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거운인생/건강한실버] 수명연장 축복인가, 고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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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한남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사회학 박사 임춘식
  • 07.04.24 09:06:31
  • 조회: 463
사람은 누구나 오래 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동시에 누구나 늙는다. 그래서 무병장수는 인간의 오랜 꿈이었다. 천수 이상의 수를 누리며 살아 숨쉬는 온갖 기쁨을 누려보고 싶어 하는 것은 모든 인간의 소망이며 본능이기 때문이다. 때로 삶의 고통이 버겁고 아물지 못할 상처를 껴안고 살지라도, 더러 스스로 죽음 저편의 길을 선택하는 사람이 있을지라도 무병장수를 향한 인간의 노력은 그친 적이 없다.
생활이 풍요로워지고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우리나라의 평균수명도 2006년 여자의 경우 80세를 훌쩍 넘어섰다. 암정복이 눈 앞에 다가와 있고 불로장생의 신약을 찾듯 인간게놈 프로젝트가 생명의 신비를 곧 벗긴다고 한다. 따라서 110세, 130세 이상 인간의 수명이 늘어날 것으로 예견되고 있는데, 문제는 수명 연장만큼 ‘삶의 질’이 높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21세기의 인류는 과학과 보건의학의 발전이라는 후광으로 장수라는 오랜 염원을 이루고 있다. 불로장생을 누리려던 진시 황제도, 결국 무덤 속으로 들어가 한 줌의 흙이 되어 버렸고 십장생처럼 오래 사는 사람도 없었지만 이제 이런 꿈도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새 천년의 신 인류는 다름 아닌 인생의 황금기인 60대 이상의 실버족이며 생명공학의 발달로 100세 청춘들이 거리를 활보할 것이며, 생일케익에 촛불을 100개 이상 꽂을 날이 머지 않았다. 분명 꿈이 아니다. 의학자들은 2020년이 되면 선진국의 평균수명은 100세, 최장 수명은 150세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미래학자들은 21세기를 실버시대로 규정하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는데 오래 사는 것이 단순히 축복만은 아니다. 인류는 역사상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시대에 발을 들여놓고 있는데, 새롭다는 것은 희망과 위험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 수명을 생체공학으로 연장한다는 것은 기존의 인간관과 인간사회의 질서를 뒤흔들 것이며 인간 존엄성이 훼손받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앞으로 10년 안에 다가올 생명 연장 시대에 이것이 가져올 복합적 문제들을 재조명하고 이에 걸맞는 패러다임과 질서를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면 인생의 각 시기가 지닌 의미도 달라지고 가족제도도 변할 것이며 또한 여러 번 결혼하는 사람들도 많아져 응당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도 달라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가족해체도 심화될 것이며 결국 경제력이 없는 노인이 제거되는 현대판 ‘고려장’이 나타날지도 모른다. 이제 하루 빨리 급속한 고령사회에 대응할 수 있는 기존의 연령 분업을 혁신적으로 바꾸고 새로운 세대간의 계약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생명연장이 가져다 줄 장수사회는 인간사회에 새로운 갈등을 만들어 낼 뿐 개인에게도 축복이 되지 못하고 가족이나 ‘사회의 멍에’가 될 수 있다.
앞으로 계층간의 갈등도 심화될 것이며 또한 생명을 늘리기 위한 고비용으로 가진 자와 없는 자 사이에 전례 없는 대립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생명연장은 과연 축복인가, 고통인가.’ 이 질문에 자신있게 그렇다고 대답하려면 멋진 신세계를 맞으며 치러야 할 대가를 줄이기 위해서 이제 고령화 사회에 대응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진지하게 토의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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