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동양의 뮤즈 혜박 >> 세계 패션무대 누비는 톱모델 박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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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6.08.10 09: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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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의 세계는 여전히 신비하다. 패션 관련 일을 하거나 모델이 꿈이 아니면 지젤 번천, 케이트 모스 등 세계적인 톱 모델조차도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 게 일반적이다. 기억되는 것은 흰색 투피스를 입은 샤넬 모델이라거나 바람에 금발 머리가 날리는 에스티로더 모델이 멋있다 정도이다. 톱스타로 자리매김한 차승원도 변정수도 이소라도 모두 드라마나 영화, 토크쇼 주인공이 되고 나서야 일반인들에게 자신을 알릴 수 있었다. 왜 그럴까?
유럽에서, 미국에서 ‘혜박’, ‘히예박’, ‘하이박’으로 불리는 모델 박혜림(21)을 만나고서 그 이유는 명백해졌다. 강남의 한 스튜디오, 국내 의류브랜드의 광고 촬영장에서 만난 박혜림. 그녀는 뉴욕의 거대 모델 에이전시 트럼프에서 애지중지하는 톱모델이다. 178㎝의 키, 48㎏, 32-24-34인치의 몸, 세계 무대를 누비는 톱 모델의 명성에 걸맞게 완벽한 몸매와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 매혹적인 포즈로 스튜디오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촬영이 끝나고 화장을 지우자, 카메라 앞에서의 모습을 찾을 수가 없었다. 카메라 렌즈를 벗어나자마자 모델 혜박에서 완벽한 박혜림으로의 귀환. 무대 위에선 디자이너와 사진작가, 스타일리스트, 그리고 모델 혜박이 함께 만든 이미지로 존재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혜박은 국내에는 잘 알려져있지 않지만 지난 봄, 밀라노·파리·뉴욕의 2006년 가을/겨울 컬렉션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갈색 눈동자, 검은 머리의 동양인 모델. 파리컬렉션에서만도 2주간 30개의 쇼를 모두 섭렵했다. 동양인 모델에게 특히 가혹하다고 알려져있는 샤넬쇼도 멋지게 해냈다. ‘허리 사이즈가 감소할수록 주머니는 두둑해진다’는 말을 그대로 증명이라도 하듯 금발 머리의 바비인형들 속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매력을 찾아내며 질주하는 혜박. 중학교 3학년 때 미국으로 이민간 그녀는 유리구두의 주인공, 신데렐라는 아니었다.
“유타지역의 모델선발대회를 거쳐 LA로 갔어요. 하지만 워킹이 엉망이어서 도저히 안되겠다고 하더군요. 어릴 때부터 꿈이었는데 관둘 순 없었어요. 오디션장에서 본 워킹 시범을 기억하며 잠도 거의 안자고 걷기 연습만 했어요. 이틀 뒤 다시 본 오디션에서 합격했고, 트럼프에이전시에 발탁됐어요. 그 다음은 행운의 여신이 절 많이 봐줬죠.”
유타주립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하며 생물학자와 동물병원 간호사가 꿈인 그녀는 “지금 당장은 보그 표지 모델이 꿈”이라고. 수많은 디자이너의 러브콜을 받으며 밀라노, 파리, 뉴욕을 오가는 그녀의 한국일정은 2박3일. 10시간의 촬영을 거뜬히 끝내고 동대문 상가 쇼핑갈 일정으로 들떠 있었다. 돌아가자마자 보그차이나 화보 촬영을 시작으로, 여느 톱모델처럼 비행기 투어가 시작되지만.
그녀는 루이비통, 크리스찬디올, 에르메스 등 파리 빅 쇼의 메인 모델이며, 밀라노의 거의 모든 쇼에 서고 있다. 로베르토 까발리와 D&G의 지난 시즌 캠페인 걸로도 활동했다. 모델 랭킹 사이트(www.models.com) 31위, 50위권 안에 든 최초의 동양인 모델이기도 하다. 살이 안찌는 체질이라 다이어트를 굳이 하지 않는다는 그녀에겐 ‘강박관념’이란 단어자체가 없는 것 같았다. 뉴욕의 세계적인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와 안나수이가 가장 총애하는 모델이 된 이유를 묻자 “마크 제이콥스는 제가 못생겨서 제일 예쁜 옷을 입힌데요.”라며 천연덕스럽게 웃었다.
작은 이목구비, 상대적으로 휘어진 다리, 동양인…결코 완벽하지 않은 조건으로 스무살만 넘어도 모델로서는 원로 대접을 받는다는 세계 패션무대에서 힘차게 걸으며 무대 위로 쏟아지는 시선을 즐기는 혜박. 그녀의 가장 큰 매력은 진부한 표현이지만 당당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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