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가지말래도 가려는 현역복무 면제자들의 봉사 모임[키다리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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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5.12.26 09:10:55
  • 조회: 401
가능하다면 군대에 가지 않으려고 하는 게 젊은이들의 마음일 게다. 부모들도 자녀가 군대에 가더라도 되도록 편안하고 위험이 적은 곳에서 근무하기를 바란다. 물론 조국을 위해 기꺼이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이들 또한 많지만….

‘키다리 아저씨’ 회원들. 왼쪽부터 곽동혁·박병호·김진아·조정식·박신헌·김영지씨. ‘키다리 아저씨’(회장 김영근)라는 자원봉사 모임은 이러한 세태와는 다르다. 그도 그럴 것이 현역 군복무를 면제받은 병역 4급자들이 수술을 해서라도 기어이 군대에 가겠다고 나선 이들의 모임이기 때문. 말하자면 이들은 공익근무 등 ‘편안하고 덜 위험하게’ 병역의무를 다할 수 있는데도 특수부대나 해병대 등 군기가 센 현역근무를 자원한 것이다. 더욱이 ‘키다리 아저씨’는 군대를 자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군대에 가기 전이나 제대 후에는 소외되고 힘들게 살아가는 이웃들에게 자원봉사를 해주는 ‘특수임무’까지 자청해 더 화제가 되고 있다.

‘키다리 아저씨’는 경향신문이 후원한 ‘슈퍼강군만들기(www.ganggun.com)’에서 무료 수술을 받은 후 입대전후에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지난해 만들어졌다. 그동안 수술을 한 이들은 100명 정도. 물론 ‘강제력’이 없어 이들 가운데 일부는 수술혜택만 받고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얌체족도 있지만, 대부분 현역입대했거나 대기 중이다. 이들은 사회를 통해 혜택을 받은 만큼 사회에 봉사활동으로 보답하자는 취지에서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오는 27일 특수부대 UDT 신체검사 테스트를 앞두고 있는 곽동혁씨(21)는 2급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2급으로서는 특수부대 지원을 할 수 없어 수술을 받고 1급시력을 되찾았다. 그는 “부모님께서는 걱정하고 계시지만 강해지고 싶어 특수부대를 지원했다”면서 “꼭 테스트를 통과하고 싶다”고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조정식씨(21)는 해병대 지원자. 그 역시 시력이 좋지 않아 공익근무 판정을 받아 해병대 지원을 포기했었다. 그러다 병무청에 문의를 하면서 ‘슈퍼강군만들기’에서 무료 수술을 해준다는 정보를 얻고 신청을 했는데, 운좋게 수술혜택을 받았다. 요즘에는 해병대 지원자가 쇄도해 경쟁률이 높은 상태. 그는 2월에 최종발표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해병대로 뽑히면 3월에 입대할 예정이다.

박병호씨(23)도 시력교정 수술을 받고 9월25일 카투사 입대를 기다리고 있다. 집안형편상 학원에 다니거나 해외연수를 하면서 영어공부를 할 수 없는 박씨. 카투사 지원 동기는 바로 영어공부 때문이다. 카투사 입대를 준비 중이었는데 뜻밖에도 4급판정을 받은 그는 무료수술 덕분에 ‘병역의무를 다하면서 공짜로 영어공부를 할 수 있는’ 카투사에 다시 지원할 수 있었다. 그가 영어공부를 하는 이유는 연극을 하기 위해서다. 세계적인 연극배우로 미국의 브로드웨이에 서는 게 꿈이다.

‘키다리 아저씨’ 모임에는 이들뿐만 아니라 현역병과 예비역, 여성들도 활동하고 있다. 예비역 중위인 박신헌씨(35)의 경우 요즘 세태와는 다른 젊은이들의 의지를 접하고서 이 모임의 후원자로 나섰다. 제대후 2년여동안 한국SOS어린이마을에서 봉사활동을 했던 그는 “군대가는 게 행복하다”는 이들을 보면서 이들의 후원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최근에는 소년가장에게 1백만원을 후원하는가 하면 4가정에 김장김치를 담가주기도 했다.
김영지(25·대학원생)·김진아(19·고3)씨는 이 모임의 ‘감초’인 여성회원. 남자가 대부분인 이 모임에서 이들은 남자들이 입대한 동안의 공백을 메워주는 역할을 한다. 남자들이 모두 군대에 입대하면 봉사활동할 회원이 부족한 실정. 이 모임의 취지를 알고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남자들이 할 수 없는 부분을 찾아 봉사하겠다”고 한다.

‘키다리 아저씨’ 모임은 최근 입학금 때문에 대학진학을 포기한 한 여고생을 위해 ‘3백만원 장학금만들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박신헌씨는 “병역의 의무를 수행하는 것과 봉사활동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점에서 그 정신은 같다”며 “국방의 의무를 소중히 여김과 동시에 사회봉사에 힘쓰려 노력하는 ‘키다리 아저씨’를 통해 사회가 더욱 밝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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