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의향기] 사막에서 자라는 나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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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6.09.25 09:24:21
  • 조회: 217
그러나 이 깔깔한 모래 위에서 자라는 나무는,
쌀쌀한 바람에 불려서 자라는 나무는,
봄이 와도 꽃필 줄을 모르고
여름이 와도 잎새를 못 갖고
가을에는 단풍이 없어 언제나 죽은 듯이 서 있습니다.
그러나 벗이여, 이 나무는 죽은 것이 아닙니다.
살아 있는 것입니다.
자라고 있는 것입니다.
가을이 지나고 어떤 춥고 어두운 사막에는 모진 바람이 일어
이 어린 나무를 때리며 꺾으며 모래를 몰아다 뿌리며
몹시나 포악을 칠 때가 옵니다.
나의 어린 벗이여, 그 나무가 죽으리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닙니다.
그때 이상하게도 그 나무에는 부러진 가지에도
눈이 부시도록 찬란한 꽃이 송이송이 피어납니다.
그리고 이 꽃빛은 별 하나 없는 어두운 사막을 밝히고
그 향기는 멀리멀리 땅 위로 퍼져갑니다.
- 피천득 <나의 어린 벗에게>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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