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제 안엔 또다른 제가 많아요”[뮤지컬 ‘에비타’ 주인공 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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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6.09.14 09:16:04
  • 조회: 557
뮤지컬 배우 김선영(33)에 대한 첫인상은 보기좋게 어긋났다. 무대 위 강렬한 카리스마와 터질 것 같은 가창력, 애절한 연기력 등은 온데간데 없다. 대신 수줍은 미소와 조심스러운면서도 소박한 말투…. 꼭 내일 모레 결혼하는 새신부를 보는 것 같았다.
“제 느낌이 무대에서와 다르다고요? 그런 이야기 너무 많이 들어요. 실제 성격은 털털하고 솔직한 편인데, 그래서 같이 작품하는 친구들이 무대 위의 제 모습이 가증스럽다고 놀려요. (웃음) 그냥 제 안에 제가 많은가 봐요. 제 속에 숨어있는 여러가지 모습이 연기할 때 큰 도움이 되죠.”
김선영은 올해 뮤지컬 배우 8년차. 스물 여섯에 남들보다 뒤늦게 시작한 뮤지컬이었다. 그런 그가 올해 국내에서 초연되는 뮤지컬 ‘에비타’의 주인공 역할을 동갑내기 배해선과 함께 당당히 거머쥐었다. 에비타는 1940년대 중반 후안 페론 대통령의 부인 에바 페론의 애칭으로 ‘거룩한 악녀, 비천한 성녀’라고 불렸던 인물이다. 사생아로 태어나 비참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이후 3류 여배우에서 세계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의 퍼스트레이디가 되는 등 파란만장한 인생을 산 여성이다. ‘에비타’는 뮤지컬의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팀 라이스가 의기투합해 만든 작품이다.
한편의 드라마 같은 에비타의 일생에 많은 여배우들이 매력을 느끼지만 곡절 많은 그의 인생을 표현하기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게다가 뮤지컬 ‘에비타’는 2시간의 공연 시간 중 1시간30분가량이 에바의 몫이다. 대사도 없다. 죄다 노래로 대화하고 표현해야 한다. 한 시절 올리비아 뉴튼 존이 불러 유명해진 ‘돈 크라이 포 미 아르헨티나’도 주요 뮤지컬 넘버다.
“처음 에비타 오디션 소식을 접했을 때 ‘이건 딱 내 역인데…’라고 생각했어요. 천박하면서도 훗날 국모가 되는 에바의 이미지가 가슴에 와 닿았거든요.”
그도 그럴 것이 김선영은 그동안 참으로 다양한 역할을 해왔다. 특히 ‘지킬앤하이드’에서 거리의 여자 루시, ‘마리아 마리아’에선 창녀부터 성녀의 모습까지 보여주면서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현재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하는 ‘미스사이공’에서는 주인공 크리스를 헌신적으로 사랑하는 아내 엘렌을 맡고 있다. ‘창녀와 국모’라는 극과 극의 이미지를 표현하기에 김선영 만큼 적합한 배우가 드물다는 평가는 이같은 그의 이력이 뒷받침 해준다.
“에바가 서른 셋에 암에 걸려 죽었어요. 그런데 제 나이가 올해 딱 서른 셋이에요. 에바가 인생의 절정에서 세상과 헤어진 때가 제 나이이기 때문에 그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처음 도시에 올라와 배우의 꿈을 키워나갈 때, 페론 대통령과 정치적 역경을 겪을 때마다 바로 제 인생을 뒤돌아봐요.”
김선영이 뮤지컬에 눈을 뜬 건 대학(혜천대 성악과)을 졸업하고 서울에 올라온 뒤였다. 처음부터 뮤지컬에 관심이 있던 게 아니었다. 아니 뮤지컬이라는 장르 자체를 잘 몰랐다. 그러나 어릴 적부터 노래에 소질이 있었고 대학에서도 성악을 전공해 노래를 통해 세상을 경험해 보고 싶었다. 그러다 1995년 KBS 합창단에 입단했다. 어느 운명적인 날, 가수들의 코러스를 맡게 된 KBS ‘빅쇼’에서 가수 윤복희가 뮤지컬 ‘캣츠’의 메모리를 열창하는 걸 보고 ‘이거다!’하고 무릎을 쳤다.
“민망한 일이지만 뮤지컬에 입문하기 전 가수도 했었어요. 외환위기 때 앨범이 발매돼 빛도 못보고 묻혔지만요. 그 땐 그게 뮤지컬 배우가 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앨범이 망하자 오히려 정면돌파하게 됐어요. 1999년 뮤지컬 ‘페임’ 오디션에 참가했고 배우로서의 인생에 출사표를 던졌죠.”
김선영은 ‘페임’의 메이블 역으로 2000년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신인상을 수상하는 등 이후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올해 ‘지킬앤하이드’ 일본 공연에서 일본의 전문가들은 그를 보고 “한국에 이같은 배우가 있는지 처음 알았다”며 놀랐고 ‘미스사이공’의 연출가 로렌스 코너는 “전 세계 엘렌 중 최고”라고 말했다. 가창력이야 진작부터 소문이 나 있었지만 최근 내면연기가 부쩍 무르익었다는 평이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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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6.09.23 01: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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