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순간의 환희’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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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6.11.21 08:5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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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살사, 스윙, 재즈, 탱고, 룸바, 삼바, 플라멩코 등 보는 것만으로도 매료되는 춤의 종류는 셀 수 없이 많다. 마니아층을 이루며 번져가는 춤들 중에서도 춤 추는 장소가 정착되어 있는 것은 탱고와 살사다. 우리나라에 춤동호회를 정착시키고 라틴 댄스 붐을 일으키며 급격히 확산된 살사도 춤을 배운 후 즐길 수 있는 바가 있어서 가능했다. 춤 추는 순간의 환희를 최대한 즐길 수 있는 살사, 춤을 추고 난 후에도 짙은 여운이 남는 탱고…. 살사는 순간적으로 점화하고 폭발하는 춤이다.
탱고는 삶의 희로애락을 모두 담은 춤이다. 살사는 야외에서 공연은 하지만 춤은 실내에서 즐긴다. 탱고를 즐기는 데는 실내와 야외의 구분이 없다. 둘 다 커플 댄스이면서 시작부터 끝까지 두 사람의 동작이 그림자처럼 하나로 맞물려 움직이는 탱고와 화려한 몸짓과 스텝으로 헤어졌다 만났다를 반복하는 살사…. 정열의 살사와 애수의 탱고, 선택은 자유다. 살사냐 탱고냐?

여덟 박자. 심장을 두드리는 타악과 함께 영혼을 파고드는 선율이 울려 퍼지면 살사 파티가 시작된다. 무대의 주인공은 오직 당신과 나, 둘뿐이다.
살사는 ‘순간의 환희’다. 살사인아카데미의 손나리 원장은 살사를 ‘3분의 사랑, 3분의 예술’이라고 표현했다. 음악이 시작되고 파트너를 맞으면 그 때부터 파트너와 나 두사람만의 살사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오늘 처음 만난 사람, 한번도 춤을 맞춰 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상관없다. 곡이 흐르는 3~5분여의 시간 동안 순간에 충실하면 된다.
손원장은 “살사는 절대 질리지 않아요. 같은 음악이라도 어떤 파트너를 만나느냐에 따라, 같은 파트너라도 어떤 음악을 만나느냐에 따라 새로운 살사를 출 수 있거든요”라고 말했다. 동호회에서 살사를 배우고 있는 직장인 구모씨(28)는 살사를 ‘연애’에 비유했다. “살사에서는 텐션(tension)이 중요해요. 남자의 리드에 따라 서로가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중요하죠. 연애에서도 밀고 당기기가 중요하잖아요. 살사를 추는 사람들 중에 20~30대가 많은 것도 연애 중이거나 연애를 경험한 이들이 많아서가 아닐까요.” 추고 나서도 여운을 남기는 탱고가 여행에 비유되는 것과 달리, 살사는 이렇듯 연애나 사랑에 비유된다.
살사의 가장 큰 매력은 자유다. 살사 댄서인 김정윤씨(26·여)는 원래 발레리나였다. 그는 지난 여름까지도 현대무용단 무대에 섰지만, 결국 살사를 인생의 파트너로 택했다.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살사의 매력에 푹 빠졌기 때문이다. 체육 선생님이 될 예정이었던 조대식씨(29) 역시 살사 댄서가 됐다. 춤 추는 것을 좋아해 스포츠 댄스도 배워봤지만 살사의 감동은 그 이상이었다.
그들이 반한 살사의 매력은 자유로움이다. 규칙이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음악에 맞춰 느낌대로 표현할 수 있다. 발레를 배운 사람은 발레가 접목된 살사를 출 수 있고, 힙합을 추던 이는 힙합 같은 살사를 춰도 된다. 실제로 본 김씨의 살사는 발레 동작의 우아함과 살사의 발랄함이 접목된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었고 스포츠 댄스를 췄던 조씨의 살사는 훨씬 절도가 있어 보였다. 기본 스텝을 배우면 그 다음부터는 본인이 원하는 대로 동작을 개발할 수 있고, ‘나만의 살사’를 출 수 있다.
물론, 살사를 제멋대로 추는 춤이라고만 생각하면 안된다. 살사를 1년 이상 배웠다는 직장인 박주영씨(27)는 “금방 배워서 금방 출 수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쉽게 생각했는데, 갈수록 어려운 춤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기본’을 넘기려면 일단 살사에 취해야 한다. 살사를 잘 추려면 ‘살사를 즐긴다’는 목적 말고는 다 버려야 한다. 실제 살사 동호회에서는 엠티를 떠나거나 모임을 가져도 술이나 수다보다는 밤새 춤을 춘다. 술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이 술 대신 춤을 택했다는 것은 특이할만한 변화다.
손원장은 춤과 인간의 자연스러운 궁합을 강조했다. “인간은 말을 하기 전에 춤을 췄다고 해요. 소리에 반응하고 몸(보디랭귀지)으로 생각을 전달하는 건 가장 기본적인 거죠. 춤도 특별한 게 아니라, 우리 마음속에 있는 걸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방식의 하나예요.”
※살사를 추는 남성을 가리켜 ‘살세라’라고 하고, 여성을 ‘살세로’라고 한다. 위에서 언급된 ‘텐션’은 살사를 출 때 파트너 사이에 흐르는 긴장감을 얘기한다. 남성의 리드에 따라 서로가 강약을 조절하게 되는데 이때의 조화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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