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뜰정보] 겨울바다 ‘종합 영양제’마산 아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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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7.01.15 09:08:01
  • 조회: 328
살아있는 아귀를 보면 절로 나오는 말이다. 그 어떤 고기보다 큰 입, 무서운 이빨, 거대한 머리, 무표정, 거친 피부, 우람한 몸집 등 어느 한 곳 매끈해 보이는 구석이 없는 생선이다. 바위틈에 가만 있으면 이놈이 고기인지 바위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아귀는 심연을 닮았다. 또한 아귀는 바다의 사냥꾼이다. 아귀의 머리에는 낚싯대 같은 가시가 나와 있다. 이것은 등지느러미의 가시가 진화된 것인데, 아귀가 꼼짝 않은 채 이것을 살랑살랑 흔들면 그 주변을 지나던 고기들이 관심을 보이며 다가온다. 그러면 큰 입으로 먹이를 덥석 삼켜버리는 것이다. 가리는 것도 없이 미끼에 걸린 놈은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다.
그러나 이 괴물 같은 아귀가 식탁에 오르면 최고의 음식이 된다. 대탐식가인 아귀는 일단 바다의 모든 영양을 골고루 갖고 있는 종합영양제이다. 전체적으로는 비타민A가 풍부한데, 비타민 A는 어린이 발육을 돕고, 저항력을 키우며 눈의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영양소이다. 또한 피부 미용에도 탁월한 효능을 갖고 있다. 특히 아귀의 간은 세계 3대 진미(트루플 Truffle 松露 버섯, 캐비어, 집오리간) 가운데 하나인 집오리간과 비교될 정도로 영양가가 높다. 특히 겨울철이 되면 4월부터 시작되는 산란에 대비, 아귀 스스로 본능적 몸 관리를 하기 때문에 상태가 더욱 좋아진다. 전통적인 아귀찜 요리에 겨울바람에 말린 아귀를 이용하는 것도 아귀가 겨울 제철 요리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아귀가 겨울에 더 맛있는 다른 이유도 있다. 예전의 아귀는 그 섬뜩한 외모와 흐물흐물한 피부 때문에 사람들이 쳐다보지 않았던 생선이었다. 어부들조차 그물에 올라온 아귀를 다시 바다에 버릴 정도였다. 그러다 누군가 아귀의 배를 갈라보니 그 안에 도미 등 다른 생선들이 들어 있었다. 횡재였다. 그래서 아귀의 뱃속에 있는 생선들만 먹고, 아귀 몸체는 버리거나 말려서 사료로 사용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아귀 요리의 고향인 마산 오동동에서 갯장어 식당을 하던 혹부리 할머니라는 분이 어부들이 갖다 준 아귀를 말려 된장, 고추장, 마늘, 파 등을 섞어 쪄먹어 보았는데, 맛이 좋아서 단골들에게 권하기 시작하면서 전통 아귀 메뉴로 개발되기 시작한 것이다.
아귀찜이 본격적인 음식으로 판매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중반인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마산은 어부와 부두노동자들이 태반이었다. 그들은 차가운 바닷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일하는 사람들이었고, 꽁꽁 얼어붙은 몸을 녹여주는 데 아귀찜, 아귀탕에 소주 한 잔만한 것도 없었다. 영양 덩어리 아귀와 주양념인 콩나물, 미나리가 갖고 있는 비타민 A, B1, B2, C, 철분, 칼슘 등이 섞였으니 아귀는 그야말로 맛과 영양이 환상적으로 버무려진 음식으로 완성된 것이다.
아귀를 주재료로 만들어 먹는 가장 흔한 요리는 아귀찜, 아귀탕 등이며 전국에 퍼져 있는 아귀찜 집에서 맛볼 수 있다. 그러나 아귀의 다양한 메뉴를 맛보기 위해서는 역시 마산의 ‘아구거리’인 오동동과 동성동 일대에 가야 한다. 생물이 흔하고 조리 방법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오동동아구할매집(오동동 055-246-3075), 구강할매집(오동동 055-246-0492), 오동동 진짜 초가집(오동동 055-246-0427) 등은 전통적 조리법으로 더욱 유명한 집들이다. 즉 혹부리할머니의 방법 그대로 토종 된장으로 간을 하며, 겨울 바람에 2개월 정도를 말린 건아귀를 이용하는 조리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밖에 마산아구찜(오동동 055-222-8916), 고향아구찜(오동동 055-242-0500), 옛날우정아구찜(055-223-3740), 새천년아구찜(055-222-2532), 마산전통아구찜(055-221-8989) 등이 있으며 생아귀찜, 생아귀탕, 아귀수육, 아귀내장수육, 아귀불고기 등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가격은 식당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으나 찜이나 탕은 크기에 따라 1만5000원에서 3만5000원 선이며 수육은 3만5000원에서 7만원, 내장수육은 5만원, 불고기는 3만원 선이면 배불리 먹을 수 있다. 마산 일대의 여행지로는 무학산, 돝섬해상유원지, 마산어시장 등이 있으며 거제도, 통영 등에서 한 시간이면 ‘아귀거리’에 도착할 수 있다.
마산까지 가지 않더라도 아귀를 맛볼 수 있는 곳은 많다. 밀집 지역으로는 서울 낙원동의 낙원상가 근처, 강남구 신사동 사거리에서 잠원동으로 가는 아귀찜 간장게장 골목, 방배동, 인천 용현동 등이 있다. 일산 웰빙아구사랑(031-922-2868)은 기존의 아귀찜 외에 아귀에 게, 낙지, 왕새우, 콩나물 등 각종 양념과 함께 쪄내는 게낙찜이 새로운 아귀 메뉴로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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