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봄, 첫 미팅의 설렘… [달콤 쌈싸레한 미팅 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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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6.03.30 09:03:12
  • 조회: 354
설렘의 계절. 누구에게나 봄은 있다. “내가 10년 전 봄에 첫 미팅을 나갔는데 말이야.” “그러니까 20년 전 봄이네, 첫 미팅에서 말이지….” 그리고 10년 후, 지금의 파릇한 대학 새내기들도 “우리땐 말이지”로 시작하는 이야기를 풀어놓을 것이다. 설렘의 추억은 언제나 ‘그때 그 봄’에서 출발한다. 방법과 형태는 다를지언정, 봄학기의 첫 미팅은 언제나 세대를 초월한 영원한 화두. 시대에 따른 미팅의 변천사를 살펴보자.



#70~80년대 초반: 미팅의 고전

먹고 놀 거리가 없었던 그 시절, ‘딸기밭 미팅’은 하루종일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코스였다. 날씨좋은 봄날이면 남학생들은 줄세운 기지바지, 여학생들은 ‘빼딱구두’에 미니스커트를 한껏 차려입고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접선’했다. 입장료만 내면 하루종일 밭의 딸기를 마음껏 먹을 수 있었다. 남학생들은 마음에 드는 여학생에게 플라스틱 바구니 한가득 딸기를 건네며 구애를 하곤 했다는데. 딸기철이 지나면 어떡하냐고? 복숭아밭 미팅, 배밭 미팅, 계절별로 과일은 많다.

음악다방도 빼놓을 수 없다. 대학생들은 원두커피 대신 초이스 커피를 블랙으로 마시며 분위기를 잡곤 했다.

이화여대 앞 ‘빠리다방’, 연세대 앞 ‘독수리다방’, 종로의 ‘모아다방’ 등은 지금까지도 전설적으로 회자되는 곳들. ‘희다방’도 유명했지만 그쪽은 주로 재수생들이 이용하던 곳이라 콧대높은 대학생들은 ‘물 흐리다’며 가지 않았다.

1980년대 초반엔 커피에 아이스크림 또는 생크림을 띄운 ‘비엔나커피’가 유행하기도 했는데 남학생들은 마음에 드는 여학생에게 잘 보이려고 먼저 비싼 ‘비엔나커피’를 주문하기도 했다. 단체미팅을 할 때는 학과대 학과 단위로 아예 다방 하나를 통째로 빌려 음악을 틀어놓고 당시 유행한 고고춤을 추다가 중간중간에 파트너끼리 어설픈 블루스를 추는 일명 ‘고고미팅’도 유행했다.



#80년대 중반~후반: 과도기

80년대 중반부터 원두커피를 파는 커피숍이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하더니 올림픽을 치른 88년 전후 급속도로 커피숍 문화가 발달하기 시작했다. 마음에 드는 미팅 파트너와 함께 분위기 있는 커피숍을 찾았다가 알코올 램프 위에 놓인 커피 중탕기를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 몰라 쩔쩔맸던 기억, 누구나 한둘쯤은 있을 것이다.

특히 이때는 70년대에서 넘어온 딸기밭 미팅이나 벚꽃철 야밤에 만나 함께 벚꽃길 아래를 거니는 ‘벚꽃야팅’ 등이 당시 신세대 트렌드인 커피숍과 혼재된 과도기였다. 해외여행이 자유화되면서 새로운 문화가 수입돼 들어오기 시작했지만 이때까지만해도 아직 고전적 낭만은 남아 있었다.



#90년대: 미팅의 이벤트화

90년대로 넘어가면서 미팅용어가 화려해지기 시작한다. 미팅 자체를 이벤트화해 ‘더욱더 재밌게’ ‘더욱더 스릴있게’를 추구했던 시기. ‘엘리베이터팅’ ‘노래방팅’ ‘고스톱팅’ ‘학력고사팅’ ‘작대기팅’ ‘피보기팅’…. 특히 채팅이 인기를 끌기 시작한 90년대 중후반부터는 ‘번개팅’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소지품 고르기’처럼 운명이 점지해준 파트너를 수동적으로 기다리던 시대는 끝났다. 파트너는 철저히 적극적인 선택에 의해 짝지어졌으며, 아무에게도 선택되지 못한 ‘폭탄’은 차값을 덤터기 쓰고 돌아가야 하는 잔인한 미팅도 성행했다. 이에 따라 파트너의 외모를 등급화하는 은어도 한층더 세밀하게 분화된다. 보드카(최고 수준)-에이스카-킹카-후지카(조금 후지지만 평균 수준)-조포카(조물주도 포기한 사람) 등이 그것이다.



#요즘: 최소비용, 최대효과

고등학교때 이미 이성친구는 졸업하고 오는 시대. 게다가 동호회 등으로 이성을 만날 기회가 더욱 많아져 이제 더이상 미팅은 ‘색다른 이벤트’가 아니다.

요란스럽게 짝을 정하는 것은 오히려 촌스러운 행동. 다대다 미팅은 그저 여럿이서 하루 재밌게 놀다오는 의미 정도에 불과하다. 대신 소개팅만은 확실한 사전작업을 거친다. 주선자를 통해 상대방의 얼굴이 찍힌 휴대폰 사진, 또는 미니홈피 등을 탐색한 후 아니다 싶으면 아예 애초부터 만나지 않는다.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노리는 셈.

채팅, 번개팅도 진화의 과정을 거쳤다. ‘세이큐피드’나 ‘사람바다’ 등에는 맞춤형 이상형을 찾는 싱글들로 붐빈다. 인터넷뿐 아니라 휴대전화를 이용한 ‘모바일 미팅’도 새로운 풍속도로 떠오르고 있다. 모바일 미팅 서비스는 콘텐츠 인기 순위에서 4~5위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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