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나눔의 세상 가꾸는 ‘독수리 5형제’ [장기 자원봉사 다섯명의 고3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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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6.03.30 09:03:59
  • 조회: 256
“고3이라고 해서 특별히 자원봉사를 중단할 이유는 없는 것 같아요. 오히려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목적의식이 분명해지고, 더 열심히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래 친구들이 수능 준비로 여념이 없는데도 한달에 두번 정기적으로 시간을 내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멋진 남학생들이 있다. 바로 ‘아름다운 재단’의 ‘독수리 5형제’로 불리는 이우학교(경기 성남시 분당 소재 도시형 대안학교) 3학년 이한준, 이제호, 하현종, 정민준, 허한중군이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학교 수업의 일환으로 NGO 단체 체험을 시작했다가 자원봉사를 통해 얻는 보람과 경험이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에 아예 장기 자원봉사자로 눌러 앉았다.
한달에 두번 첫째, 셋째주 수요일이면 어김없이 가회동 2층집(‘아름다운 재단’의 별칭. 가정집 2층을 개조해 사무실로 쓰다보니 붙여진 이름)에 이들이 나타난다.

‘독수리 5형제’라는 별명은 고만고만한 다섯명의 청소년들이 ‘가회동 2층집’의 비좁은 계단을 바쁘게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일하는 모습이 하도 대견해서 한 간사가 “너희들 마치 지구의 평화와 정의를 지키는 ‘독수리 5형제’ 같다”고 한 데서 붙여진 것. 이름 대신 독수리 1, 2, ,3 ,4, 5호로 불리기도 하는 이들은 만화영화 ‘독수리 5형제’의 주인공처럼 개성도 특기도 제각각이다. 따라서 재능과 끼를 나누는 분야도 다르다.

학교 도서부장인 한중이는 재단에 들어오는 각종 도서들을 분류하고 정리하는 작업을 맡았다. 지난 겨울방학에는 모금과 기부에 관한 국내·외 도서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색인하는 일을 해냈다.
컴퓨터와 수학을 좋아하는 현종이는 각종 문서와 데이터 작업을 돕고 있다. “처음에는 학교에서 시켜서 한 일이어서 시간만 때우고 그만 둬야지 생각했는데, 자꾸 하다보니 습관이 되고, 또 ‘내가 세상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게 뭘까’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전화받기와 상담은 자원봉사자들에게 가장 간단하면서도 단골로 주어지는 일이다. 그런데 이들에게는 가장 어려운 과제였다. 서로 미루다가 목소리 콘테스트를 통해 가장 목소리가 맑고 친절한 제호가 맡게 됐다. 쑥스러운 전화받기를 극복하기 위해 제호는 대본까지 만들어 ‘친절 상담’을 해 주위를 감동시키기도 했다. ‘내면이 약한 사람’이라고 자기를 소개하기도 했던 제호는 “자원봉사를 통해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에 자부심과 함께 마음의 힘이 붙는 것을 느꼈다”며 해맑은 웃음을 지었다.

힘쓰는 일은 자신에게 맡겨달라는 민준이는 만능 스포츠맨. 지난 겨울 산더미처럼 쌓인 저금통 작업을 하면서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을 터득해 뿌듯해 하고 있다. 경제 수업 시간에는 그렇게도 들어오지 않던 ‘분업’과 ‘특화’의 경제적 효율성과 가치가 현장 체험을 통해 피가 되고 살이 됐단다.

‘독수리 5형제’의 대장격인 한준이는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경험하고 느끼는 것들이 자신의 목표와 꿈을 더욱더 구체화시켜 준다”면서 일치감치 장래 목표를 세웠다. 진중하고 치밀한 자신의 성격으로 미뤄 ‘범죄심리분석관’에 잘 어울릴 것 같다는 한준이는 친구들과 함께 ‘나눔 클럽’을 만들 계획을 세웠다.
“많은 친구들이 나눔의 참맛을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희들도 처음에는 이 맛인줄 몰랐는데 꾸준히 하다 보니 ‘그래 이 맛이야’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맛이 뭐냐고요?”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기쁨. 함께 한다는 행복감.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 뭐 그런 거예요. 하루종일 책상에 앉아 있어봐요. 들어갔던 공부도 다시 튀어나와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책상에 오래 앉아 있는 사람들은 바로 고3 수험생들이 아닐까? 이들 ‘아름다운 재단’의 ‘독수리 5형제’는 ‘자원봉사’라는 독특한 방법으로 대입수험 준비라는 ‘지겨운 대장정’에 강약을 주며 활기를 얻고 있다. 이들은 이미 교과서에서 배워야 할 지식 이외에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삶의 지혜를 배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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