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Happy Party[김성희씨의 ‘홈파티 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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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5.12.13 09:22:01
  • 조회: 284
▶AM8:00
프리랜서 한주연씨(31·여)는 오전 중 처리해야 할 업무 때문에 외출 준비를 하고 있다. 거울 앞에서 꼼꼼히 마무리를 하고 집을 나서려는 순간. 아차, 오후엔 성희의 홈파티에 참석하기로 했었지. 한씨는 다시 옷장 문을 열어 분홍색 스카프 한장을 목에 두른다. 거울 앞에서 매무새를 단장하고 싱긋 웃는 그녀. 자, 이걸로 파티참석 준비 완료!

▶AM9:30
“조용조용! 이건 영어로 뭐라고 읽을까요?” 유치원 영어강사 이정재씨(29·여), 천방지축 꼬마악동들 앞에서 열심히 수업중이다. 감기기운이 있는지, 목도 칼칼하고 오늘따라 영 상태가 별로다. 그 순간 힐끗 자신의 핑크빛 니트 상의를 내려다 보는 이씨. 갑자기 오후에 참석할 파티 생각에 혼자 슬며시 뜻모를 미소를 짓는다. 그렇다. 오늘 파티의 드레스 코드는 바로 ‘핑크’.

▶AM10:00
한편 파티 여주인공 김성희씨는 집안을 청소한 후 시계를 본다. 파티 시간인 오후 2시까지 남은 시간은 4시간 정도. 자, 이제 슬슬 준비를 시작해볼까?
이번 파티 데커레이션의 성패는 ‘핑크색’을 어떻게 돋보이게 하느냐에 달려있다. 거실 구석에 잠자고 있던 분홍장미 조화를 테이블 센터피스로 꾸몄다. 마침 얼마전 다시 맞춘 겨울용 커튼도 분홍색 계열. 이제 식탁에 놓을 음식들을 사러 갈 차례다.

▶PM12:05
장을 보고 돌아온 김씨, 쇼핑백을 하나둘 펼친다. 먼저 꺼내든 건 ‘○○도너츠’에서 산 핑크빛 초콜릿을 입힌 하트모양 도너츠. 컬러 프린터로 미리 뽑아놓은 네임카드를 막대에 붙여 도너츠 위에 꽂아놓았다. ‘파티’를 위해선 아무리 편한 친구들끼리라도 네임카드 같은 자그마한 격식이 필요한 법.
그는 찬장에서 지난번 홈파티때 썼던 유리볼 3개를 꺼냈다. 강남 고속터미널 지하상가에서 개당 3,000원씩 주고 산 것들이다. 한번 사두니 파티 때마다 요긴하게 꺼내쓴다. 색감을 위해 물 대신 딸기 웰치스를 붓고 작은 초를 동동 띄웠다. 다른 유리볼엔 제과점에서 사온 빨강·분홍 캔디를 가득 채웠다. 그리고 와인잔엔 알코올을 좋아하지 않는 친구들을 위해 술 대신 딸기우유를 담았다. 의외로 그럴 듯하다.
그럼 도대체 메인요리는 언제 만드냐고? 신세대 주부인 그녀가 번거롭게 손이 많이 가는 방식을 택할 리 없다. 백화점 푸드코트를 십분 활용했다. 바삭바삭한 새우튀김, 먹음직스러운 닭다리, 한입에 쏙 들어갈 미트볼. 조금씩 가짓수 다양하게 준비하려면 차라리 직접 만드는 것보다 이 방법이 비용 대비 효과적이다.
마지막으로 포크 손잡이에 핑크색 벨벳리본을 센스있게 묶어 예쁜 무늬 냅킨 위에 곱게 올려놓는다. 식탁 빈 공간과 유리볼 안에 분홍장미 꽃잎을 몇조각 흩뜨려주고, 색색 막대사탕으로 마지막 포인트를 주면 이제 준비 끝. 핑크색 원피스로 갈아입고 손님 맞을 차례다.

▶PM2:00
‘딩동’ 드디어 첫번째 벨소리. 분홍색 스커트를 입은 권미애씨(25·여)가 도착했다. 김씨가 그녀의 네임카드 앞으로 에스코트하자 권씨가 흐뭇한 웃음을 감추지 못한다. “어머~ 이 분홍색 하트 도너츠 너무 귀엽다. 머리 좀 썼네?”
뒤이어 도착한 이씨와 한씨. “나 분홍색 옷 입으면 뚱뚱해 보이는데, 하필이면 핑크 코드라니. 다음번 우리집 홈파티는 무조건 블랙이야.” 이씨의 투정에 모두들 한바탕 깔깔대고 웃는다.
BGM으로 흥겨운 크리스마스 캐럴이 깔리고, 분위기 탄 김씨가 지난해 크리스마스때 케이크를 사고 사은품으로 받은 천사날개를 꺼내온다. “유치해~”라면서도 서로 한번씩 등에 달아보려고 아우성.

▶PM6:00
접시가 슬슬 바닥을 보이고, 어느덧 집에 돌아가야 할 시간. 현관 옆 작은 보조 테이블에는 예쁘게 포장된 쿠키박스가 놓여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패브리즈와 향수까지. 패브리즈로 음식냄새를 없앤 후 그 위에 향수를 살짝 뿌려 은은한 파티 향기를 실어가라는 센스있는 배려다.
이른 아침, 각자의 집에서 핑크빛 코디를 준비하면서부터 시작된 작은 홈파티는 향수 냄새가 다 가실 때까지, 집으로 돌아가 이 쿠키를 다 먹을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홈파티가 선사해준 ‘핑크빛 하루’의 즐거움은 24시간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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