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비빔밥의 미학’[최소리 공연 ‘아리랑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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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7.05.02 09:27:10
  • 조회: 436
공연 얘기를 해달랬더니 난데없이 비빔밥 예찬론이다. 타악 주자로 널리 알려진 최소리에게 비빔밥은 어떤 의미일까.
“낯선 지역의 처음 보는 식당에 가서 뭘 먹을까 고민하는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비빔밥 시키면 최소한 실패는 안 합니다. 비빔밥이라는 게 아무 거나 넣는 거 같은데, 정말 아무 거나 넣는 건 아니에요. 재료를 하나 하나 먹어도 맛있는데, 그걸 함께 먹어서 다른 맛을 내는 게 또 보통 일이 아니죠.”
웬 비빔밥일까. 최소리가 시나리오, 출연, 예술감독, 음악감독, 극단 매니저까지 맡아 동분서주하며 만들고 있는 ‘아리랑 파티’가 바로 비빔밥 같은 미학을 추구한다는 말이다.
‘아리랑 파티’는 ‘퍼포밍 쇼’를 표방한다. 한때 유행했던 논버벌 퍼포먼스 같기도 하고, 요즘 많이 나오는 비보이 퍼포먼스 같기도 하다. 그런데 어느 쪽으로도 규정하기 힘들다.
배경은 개업한 지 4030년 된 ‘아리랑 클럽’. 나태해진 공연자들은 이전의 공연을 반복하며 날로 쇠락하고 있다. 클럽 주인 신사장은 “클럽은 돈벌이가 아니라 신바람을 위해 나아갈 것이고, 새로운 신바람을 일으킬 대표자를 선출하겠다”고 선언한다. 소리패, 춤패, 화랑패로 나뉘어져 있던 무리들은 오직 승리를 하기 위해 지저분한 싸움을 벌인다. 절망한 신사장은 클럽 문을 닫겠다고 말하고, 공연자들은 위기에 빠진다.
각 패거리의 성격은 그들의 이름에서 짐작된다. 소리패는 두드림으로 소리를 내는 집단이다. 최소리가 이 패거리의 리더로 직접 출연한다. 손으로 두드려 소리를 만들고, 발로 땅을 굴러 리듬을 창출한다. 화랑패는 무예 집단이다. 태권도 고수와 차력사가 어울린다. 춤패에는 비보이와 한국 무용가가 소속돼있다.
과거 헤비메탈 그룹 백두산의 드러머였다가 솔로 전향 후 온갖 물체를 두드림으로써 타악 연주를 하고 있는 최소리가 10여년전부터 구상했던 작품이다. 지금까지 공연에서 퍼포먼스의 요소를 넣은 적은 있지만, 본격적으로 극 형태로 꾸민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소리로서는 대중과 좀더 어울리고 싶다는 욕심이 반영된 무대이기도 하다. “멋있으면 앞에서 입을 쩍 벌리고 보지만 다시 찾지는 않더라고요. 재미가 있어야 다시 찾죠.”
각기 다른 특기를 가진 공연자들을 비빔밥처럼 자연스레 어울리게 하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공연자의 퍼포먼스를 나열하는데 그친다면 싸구려 과자를 모은 ‘종합선물세트’가 될 뿐이다. 최소리의 표현을 빌리자면 비보이는 직각으로 호흡하고 한국 무용가는 원형으로 호흡한다. 한국 무용가는 머리를 땅에 대고 회전하는 비보이를 보고 “장난같다”고 생각했고, 비보이는 한국 무용가의 느릿한 살풀이를 보고 “누구나 하는 것 아냐”하고 비웃었다. 최소리는 자신의 퍼포먼스를 하기 전에 상대방의 몸동작을 흉내내보라고 주문했다. 당연히 쉽지 않았고, 한참 호흡을 맞추고 나서야 상대방의 몸동작, 소리의 맛을 느끼기 시작했다. 최소리는 “이제야 서로 이해하는 단계”라고 털어놨다.
최소리는 극을 준비하는 최근 몇 달 동안 하루 3시간을 넘게 자본 적이 없다. 각자 분야에서 뛰어난 공연자들의 개성을 조화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에 “숨도 못 쉴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소설가 이외수가 대본을 감수했고, 중요무형문화재 27호 승무 보유자인 정재만이 예술고문으로 나섰지만, 결국 공연의 성패는 최소리에게 상당 부분 달려있다.
최소리는 인터뷰 도중 여러 차례 ‘신바람’을 강조했다. 한국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우울증에 빠져있다는 지적이다. 서로에게 우울함을 전염시키고 있는 세상에서 ‘아리랑 파티’에서만이라도 신나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이다.
대사보다는 소리와 몸동작에 의존하는 특성 때문에 외국 관객에게도 호소할 수 있을 듯 보이지만, 일단은 “한국에서 성공 못하면 외국에서도 못한다”는 각오로 작품을 다듬고 있다.
경향신문 기사·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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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리랑파티 09.02.04 12:52:03
    최소리와 아리랑파티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원하시면 choisori.com 또는 town.cyworld.com/arirangparty에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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