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남이 하면 나도 … ‘모방소비’로 왜곡[소비문화 속 따라하기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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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7.01.09 08:4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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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드라마 ‘환상의 커플’에서 나상실(안나 조) 역을 맡은 탤런트 한예슬이 자장면을 맛있게 먹는 장면이 나오면서 장안의 자장면 매출이 한때 급등했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TV를 보던 사람들이 한예슬의 자장면 먹는 모습에 ‘반해’ 덩달아 자장면을 찾았다는 것.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자장면을 한 입에 욱여넣는 한예슬의 사진과 패러디물이 등장하면서 한씨를 아예 ‘짜슬’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후 전국 자장면 집에서는 짜슬이를 심심찮게 만날 수 있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짜슬이 문화=짜슬이는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진 ‘따라하기 소비’의 대표적 사례다. 방송에 등장한 각종 소품이나 음식들은 유명 연예인과 만나는 순간 소비로 직결된다.
‘간접광고(PPL)’는 따라하기 소비를 이용한 대표적인 마케팅 전략이다. 연예인들이 영화나 드라마에서 선보인 의류, 전자제품, 음식 등 온갖 ‘사물’은 ‘유행’이라는 이름을 입고서 ‘일반화’된다.
따라하기 소비는 성형외과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성형외과를 찾는 환자 대부분이 “○○○처럼 해주세요”라고 말한다. 자신에게 부족하거나 모자란 부분을 채우기 위한 성형보다는 유명인과 비슷한 외모를 가꾸기 위해 성형외과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다.
팬클럽 문화도 따라하기 소비에서 비롯됐다. 스스로를 스타나 ‘영웅’과 동일시하며 한때나마 답답한 현실을 벗어나려는 ‘일탈’에 다름아니다. 이런 따라하기 소비의 밑바닥에는 ‘집단주의’와 ‘평등의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많다.
방송 등 대중매체를 통해 특정 상품이나 유행어가 나돌 때는 이를 따라가지 않으면 뒤처진다는 ‘의식’이 깔려 있다. 모두가 향유하는 ‘생활’을 포기할 경우 뒤처진다는 느낌을 갖는다는 것이다.
현대사회의 소비는 꼭 필요하다기보다는 사회적인 신분을 상징하는 경우가 많다. 중세 때는 은수저를 사용해야, 바로크 시대에는 굽 높은 신을 신어야 귀족으로 취급을 받았다. 소비가 실용성 여부를 떠나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다.
◇평준화된 교육이 집단주의 불러=한국 사회의 유달리 강한 평등의식이 ‘소비 따라하기’를 양산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경제연구소 이정호 연구원은 “한국 사회가 어느 국가보다 모방소비가 심한 것은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미국이나 일본과 다르게 사람과 사람이 밀집돼 생활하는 데다 평준화된 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인의 의식에 내재된 집단주의와 평준의식이 남보다 너무 튀는 것은 용납하지 못하고 따라하기 소비, 모방소비 형태를 지향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남들이 알아주지 않으면 섭섭하고, 너무 튀거나 흔한 것은 싫어하는 이중적인 소비행태는 방송 등 대중매체에 등장하는 ‘명품’에 대한 선호도로 곧장 이어진다.
명품은 일반적으로 제조국이나 제조사의 역사, 소비, 배경 등이 중요시되는데 한국에서는 이런 것들이 통하지 않는다. 한국에서의 명품은 남들이 다 알고 지나치게 비싸지 않고 적당히 튀어보일 수 있는 ‘매스티지(대중명품)’가 주류다. 길거리에서 한 두명이 겨우 알아보는 명품은 적어도 한국에서는 가치가 없다. 삼성전자 보르도 LCD TV나 LG전자의 스왈로브스키 냉장고 등이 한 예일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최순화 수석연구원은 “한국인들의 집단성은 매우 높아 남과 달라서는 안된다는 의식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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