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제비도 떠났다, 이젠 사람 차례[동물들이 살수 없는 심각한 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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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6.09.06 09:28:55
  • 조회: 295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지만 지난 10년간 우리 강산은 참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백과사전에 ‘한국에서는 흔한 여름새’로 나와 있는 제비만해도 그렇다. 어릴 때 외가 처마밑 둥지에서 입을 쫙쫙 벌리고 목청을 드러내며 시끄럽게 울어대던 제비 새끼들. 몇마리인지 도무지 궁금해 둥지 속이라도 한번 볼 요량으로 평상 위에서 발꿈치를 들고 용을 쓰던 기억이 아득하다. 제법 자란 새끼들이 여린 날개를 퍼득거리며 둥지를 나오다 한 마리가 떨어지기라도 하면 소스라쳐 놀라던 기억도 난다. 할머니가 나무 젓가락을 부목삼아 튼실히 다리에 붕대를 감고 있으면 흥부전을 떠올리며 혼자 욕심을 내어 제비 다리가 낫기를 간절히 빌었다.
사람 수보다 제비가 더 많던 시절도 있었다. 집집마다 새둥지가 있었던 때의 일이다. 그런데 강남갔던 제비가 돌아오지 않고 있다. 2000년부터 국립환경과학원의 야생동물 실태조사 대상에 포함된 제비는 2000년에는 100ha당 밀도가 37마리였지만 2002년에는 22.1마리, 2003년에는 20.6마리로 불과 4년 만에 40%가 줄었다. 급기야 2002년 서울시에선 제비를 보호야생조류로 지정하기에 이르렀다. 2006년에 발표된 실태조사(2005년 1~12월)에선 제비는 100ha당 밀도가 25.6마리로 2003년에 비해 5.5% 늘어났다. 제비가 돌아왔다고 떠들썩했지만 급격한 감소폭에 의하면 미미한 증가율로 좀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제비의 감소원인은 다양하다. 제비의 번식터인 초가집이나 기와집의 처마나 제비의 먹이인 곤충도 농약 때문에 사라지고 있다. 또 제비의 월동지인 동남아시아 지역의 개발로 인한 생태변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비단 우리 주변에서 사라져가는 야생동물이 제비만은 아니지만 제비의 급격한 감소는 ‘생태 환경’이 이미 ‘위험 수위’임을 경고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 원창만 박사는 “제비는 집주변에서 인간과 가장 가깝게 서식하는 조류이므로 제비 개체수의 급격한 감소는 그만큼 심각성이 크다”고 밝힌다.
1997년부터 시작된 국립환경과학원의 ‘야생동물 실태조사’도 올해로 10년을 맞고 있다. 올해 초 발표된 2005년 실태조사에 의하면 꿩과 멧비둘기 등의 개체수가 전년도에 비해 8~16% 감소했고 청둥오리와 쇠오리는 52~65%로 급격히 감소했다. 반면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던 참새와 제비는 약간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보호조수류이자 환경지표 동물 중 쇠딱따구리와 직박구리, 딱새 등은 지난해에 비해 감소했으나 박새와 노랑턱멧새, 꾀꼬리 등은 증가세를 보였다. 야생동물의 감소폭은 급격하고 증가세는 미미하다. 그나마 감소하지 않고 미미한 증가율이라도 보이는 데 안도해야 할 지경이다.
반면 이번 실태조사 발표에서는 골칫거리가 해결되기도 했다. 식용과 유기농 농법을 위해 들여온 왕우렁이는 왕성한 번식력으로 우려됐지만 생태계 위협이 거의 없는 것으로 관찰됐다. 또 방생과 애완용으로 들여온 붉은귀거북 또한 물고기와 개구리를 잡아먹는 등 천적이 없어 ‘생태계의 무법자’로 등장했지만 번식 개체수가 미미해 생태계 위협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약으로 인한 곤충 감소 등 생태환경 파괴, 주거형태의 변화, 개발, 등산객 증가로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증가한 등산로, 근친번식 등 야생동물의 감소나 멸종엔 단시일에 풀 수 없는 다양한 문제가 얽혀 있다. 하지만 최근 야생동물 보호의 일원으로 구축한 ‘생태통로’가 야생동물 감소에 한몫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7월28일 한국토지공사 국토도시연구원이 내놓은 ‘야생동물의 이동특성을 고려한 생태통로 조성방안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전국 48곳(2003년 기준)에 설치·운영 중인 생태통로 가운데 무작위 6곳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5곳이 엉터리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구조물 출입구에 은폐시설이 없거나 등산객 벤치까지 마련돼 있어 야생동물의 생태적 특성을 반영하지 않아 제 기능을 못하는 생태통로가 대부분임을 알 수 있다. 그 여파는 국립환경과학원이 전국 405개 조사구를 대상으로 야생동물이 도로에서 차에 치여 죽는 ‘로드킬’ 실태 분석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로드킬로 희생된 야생동물은 49종 1,460마리로 포유류(84.3%)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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