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女心을 ‘훔치는’ 남자들[영역관념 깨고 맨파워 과시하는 ‘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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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6.03.20 09:24:22
  • 조회: 327
남성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이 바로 여성의 마음 아닐까. 여성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것에 호감을 갖는지 등은 대부분의 남성들이 알고 싶어하는 세계다. 그럼 여성들은 여성들의 마음을 잘 알까. 이론상으로는 쉽게 ‘그럴 것이다’라고 할 것 같은데 현실은 다른 것 같다. 의외로 여성보다 남성들이 더 여성의 심리를 잘 안다고 한다. 특히 패션, 미용, 디자인 분야에서 ‘남자의 힘’을 과시하는 예는 많다. 미용실에 가보면 남자 디자이너를 선호하는 여성들이 많고 실제로도 남자 머리는 여자 디자이너가, 여자 머리는 남자 디자이너가 잘 하는 예가 흔하다고 한다.



왜 그럴까? 단순히 이성을 선호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여성이 놓치는 여성의 매력을 남자들은 놓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같은 여자이기 때문에 무심히 흘려버릴 수 있는 매우 사소한 것이라도 이성의 눈에는 커다란 매력으로 비친다고 한다. 미처 몰랐던 작은 매력이 남자 디자이너의 감성에 포착되어 그 손을 거치면 새로운 스타일링 포인트가 된다. 특히 스타일에 민감한 여성 패션과 미용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 남자 디자이너들이 많은 것은 그 때문일 거라고 남자 디자이너들은 자평을 하기도 한다.

태평양 헤라의 매 시즌 컨셉트와 텍스추어, 디자인, 상품 구성 등 상품의 기획, 디자인, 제품 생산, 광고비주얼까지 방향성을 만들어내는 한창봉씨(36)는 브랜드 크리에이터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출발한 그는 유러피안스타일이라는 브랜드 컨셉트에 맞춰 국내 브랜드 최초로 프랑스의 유명한 메이크업 아티스트 다미앙 뒤프렌을 영입, 공동작업을 함으로써 오리지널리티를 높였다. 1년 4시즌을 두시즌씩 나누어 총괄하는 시스템은 한국적 기획과 프랑스적인 감성의 조합으로 많은 호응을 얻고 있으며 5년째 계속되고 있다.



임프레션 디자이너 윤종기씨(33)는 국내에서 몇 안되는 여성 속옷디자이너다. ‘남자 디자이너가 여성 속옷을 만드는 일은 다분히 비현실적이지 않을까, 아무래도 생산, 판매되는 상품성과는 무관하지 않을까’ 라는 상식적인 기우에 대답은 의외로 단순하면서도 명료했다. “다른 여성 디자이너들은 아무래도 여성 속옷이다보니 일상생활과 너무 밀접해 진보적인 제품보다는 실용적인 스타일로 흐르는 경향이 많죠. 자신도 모르게 그런 취향이 디자인에 연결되는 것 같아요.”



처음으로 여러가지 프린트와 소재의 천을 조각보 잇듯 패치워크한 브래지어, 도발적인 애니멀 프린트 등을 만들어낸 윤씨는 다른 여성 디자이너들이 시도하지 않은 과감한 디자인으로 판매율을 올리는 1등 공신이다. 과감한 디자인, 특히 도발적인 디자인은 용기가 없어 겉옷으로는 시도하지 못하지만 상대적으로 속옷을 선택, 대리만족하는 여자들이 많다고 한다. 그는 또 여자들은 때로 독특한 속옷을 구입함으로써 의외의 즐거움을 갖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루 평균 30명, 15년 작업에서 10만명이 족히 넘는 정도의 헤어스타일링을 한 3스토리 강성우 원장(35)은 도시적인 커리어우먼의 대명사가 되다시피한 ‘김남주 스타일’과 ‘김민정 스타일’을 만들어낸 주인공이다.

“미용실을 찾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변화를 원하죠. 그런데 자신의 헤어스타일에서 그다지 많은 변화가 되지 않았는데도 만족스러워해요. 정말 작은 부분, 다른 사람은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데 혼자 거슬려 하는 부분이 있어요. 그 부분만 바꾸어주면 대부분 만족해요.”



강원장은 ‘어울릴까’ 하는 고민보다는 ‘하고 싶은 스타일은 꼭 해보길’ 권한다. 안 어울리는 스타일이란 많지 않다는 것. 소화를 해내느냐 못해내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란다. “일반적으로 숱 없는 사람은 볼륨있는 웨이브를, 숱이 많은 사람은 차분한 스타일을 원하죠. 그런데 결점을 감추려고 억지로 볼륨을 주면 어떤 날은 스타일이 잘 살려지지만 어떤 날은 스타일이 잘 안나와서 스트레스 받는 경우가 더 많아요. 숱이 적다면 억지로 볼륨 스타일을 하기보다는 차라리 볼륨 없으면서 예쁜 스타일을 찾는 것이 훨씬 멋스럽죠.”



하루에 받는 전화만도 100여통 이상에 스케줄만 20~30개로 연예인 못지 않게 바쁜 남자. 정윤기씨(36). 남자 스타일리스트 1세대로 현재 우리나라 톱스타 중 그를 거치지 않은 연예인이 없다고 할 정도로 전성시대를 누리고 있다. 김혜수, 김희애, 고소영, 고현정, 김하늘, 김민희, 손예진, 권상우, 이병헌…. 그가 스타일링을 맡고 있는 스타들이다. 드라마 ‘아내’로 김희애의 성공적인 컴백을 도운 ‘김희애 스타일’이 바로 정윤기씨의 작품. 까다로운 여성 스타들의 취향을 만족시키며 스타일을 만들어내는 작업에 남자라는 것이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까? “동성끼리 보고 발견하지 못한 부분을 오히려 이성이 보고 바로잡을 수 있는 부분이 더 많답니다.” 그는 옷을 잘 입는 방법은 간단하면서도 기본적인 원리라고 설명한다. ‘누가 봐도 예쁘게 입는 것’ 그리고 ‘발상의 전환’을 첫번째로 꼽았다. “자신의 스타일에서 하나의 포인트만 줘도 스타일이 살아나죠.”

각기 다른 별에서 왔다는 여자와 남자의 생각의 차이, 표현의 차이를 감성으로 좁힌 남자 디자이너들은 두 별의 언어 영역을 모두 익힌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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