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코미디 성역 없는 풍자 ‘못할게 어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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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경향신문 자료제공(www.khan.co.kr)
  • 06.07.21 09:31:08
  • 조회: 572
코미디의 풍자가 외연을 넓혔다. 여성, 교육, 인터넷, 미디어 등 건드리지 않는 부분이 없다. 이는 ‘정치 풍자’로 대표되던 과거의 코미디와는 다른 양상이다.



◇학교급식 사건부터 영어 열풍까지

최근 방영된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의 인기코너 ‘형님뉴스’는 학교 급식사건을 풍자했다. 촌스러운 옷차림으로 뉴스를 진행하던 형님(강성범)이 “학교급식 사고는 예정된 사고”라며 “업체들은 원가 맞추기 힘들다고 변명하는데, 그럼 계약하기 전에 그렇다고 얘기해야 할 것 아니냐”고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로 일갈한다. 건달들은 코너 마지막에 함께 모여 “뉴스가 뉴스다워야 뉴스지”라고 입을 모아 외친다.

KBS2 ‘개그콘서트’의 ‘문화살롱’도 대표적인 풍자 코너다. 문화 토크쇼를 흉내내는 이 프로그램은 신마담(신고은)과 미스 정선생님(정경미)의 우아한 대담으로 시작했다가 이내 ‘본색’을 드러낸다. 5·31 지방선거 당시에는 “저희 동네로 TGV를 다니게 해 동북아 중심지로 만들겠다”며 후보자들의 공약(空約)을 조롱했다. ‘영어교육 열풍’과 관련해서는 “온가족의 영어생활화를 위해 무조건 영어로 대화하라” “그렇게 하면 온가족의 대화가 없어진다. 할 말이 없기 때문”이라고 웃음을 유발한다. 이 코너는 인터넷 언론의 선정적 기사 양태, 과장광고, 치맛바람 등도 다뤘다.

‘개그콘서트’의 ‘패션 7080’은 유행에 쉽게 휩쓸려다니는 줏대없는 젊은이들을 비튼다. 잘 차려입은 지방 청년들이 우스꽝스러운 옷차림의 압구정, 청담동 청년을 보고 부러워한다는 내용이다. ‘범죄의 재구성’은 수사기관에 불려가 속절없이 당하는 힘 없는 시민을 그렸다. 취조당하던 시민이 “내가 범행을 한 걸 본 사람이라도 있느냐”고 묻자, 검사는 “목격자가 있으면 수사를 왜 하겠느냐”며 시민을 무조건 범인으로 몰아간다.



◇‘공공의 적’이 없는 시대의 코미디

과거 고(故) 김형곤으로 대표되던 풍자 코미디는 정치 분야에 집중된 경향이 있었다.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 등의 코너는 1명의 권력자와 그의 비위를 맞추려는 가신(家臣)들의 행태를 비꼼으로써 당대의 시대상황을 반영했다.

최근의 코미디에는 정치 풍자가 현격하게 줄었다. 대신 좀더 시청자들의 일상에 밀착한 사건들을 웃음으로 풍자한다.

‘개그콘서트’의 김석현 프로듀서는 “과거에는 ‘공공의 적’이 분명했지만, 최근엔 정치적 이해관계가 복잡해져서 어느 한쪽을 풍자하는 정치 코미디가 어렵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웃찾사’의 박상혁 프로듀서는 풍자의 주체로 건달을 등장시킨 데 대해 “똑똑한 사람이 입바른 소리를 하면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무식하고 바보 같은 건달은 아는 척을 해도 시청자의 거부감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달들의 직설적인 풍자가 인기를 끌자 시청자들은 인터넷 게시판에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소재를 다뤄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무리 웃음의 틀을 차용한다고 해도 코미디를 코미디 자체로 보지 않는 시청자들의 태도가 풍자 코미디의 걸림돌이다.

‘개그콘서트’의 경우 과거 특정종교를 연상케 하는 ‘출산드라’ 캐릭터,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란 패러디 등을 둘러싸고 일부 네티즌들이 게시판을 통해 격렬히 항의하기도 했다. 김석현 프로듀서는 “외국 시청자들은 자신의 의견과 다르더라도 농담은 농담으로 받아들이지만, 한국의 젊은 네티즌들은 기성세대보다 오히려 관용이 더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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