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뜰정보] ‘소외’ 당하기 싫다

    이 게시글을 알리기 tweet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7.01.04 09:11:23
  • 조회: 278
‘차이’는 서로 같지 않고 다름을 뜻한다. 그르거나 어긋남을 뜻하는 ‘틀리다’와는 의미가 다르다. 하지만 이같은 차이와 틀림이 ‘무의식적’ 또는 ‘의식적’으로 사용되면서 혼동이 발생한다. 이같은 잘못된 사고는 차이를 ‘차별’로 변질시키는 나쁜 결과를 빚는다. ‘대세’를 추종하는 집단주의, 조건 없이 남을 따라하는 ‘미투이즘’(Metooism)이라는 몰개성이 여기서 비롯한다. 이같은 집단주의는 때때로 우리 사회에 발전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외환위기 때 금모으기 운동, 월드컵 때 붉은 악마의 물결 등. 그러나 지나친 집단주의는 적잖은 폐단을 불러온다. 신년을 맞아 우리 사회에 깊숙이 뿌리내린 그릇된 집단주의 문화의 폐해와 문제점 등을 살펴봤다.
지난해 상반기 한 연예·오락 TV프로그램에 탤런트 채시라씨가 출연했을 때다. 남성 리포터가 그녀를 만나자마자 “웬 내복을 입고 왔느냐”며 농담을 건넸다. 채씨는 가련하다는 눈빛으로 “이게 요즘 유행하는 레깅스”라며 살짝 면박을 줬다.
당시만 해도 레깅스의 인기를 예감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유행에 민감하지 않은 남성들의 눈에 레깅스는 몸에 착 달라붙는 속옷처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말 레깅스는 우리나라 여성들의 대표 옷차림으로 자리매김했다. 기대 이상의 인기를 얻으면서 패션계를 주도한 최고의 아이템으로 떠오른 것이다.
지금 서울 강남역이나 압구정동, 명동 등 패션족들이 활보하는 거리에서 10대는 물론 40~50대까지 레깅스를 입는 여성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들은 내복처럼 따뜻하고 드러내놓고 입어도 민망하지 않다는 점을 레깅스의 최고 장점으로 꼽는다. 그러나 단순히 실용성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레깅스가 이처럼 큰 인기를 누릴 수 있었을까.
패션 전문가들은 “지난해 ‘겹쳐입기’(레이어드룩)와 화장을 안한 ‘맨얼굴’(쌩얼) 등 자연스러운 스타일이 유행을 탔다”면서 “이는 신세대 ‘패션 아이콘’으로 역할하는 연예인들이 주도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패션업계 트렌드를 대표하는 ‘트렌드 세터’인 연예인들이 즐겨입는 스타일 중 하나가 바로 레깅스였던 것이다. 이들의 옷입기 방식이 TV드라마와 광고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노출되면서 일반인들의 패션 심리를 자극한 셈이다.
◇여성 패션 레깅스 열풍=레깅스의 사전적 의미는 ‘정강이 부분을 보호하기 위해 대는 헝겊이나 가죽조각’ 또는 ‘가랑이 끝에 고리를 달아서 발에 꿰어 입는 보온성이 뛰어나고 신축성이 좋은 바지’(국립국어연구원 ‘표준국어대사전’)다.
좀더 쉽게 말하자면 레깅스는 어린이들이 입는 ‘쫄바지’ 같은 보온용 바지를 일컫는다. 단어는 생소하지만 1970~80년대 인기를 끌었을 만큼 30~40대에게는 눈에 익은 패션 아이템이다. 때마침 지난해 우리나라에 불어닥친 S라인 바람은 레깅스 패션에 힘을 불어넣었다. 가슴에서 발목까지 몸매를 드러내는 S라인을 겹쳐입은 듯 살짝 가려주는 레깅스는 여성의 섹시함을 은근하게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여기에 노출패션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작용했다.
특히 레깅스는 미니 스커트의 흠인 종아리와 허벅지의 ‘완전 노출’에 대한 불안감을 줄인 실용적인 옷차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스판 소재인 데다, 옷감이 타이츠보다 두껍고 발등까지 내려와 다리 곡선을 상당부분 노출하면서도 굵은 발목이 가늘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 여기에 타이츠나 스타킹보다 상대적으로 보온성과 신축성이 뛰어나다는 게 장점이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온라인 장터 G마켓에서 지난해 1~11월 가장 많이 팔린 의류 제품은 레깅스(97만건)로 나타났다. 2006년 상반기 히트상품 1위였던 미니스커트(86만건)를 가볍게 제친 것이다. 역시 몸에 달라붙는 패션아이템인 스키니진(68만건)과 롱부츠(25만건)도 각각 3, 4위에 올랐다.
신원 베스띠벨리 디자인실 박성희 실장은 “패션업계가 매출 부진에 시달리고 1970~80년대의 패션을 재현한 복고 바람이 분 데다, S라인 등 몸매를 강조하는 스타일이 인기를 끌면서 레깅스와 함께 롱부츠, 타이츠를 활용한 패션이 인기를 끌었다”고 설명했다.
◇노출패션 VS 내숭패션=패션 전문가들은 20대 여성의 경우 노출 패션의 연장선에 레깅스 붐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지난해 미니 스커트 열풍이 거세게 일면서 20~30㎝대의 초미니 관련 제품은 한겨울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꾸준했다. 영하를 훨씬 밑도는 날씨에도 여성들의 치마는 오히려 더 짧아진 것이다.
백화점 업계에선 경기 침체로 트렌치 코트(바바리 코트)는 전년보다 10%가량 판매량이 줄어든 반면, 레깅스와 부츠, 미니스커트는 각각 20~40% 늘어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반면 일부에선 20대 여성들이 몸매를 드러내고 싶을 경우 타이츠가 더 낫고 실용성만을 놓고 보면 오히려 청바지가 레깅스보다 편하다는 지적도 있다. 레깅스는 다리가 긴 서양인들에게 적합한 스타일로 동양인들에게는 어울리는 옷차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효리, 윤은혜, 정려원씨 등이 드라마와 광고에서 레깅스를 즐겨입으면서 본격적인 유행이 시작됐다. 과거 쫄바지로 유행했던 패션이 레깅스라는 새 이름으로 바람을 일으킨 것이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레깅스를 치면 30여곳의 온라인 쇼핑몰과 관련 사이트를 찾을 수 있다. 대부분 지난해 생긴 곳이다. 예쁘게 입는 방법을 제시하는 코너에서도 할리우드 스타보다 국내 연예인과 패션모델들의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같은 ‘레깅스 열기’는 한겨울에도 식지 않았다. 연말까지 여세를 몰아 소재와 색상, 길이 등이 더 다양해졌다. 납작한 구두나 롱부츠와 어울리는 제품이 나오는가 하면 긴 니트를 겹쳐 입을 수 있는 제품이 많이 선보였다.
결국 레깅스는 노출패션과 적당한 ‘내숭’이 어우러진 옷차림으로 볼 수 있다. 여성들이 인기 연예인들이 즐겨하는 스타일을 따라입거나 실속을 위해 자신의 몸매를 슬쩍 드러내면서 심리적인 만족을 찾고 있다는 얘기다.
  • 이글은 실명인증이 완료된 회원이 작성한 글입니다.
  • 목록으로
  • 글수정
  • 글삭제
  • tweet tweet
글쓴이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