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은빛 예술에 물들어 반짝이는 제3의 인생[다양한 실버 문화활동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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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6.10.20 09: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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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문화원 그림교실에서 만난 김순자씨(64·사진)는 할머니라고 부르기엔 너무 젊었다. 외모도 그러하거니와 활력에 넘친 표정이 나이보다 10년은 젊어보였다. 지난 여름 송파문화원의 ‘송파실버벽화봉사단’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처음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교육과정을 마치고 벽화그리기 봉사도 하면서 그림교실에 등록해 계속 그림을 배우고 있다.
“아이들이 저더러 잘난 체 한다고 가끔 놀리기도 하지만 저만큼 아이들도 저의 변화를 좋아해요. 선물할 때도 요즈음 다른 집과는 달리 스케치북이나 물감, 붓 등 그림도구들을 사다주지요.”
김순자씨는 가족 여행갈 때 짐싸는 것도 달라졌다. 예전 같으면 식구들 물건부터 챙기지만 요즈음은 그림 도구부터 챙겨둔다고 한다. 비단 김순자씨뿐만이 아니다. 박길자씨(63)는 “그림을 배우고 그리고 난 후, 세상을 아름답게 보게 되고, 더 아름답게 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단다. 강희경씨(65)는 “그림을 배우기 전에는 계획 없이 무의미한 일상이었지만, 그림을 배우기 위해 시간을 내서 준비하고 배우는데 집중하게 됨으로써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되고, 생활이 더 여유로워졌다”고 한다. 이문승씨(83)는 평생을 통틀어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우리사회에서 ‘실버’ 프로그램에 대한 인식은 ‘특정한 계층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그동안 다분히 왜곡되어 왔다. ‘실버’는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용어이다. 향후 노인인구의 급속한 증가로 고령화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실버’라는 의미는 노인을 지칭하는 단순한 의미가 아닌 ‘실버를 준비하는 세대’와 ‘실버세대’ 모두를 포함하는 용어로 좀 더 폭넓게 받아들여져야 한다.
행히 요즈음 실버프로그램이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문화예술프로그램으로 발전되고 있다. ‘좋은 건강·윤택한 생활·안락한 환경들이 이루어져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상태’를 말하는 복지의 의미에 더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땡땡땡 실버문화학교’이다. 이 학교는 복권위원회 예술사업의 일환으로 전국문화원연합회에서 진행하고 있다. 2005년 10개 문화원을 시작으로 올해는 전국 50개 문화원에서 51개의 프로그램이 교육과정을 마치고 공연 및 봉사 등 다양한 사회 참여로 지속되고 있다.
실버문화학교의 대표적인 활동으로는 동해문화원에서 매화그리기 교육을 마친 할머니 25명이 모여 세계 최대의 매화병풍을 제작하여 기네스북에 도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의정부문화원에서는 악기를 처음 배우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몇 달간의 교육을 끝내고 실버오브락(silver of rock)이라는 악단을 만들어 지역 축제 공연이 한창이다. 김해문화원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주)쌈지의 협조로 김해문화의 전당내 ‘딸기가 좋아’에서 매주 동화구연과 하모니카 공연을 통해 소득을 창출하고 있다. 송파문화원의 ‘송파실버벽화봉사단’에 참여한 50여명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3개월간의 미술교육을 끝내고 송파문화원 담장을 비롯해 계룡역 앞 아파트신축공사장, 송파 1동 노인정앞 담장 벽화를 완성했다. 현재 문정초등학교와 오금중학교, 석촌유치원의 담벼락 작업이 예정되어 있어 벽화를 통한 사회봉사 활동을 진행 중이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2007년 실버문화학교는 내년 봄, 시작될 예정이다.
동아리, 문화센터, 교육기관을 통해 사회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발전시키는 실버 세대 중 문화를 통해 자기성장과 사회 재참여의 기쁨을 누리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한결같이 “새 삶을 사는 느낌”이라고 했다. 또 지역축제에서의 공연을 비롯, 지역 화가들과 함께 대형 그림을 제작하는 등 실버세대들의 적극적인 문화예술 활동은 예비 실버세대들에게 새로운 실버 모델을 제공하고 있다.
‘땡땡땡 실버문화학교’의 총괄기획자인 안이영노씨는 “문화를 즐기고 예술을 자기성장의 기회로 삼는 것은 청소년뿐 아니라 실버세대에게도 당연한 것”이라며 “어르신을 단순히 문화소외계층으로 치부하거나 사회복지의 수혜자 정도로 보는 시각을 넘어서 즐거운 향유자, 적극적인 수용자, 건강한 창조자가 되게 만드는 선진적인 복지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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