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태크/금융] 금융시장 지각변동[입법예고 ‘자본시장통합법’의미와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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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6.10.11 09: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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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성그룹 내에서는 “그룹의 중심이 남대문에서 종로로 바뀔 것”이라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돈다. 그동안 삼성이 성장하는 데 서울 남대문에 위치한 삼성생명이 금융허브로서의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면 앞으로는 종로에 있는 삼성증권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는 2009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자본시장통합법’(금융투자업과 자본시장에 관한 법률)을 염두에 둔 전망이다. 그만큼 자본시장통합법은 국내 금융계의 ‘빅뱅’을 불러오고, 골드만삭스와 같은 대형 투자은행(IB)이 출현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재정경제부가 입법예고한 자본시장통합법 제정안은 최근 금융감독위원회의 보완작업까지 모두 마친 상태이다. 정부는 10월 중 부처간 협의를 거쳐 오는 12월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2009년 1월부터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애프터 서비스 확실한 펀드 백화점

현재 자본시장은 각 금융사별로 증권·선물·자산운용 등 6개 업무영역이 엄격히 구분돼 있고 파생상품 설계도 법에 열거된 일부만 가능하다.

하지만 자본시장통합법은 금융투자사가 투자와 관련된 모든 금융업무를 취급할 수 있고 주식, 채권 등 유가증권은 물론 날씨나 실업, 경제성장률 등 다양한 경제현상과 연계된 복합 파생상품을 자유롭게 만들어 팔 수 있도록 허용했다.

투자자들은 한 금융투자사와의 거래만으로도 각종 복합 상품을 갈아타며 리스크(위험)를 피하고, 수익을 추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금융투자사의 계좌도 은행계좌처럼 송금이나 카드결제, 수시 입출금 서비스가 가능해져 투자자들의 편리성은 더욱 높아진다.

자본시장통합법은 금융투자사들에게 자유로운 영업을 보장해주는 대신 투자자들에 대한 보호도 대폭 강화했다. 투자자에게 금융상품을 팔 때 상품의 내용과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하고, 확인 서명까지 받도록 의무화했다.

금융투자사가 이를 이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원금을 까먹는 손실이 발생하면 투자자는 손해배상을 받아낼 수도 있다.

또 위험금융 투자상품에 대해서는 투자권유를 금지했고, 투자자가 거부 의사를 나타내면 계속해서 투자를 권유하지 못하도록 법에 명시해 놓았다.



◇‘돈’이 금융투자회사로 향한다

자본시장통합법은 금융시장 전반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증권업계에서는 판도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형 증권사들은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 적극 나서고, 중소형 증권사들은 ‘살아남기 위한 특화전략’을 취할 것이 확실시된다.

각종 금융투자를 한 회사에서 처리할 수 있게 되면 고객들은 신뢰성이 높고, 다양한 상품과 업무능력을 갖춘 곳을 찾을 것이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 4~5개의 대형 금융투자사가 경합하는 구도로 짜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끼지 못하는 금융투자사들은 전문성으로 특화하지 않는 한 금융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자본시장통합법은 증권업계 내부뿐 아니라 은행·보험 등 다른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위 홍영만 증권감독과장은 “자본시장통합법으로 인해 금융투자사들이 지금보다 더 매력적인 신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다양한 방식으로 팔게 된다면 결국 시중자금은 금융투자사로 몰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에서 자본시장통합법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도 그동안 은행으로 향했던 ‘돈줄’이 다른 곳으로 방향을 틀 것으로 걱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자본시장통합법이 추구하는 목표를 제대로 이뤄낼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를 품는 시각도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골드만삭스와 같은 세계적인 IB가 되기 위해서는 금융 각 분야는 물론 산업부문까지를 연결하는 네트워킹 능력과 전문인력이 필수적”이라며 “법만 바뀌고, 덩치만 키운다고 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자칫 선진 금융기법과 상품을 겸비한 외국 대형 IB에게 한국 금융시장을 내주는 꼴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국내 금융사들은 경쟁사와 ‘살아남기 싸움’을 벌여야 하고, 외국 거대 금융사 공격도 막아내야 하는 이중고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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