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고객이 메뉴를 볼때 고객의 마음을 보라[패밀리 레스토랑 서버 체험]

    이 게시글을 알리기 tweet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5.12.05 08:53:02
  • 조회: 745
‘아’ 다르고 ‘어’ 다르다 했다. 음식점에서 손님한테 주문받을 때도 그렇다. “손님, 메뉴 정하셨어요?” 이건 꼭 빨리 주문하라고 재촉하는 것 같다. 부드럽게, 웃으면서 “손님, 주문 도와드릴까요?”라고 물어야지.

이런 ‘대화의 기술’은 거저 나오는 게 아니다. 서비스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해야 가능한 것. 이 분야의 선두주자는 패밀리 레스토랑들이다. 독자적인 서비스 매뉴얼까지 개발해 종업원을 교육하고 있다.



#‘1일사관생도’로 입학

‘윈도(window)는 음식이 나오는 곳, 4top은 4인용 테이블….’ 지난 밤에 외운 단어를 속으로 점검해본다. 모든 신입사원은 이 레스토랑에서만 쓰는 전문용어(?)를 입사 전에 숙지해야 한다. 그래야 선배들과 원활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으므로.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일까. 의학용어처럼 어렵기만 하다.

“유니폼 갈아 입었으면 따라오세요. 인사부터 배우겠습니다.” 트레이너 김태연씨를 따라 음식점 문 앞에 섰다. 손님이 들어서자마자 처음으로 종업원과 만나는 곳. 영업장에 대한 첫 인상이 결정되는 순간이다. 밝은 얼굴로 인사해야 한다. 사람을 기분좋게 한다는 ‘솔’ 높이의 음이면 더욱 훌륭하다. “어서오세요! 두분이세요? 안쪽으로 모시겠습니다.”

애석하게도 성씨는 고객을 안쪽으로 모실 수 없었다. 매장 안의 테이블 배치를 미처 외우지 못한 탓이다. 선배가 ‘7번 테이블로 안내하라’고 좌석을 배정했는데 10번으로 안내하면 난감한 일이다. 3번 테이블 음식을 1번에 배달해도 낭패다. 그래서 레스토랑은 신참에게 처음 몇달간 자리 안내만 하도록 한다. 각 테이블의 위치를 눈감고 그릴 수 있을 때까지 반복 훈련하는 것.

이날 하루 동안 용어 외워, 테이블 외워, 음식 이름 외워…. 평소 주입식 암기는 문제없다고 자부했건만 과연 실전에서 제대로 해낼 수 있을까. 혹시라도 자신의 실수 때문에 고객 불만이 접수될까봐 떨린다.



#고객이 OK할 때까지

“저기요~ 디저트 메뉴판 갖다주세요.” “여기 오이피클 더 주세요.” “커피 좀 주시겠어요?” 이쪽 테이블에서 돌아서면 저쪽 테이블에서 부르고 저쪽 손님 해결하면 이쪽 손님이 불만이다. 종업원 한명이 담당하는 테이블은 보통 4개. 그깟 4개쯤이야, 자신감으로 무장하고 음식 나오는 대로 나르면 될 거라 예상했는데 이거 생각보다 만만찮다. 게다가 요즘 손님 수준이 좀 높은가. 특히 패밀리 레스토랑을 업체별로 섭렵한 젊은 고객들은 아는 게 많아서 요구하는 것도 많다. 그래서 성씨는 결심했다. ‘내가 선수쳐야지~.’

“지금 선택하신 메뉴에 3,000원만 추가하시면 따끈따끈하고 달콤한 통고구마를 함께 맛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은 브로콜리 수프가 좋습니다. 고소한 감자 수프도 준비되어 있고요.” 집에서 미리 대사를 외우기라도 했단 말인가. 주문받는 순간이 오자 달변으로 돌변했다. 손님의 시선이 메뉴판에 가서 닿을 때마다 쉬지 않고 설명을 쏟아놓는다. 메뉴에 대한 고객의 질문에 실수 없이 답변한 덕분에 손님들은 그가 왕초보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고 믿도록 하자).

한때 패밀리 레스토랑의 유별난 채용방식이 화제가 됐다. 면접에서 춤과 노래 등 개인기를 뽐내는 지원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기가 부족하다고 망설일 필요는 없다.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순발력과 친화력에 높은 점수를 준다.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고 조리학과를 나오지 않아도 주방에서 일할 수 있다. 매장별로 결원이 있으면 수시 채용하고 분기마다 공채도 있다.

  • 이글은 실명인증이 완료된 회원이 작성한 글입니다.
  • 목록으로
  • 글수정
  • 글삭제
  • tweet tweet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글쓴이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