 이용하거나 제1경인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경우는 서운JC~장수IC~남동구청~소래포구, 제2경인고속도로의 경우 남동IC~남동소방서4거리~도림초교~소래포구를 이용하면 된다. www.sorae.or.kr
조금 더 멀리 떠나 하룻밤 머물고 싶은 사람은 대천항이 좋다. 대천항은 충청남도 일대에서 가장 크고 활발한 어항 중의 하나로, 일년 사시사철 항구의 진풍경이 연출되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꽃게로 만든 각종 음식을 맛보는 것은 물론 전국적인 관광지로 개발된 대천 일대를 즐길 수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재미있는 것은 역시 갯벌체험이다.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미리 맛소금, 호미와 장화, 그리고 면장갑(간혹 빨간색 목이 긴 고무장갑을 준비하는 사람도 있다)을 준비해서 체험장 갯벌에 들어가 맛소금을 이용, 조개잡이를 할 수도 있다. 또한 보령머드체험관에서는 머드사우나, 머드탕, 해수탕을 즐길 수 있으며, 황토 참숯 찜질방이 있는 개화예술공원 등이 있어 가족 여행지로 손색없는 곳이다.
경향신문 기사·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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