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천사 날개’ 달았으니 사업도 날개 달겠죠[‘천사기업 1호’K&C 허철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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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6.02.08 09:12:15
  • 조회: 410
천사기업 1호, ‘K&C’ 허철 사장(45)은 참 신기한 사람이다. 자신이 개발한 특허상품을 설명하느라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내는 거야 당연하다 치자. 그는 앞으로 회사수익의 10%를 사회환원 하겠노라 말할 때도 똑같은 열성으로 열변을 토해냈다. 기업의 기부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갖가지 ‘특허감’ 아이디어들을 늘어놓으면서. ‘K&C’는 천사운동본부와 함께 빈곤층을 돕기로 한 ‘천사기업 1호’이다.

허사장이 개발한 특허상품은 근골격계 질환을 치료·예방하는 키보드 트레이. 미국과 유럽엔 이미 보편화돼 있지만 아시아에선, 심지어 일본에서조차 아직 아무도 개발하지 못했다. 허사장이 유일한 선두주자인 셈이다.
평범한 사무직 직원이었던 그가 키보드 트레이에 관심을 갖게 된 과정은 필연적이다. 컴퓨터를 끼고 사는 사무직이라면 누구나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이 근골격계 질환 아닌가. 언제부턴가 결리기 시작한 그의 어깨. 나중엔 앉아서 키보드에 손을 올려놓는 것조차 너무 아파 엉거주춤 서서 자판을 두드려야 했다.

미국지사에서 근무하던 2001년, 그를 본 미국인 친구가 혀를 찼다. “키보드 트레이를 쓰면 되지 왜 고생을 사서하느냐”고. 컴퓨터 작업을 할 때 팔꿈치 각도는 90도 이상, 어깨와 허리 사이 각도는 100~110도가 돼야 근골격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키보드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키보드 트레이를 쓰면 이런 자세가 자연스럽게 가능해진다.
‘인터넷 강국’인 한국의 키보드 트레이를 구경하고 싶다는 미국 친구의 부탁을 받아 귀국 후 백방으로 수소문에 나섰다. 그러나 한국제품은 없었다. 수입품 또는 미국·유럽의 1990년대 구형 트레이를 본뜬 불법복제품 외에는.

‘그래, 내가 만들어서 보내주자’ 싶었다. 그 길로 회사에 사표를 내고 키보드 트레이 개발을 시작했다. 경영학을 전공하고 사무직 화이트칼라로만 일해왔던 그에겐 엄청난 모험이었다. 외국제품을 분해도 해보고 재조립도 해보고, 밤에는 끌어안고 자기 일쑤. 그러나 개발에 성공했다 싶으면, 그때마다 외국에서 출원된 특허에 걸렸다. “복잡한 제품은 차라리 쉬워요. 키보드 높낮이 조절이란 간단한 기술을 기존 특허를 피해 만들려고 하니 힘든거죠.”

드디어 개발에 성공, 특허를 출원하던 날 그는 밤에 혼자 만세를 불렀다. 회사를 그만두고 2년 만에 거둔 결실이었다. 그리고 지난 12월, 그는 또한번 만세를 불러야 했다. ‘WIPO(세계지적재산권기구) 사무총장상’이란 큰 상까지 받게 된 것. 독창적인 미끄럼틀 연결방식에, 고장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이 인정받았다.

‘K&C’가 올해 첫 흑자를 내면 허사장은 할일이 참 많다. 일단 빚도 갚아야 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한턱도 쏴야 하고, 무엇보다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된다. 바로 수익의 10%를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약속이다. “사실 처음 회사 만들 때 그 내용을 정관에 넣으려고 했어요. 주위에서 나중에 상장하거나 M&A를 하게 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참으라고 말려서 보류했지만.” 대신 그는 기회가 닿을 때마다 여기저기 자기 입으로 소문을 내고 다닌다. 혹시라도 나중에 큰 돈을 만지게 되면 마음이 바뀌게 될까봐서다.

평소 형·아우 하고 지내는 서울 천사운동본부 백두원 사무국장에게 ‘천사기업’이란 아이디어를 먼저 낸 것도 그이다. “개인이 후원할 수 있는 돈은 얼마 되지 않잖아요. 기업차원에서 많이 돕는 분위기가 돼야죠.” 천사기업 1호를 자처하고 나선 것도 모자라 ‘5호담당제’ 개념을 도입, 주변에 친한 다른 기업 사장 5명도 책임지고 맡아 기부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각오도 다진다.

“앞으로 우리 회사를 인간공학전문회사로 성장시켜나가는 게 제 꿈입니다. 인간을 위한 가구를 만들고, 인간을 위해 이익을 환원하는 그런 회사로 말이에요.”
‘K&C’란 회사 이름은 ‘키보드 트레이 앤 컴퍼니’의 약자. 그러나 그는 나중에 꿈을 이루면 그 뜻을 ‘코리아 넘버원 앤 컴퍼니’로 바꿀 것이라며 쑥스럽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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