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게임세상’의 사이버 보안관[해킹방어대회 두번째 우승 박규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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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6.07.11 09:19:24
  • 조회: 456
“보안업무 자체가 대회보다도 치열한 ‘전쟁터’입니다. 갖은 방법으로 보안을 뚫고 들어오려는 무수한 해커들의 공격에 늘 대비해야 되니까요.” ‘해킹방어대회’에 두 번 참가해 모두 우승을 차지한 박규태씨(30). 지난 달 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이 주관한 ‘제3회 해킹방어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04년 1회 때 우승을 차지했고, 올해 두 번째 우승을 거머쥔 ‘실력자 중의 실력자’인 셈. 현재 그는 게임업체 엔씨소프트의 정보보안팀에 몸담고 있다. “게이머들의 정보를 보안하고 지키는 게 제 임무인 만큼, 간혹 ‘사이버 보안관’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환하게 웃는 박씨. 보안업계에 몸담은 지 6년 여, 그 중 지난 1년은 ‘게임전문보안가’로 거듭난 시간이었다.



#‘게임전문보안가’ 낯선 길을 가다

부산 출신인 박씨는 설계학을 전공하던 학부시절부터, 각종 컴퓨터 동호회를 통해 ‘해킹과 보안’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사이버세상 속의 해킹과 방어는 박씨에게는 또 하나의 ‘무림세계’를 떠올리게 하는 매력적인 분야였다. “늘 새로운 방식을 습득하고 공부하는데 지치지 않을 수 있는 열정이 있다면 보안전문가로서의 자질은 반 이상 갖춘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박씨는 “하지만 영화나 뉴스 속에 등장하는 해커들의 이미지가 오히려 현실 속 보안전문가, 그리고 보안업체들을 왜곡하는 경향이 있다”고 아쉬워했다. 노트북 옆에 수북이 쌓인 테이크아웃 커피 잔, 자욱한 담배연기와 어두컴컴한 골방이 꼭 해킹과 보안의 세계를 묘사하는 이미지로 각인됐다는 것이다.

특히 이런 이미지들이 고스란히 게임 쪽으로 옮아붙었다고 박씨는 생각한다. “게임을 하는 사람들, 그리고 게임이 각종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도매금식’ 인식이 오히려 게임을 점점 골방으로 밀어 넣고 있다”는 것이다. 4년여 간 일반적 보안전문업체에 몸담다가, 지난해 아예 게임업체의 정보보안팀으로 지원했던 결정적 이유이기도 하다. 뭔가 새로운 것, 불의를 바로잡겠다는 것은 ‘사이버 보안관’ 박씨의 천성이기도 하다.



#게임업계 ‘명의도용’ 주범취급 안타까워

게임업계 보안 2년 차, 그 가운데서도 가장 충격적이었던 일은 역시 올 초 터진 ‘리니지’의 대규모 명의도용 관련 사건이었다. 특정 포털이 수집한 수많은 내국인의 정보가 중국으로 불법으로 팔려갔고, 이 내국인 정보들이 리니지 계정에 악용된 사건이었다. 엔씨소프트 내의 철저한 3중 보안시스템을 누구보다 잘 아는 실무자인 박씨의 답답함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중간에서 일반 네티즌들의 정보를 수집하고 팔아 넘긴 범인을 잡는 것보다 오히려 그 피해자 중 하나인 엔씨소프트, 그리고 ‘리니지’를 범인으로 몰아가는 분위기가 가장 답답했다”며 “특정 게임뿐 아니라 온라인 게임 전체를 또 한번 깊숙한 골방으로 처박아 넣는 상황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온라인게임업계 전체를 ‘명의도용’의 주범으로 지목하는 비상식적인 일이 너무 당연스레 받아들여지는 게 가장 안타까웠다는 것이다.

박씨는 또 “해킹과 도용의 용어 개념을 넘어 도대체 무엇이 잘못됐는지 ‘아무도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어 말했다. 엔씨소프트 직원이라기보다 보안전문가로서의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다는 것이다.



#게임을 양지로 끌어낼 환경조성 급해

보안전문가라는 낯선 직업, 그 중에서도 ‘게임전문보안가’라는 또 한번 낯선 길을 택한 그가 하고 싶은 말은 한 가지다. “더욱 전문화된 보안인력 확보나 업계에 대한 인식개선이 시급하다”며 “그 중에서도 게임을 양지로 끌어올릴 수 있는 믿음직한 환경조성이 가장 급선무”라는 것이다. 밤 낮 없이 해커들을 쫓는 사이버 보안관, 리니지라는 중세세계 속 또 다른 치열한 혈전을 벌이고 있는 박씨. 그는 “게임 속에서 오가는 무수한 유저들의 정보, 이 정보들은 곧 또 다른 가치가 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게임은 또 하나의 국가적 경쟁력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힘주어 말했다. ‘게임세상’을 지키는 그의 ‘자긍심’이 남다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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