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역사를 바꾼 웅변과 글[자유의 종을 난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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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7.03.02 09:2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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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독립운동이 내 평생의 사업입니다. …어느 집에서 새벽에 닭이 울면 이웃집 닭이 따라 우는 것은 다른 닭이 운다고 우는 것이 아니라 때가 와서 우는 것입니다. 때가 와서 생존권이 양심적으로 발작된 것이 한국의 독립운동이요, 결코 민족자결주의에 도취한 것이 아닙니다.”
1919년 11월27일 일본 도쿄 제국호텔은 식민지 조선에서 온 한 젊은 독립투사의 연설로 달아올랐다. 대한민국 상해임시정부 정무위원 여운형(당시 34세). 열정적이고도 논리정연하게 조선독립의 당위성을 피력한 그의 연설이 끝나자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가 터져나왔다. 적진의 심장부에서 그 조야를 뒤흔드는, 역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 벌어진 것이다.
‘자유의 종을 난타하라’는 이처럼 우리 근현대사의 굽이굽이에서 시대의 고뇌를 갈파하고,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명문과 명연설문을 뽑아낸 책이다. 현직 신문사 논설위원인 저자들은 1894년부터 1960년까지의 격동기에 “시대정신을 꿰뚫는 글쓴이의 혼이 담겨 있고, 종국적으로는 우리 역사의 고비에 굵은 궤적을 남긴” 명문들을 골라냈다. 미문(美文)보다는 전봉준·최익현·안중근·한용운·신채호·김구·이승만·여운형·안창호·조소앙·신익희·조봉암 등 위인이나 혁명가들의 글이 태반인 것은 이때문이다.
책은 1894년 동학혁명의 기치를 드날린 ‘무장 창의문’부터 1960년 4·19혁명으로 이승만 독재정권이 무너진 뒤 제2공화국의 출범을 알린 ‘제2공화국 경축사’까지 모두 27개의 명문을 시대별로 4개의 장에 나눠 실었다. 해당 글이 발표된 현장과 시대적 배경, 인물 설명 등을 덧붙여 글이 담고 있는 정신과 그 역사적 의의를 보다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
제목인 ‘자유의 종을 난타하라’는 서울대 문리대의 4·19혁명 선언문의 유명한 구절인 “보라! 우리는 캄캄한 밤의 침묵에 자유의 종을 난타하는 타수의 일익임을 자랑한다”에서 땄다.
이처럼 책은 시대의 어둠에 분노하고, 그같은 세상을 바꾸려는 도저한 정신이 절절하게 살아있는 글들로 넘쳐난다. 전봉준의 ‘무장 창의문’에선 “보국안민으로써 죽고 사는 맹세를” 한 동학혁명의 결기가 그대로 전해지고, 거병의 대의를 밝힌 면암 최익현의 ‘창의토적소(倡義討賊疏)’에선 죽어서도 왜적을 물리치겠다는 서릿발 같은 의지가 느껴진다.
장지연의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에선 국권 침탈에 대한 비분강개를 느끼고, 조소앙의 ‘우리 조국을 광복하오리다’에선 자력으로 독립을 쟁취하지 못한 회한과 함께 그가 꿈꾸는 새로운 나라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저자들의 말처럼 “그 명문들을 읽는 것만으로도 파란과 곡절로 점철된, 그러나 결국은 뚜벅뚜벅 전진해온 근현대사의 맥락을 조감”할 수 있는 셈이다.
책은 특히 좌우의 이념적인 잣대를 최대한 배제해 1945년 해방정국에서의 김일성, 박헌영의 글이 수록됐다. 해방 후 처음으로 평양시민들에게 모습을 드러낸 김일성이 행한 연설 ‘모든 힘을 새민주조선 건설을 위하여’와 박헌영이 조선공산당의 재건을 위해 발표한 ‘현 정세와 우리의 임무’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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