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세계서 가장 비싼 니트 디자이너 손찬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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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6.05.15 09:25:16
  • 조회: 506
사람이란 나이가 들면 도전의욕이 떨어지는 법이다. 나이 40을 뜻하는 불혹(不惑)은 흔들림이 없다는 뜻이고, 50을 뜻하는 지천명(知天命)은 하늘의 뜻을 알 만한 나이란 의미다. 결국 40~50줄이 되면 모험을 포기하고 안정을 찾게 마련. 나이 쉰을 넘어서 도전하는 사람들은 찾기도 힘들고, 성공하기도 힘들다. 한데, 디자이너 손찬규(52)는 이런 보통사람의 범주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그의 디자인은 도전적이고 자유분방하다. 아무도 시도하지 않는 새로움으로 그의 옷들은 날마다 도도해진다.



#회원제 브랜드 ‘SSONN’ 상하이서 인기

그는 지난 2월 상하이에서 핸드 메이드 니트 명품인 ‘SSONN’을 론칭했다. 그의 옷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니트 중 하나다. 회원이 아니면 매장을 방문할 수도 없는, 철저한 회원제 운영. 어찌 보면 건방지지만 론칭부터 지금까지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는 매장부터 독특하게 꾸몄다. 100평의 정원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두개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건평은 500평 정도. 고급스럽게 디스플레이한 의상이 있는 1층 매장을 제외하면 나머지 공간은 모두 고객 휴게실이다. 2층은 선택한 의상을 입어볼 수 있는 피팅룸과 오더메이드를 위한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선택한 의상을 입은 모습을 그 자리에서 동영상으로 제작, 옷을 입은 자신의 모습을 대형 스크린을 통하여 동시에 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스크린을 보며 디자이너와 함께 색상, 길이, 디자인 등을 새로 구성한다. 피팅 룸은 스파 욕조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본관과 별관을 연결하는 정원에서는 회원을 위한 파티와 이벤트가 열리며 TV 프로그램 촬영장소로 사용되는 등 특별한 공간으로 이미 명소가 되고 있다. 별관 1층에 만들어진 주빠에서는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각종 칵테일 및 다과와 차를 즐길 수 있다. 별관 2층은 회원들의 취미생활을 위한 공간이다. 사물놀이를 비롯, 한국 전통악기 강습이 이루어지는 취미공간은 상하이 상류사회에 한국문화를 전수하며, 한국문화를 좋아하고 배우는 사람들의 커뮤니티를 만들어내는 새로운 공간이다.

매장 오픈시간은 오후 1시부터 새벽 1시까지. 밤늦은 시간에도 고객들의 발길이 잦다.



#재단하지 않는 옷, 인타샤 니트를 만들다

왜 그의 옷이 상류층에서 인기가 있을까? ‘ONLY ONE’이라는 디자인 철학을 담고 있는 그의 옷은 단 한번의 가위질도 없이 만들어진다. 여성의 아름다운 곡선에 맞추어 재단 없이 입체성형으로 제작된다. 마지막에 앞판과 뒤판 등 옷의 각 부분을 연결하는 작업만 추가될 뿐이다. 크리스털, 스톤, 비즈, ○○○글 등도 원단을 짜면서 직접 넣는 방식으로, 옷의 겉면과 마찬가지로 속에도 매듭이 없다. 각종 디자인 된 무늬를 각색의 원사로 직접 제직하는 그의 인타샤 기법은 재단 없는, 장식을 단 매듭 없는 명품 니트를 탄생시켰다. 당연히 옷도 독특하다. 멀리서 보면 섹시하기도 하고 우아하기도 하다. 가까이 다가서서 보면 옷의 디테일이 점차로 살아난다. 그래서 환상적이다.



#새로운 발상과 끝없는 도전의 결실

25세에 세계적인 브랜드를 만드는 디자이너의 꿈을 가진 손은 첫 직장인 스웨터 회사 한국통상을 관두고 의상실을 열었다. 두번의 실패 끝에 결국 니트 전문회사인 삼한통상에 취직하면서 그의 니트 인생이 시작된다. 인타샤 기법에 매료된 그는 찬미사라는 니트 전문업체를 설립했고, 1993년 주 거래처였던 일본 의류회사 오카모토의 중국 공장 경영을 맡으면서 그의 디자인 인생은 ‘상하이의 손’으로 새롭게 시작된다. 97년 오카모토사를 나와 우창산업사를 설립, 유럽과 일본 살롱의 최고가 니트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10여년 만에 그의 브랜드 손을 설립한 것이다.

디자인의 원천은 새로움에 대한 갈증이다. 지난 3월 도쿄 일본주재 한국문화관에서 특별한 전시를 열었다. 사계의 트라이앵글이라는 주제로 3개국의 아티스트가 만났다. 그는 한국의 강병석 홍익대 패션디자인과 교수, 일본의 패션 크리에이터 겸 사업가인 이와사와 함께 앞으로 정기적으로 전시회를 열기로 했다. 다음 전시회는 서울의 인사동 갤러리에서 12월에 열 예정이다.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발상으로, 스스로 최고의 품격을 지키며, 상하이 상류사회에서 한국의 감성과 한국의 문화를 입히는 디자이너 손찬규. 그의 끝없는 도전정신이 결국 세계 최고가의 명품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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