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직장에서도 한 이불 덮어요[홈쇼핑 부부모델 1호 노경남·한주연 커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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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5.11.23 09:14:32
  • 조회: 479
첫 만남이 침대 위에서였다. 스물여섯, 스물셋. 선남선녀라며, 잘 어울린다며 남들이 부추길 때 속이 탔던 두 사람. 남자친구 여자친구가 버젓이 있는데도 두 사람은 그후로도 침대에서의 만남을 자주 가졌다. 공인된 ‘불륜’을 하루에도 몇번씩 능청스럽게 해낸 깜찍한 선남선녀 커플의 결말은 해피엔딩으로 현재까지 진행형이다.

탤런트 지망생이었던 한주연씨(26)는 미용모델로 가끔씩 홈쇼핑을 찾았다. 그러던 어느날 침구류 모델을 하게 되었는데 첫 출연이 노경남씨(29) 아내역이었다. 오누이처럼 닮은 두 사람은 침구류 광고가 시작되면 언제나 자연스러운 부부가 되었다. 그렇게 몇개월이 지나면서 잘 짜여진 각본처럼 그들의 남자친구 여자친구는 제각각 갈길을 가버렸다.
처음 만난 날 침대 위에서도 무덤덤했던 노경남씨는 어느날, 한주연씨의 화장기 없는 얼굴에 그만 반해버렸다. 그리고 생방송 중 연기를 가장한 그의 기습 뽀뽀가 단행됐다. 식료품 광고였는데 남편이 사랑스럽게 아내를 바라보며 음식을 먹여주는 장면에서 오버 액션을 한 것이다. 생방송 중이라 성공률은 이미 보장되어 있었다.

그렇게 홈쇼핑 부부 모델 1호가 탄생되었다.
성실, 근면, 부지런함까지 갖춘 남편, 그 남편을 꽉 잡고 사는 똑똑한 아내. 한주연씨도 딱 하나 남편의 동의가 없으면 절대 못하는 일이 생겼다. 아는 것이 병이라고 홈쇼핑 모델을 하다보니 주부 눈에는 싸고 좋은 물건이 쏙쏙 들어오기 마련이다. 00에서 사면 얼마인데 지금 판매가가 00라면? 그녀가 황급히 남편을 찾는다.
“오빠 저거 사면 안돼?”
“있잖아~”
“진짜 좋은건데 너무 싸게 나왔어.”
결혼 때 시아버지가 사 준 가구를 제외하곤 그녀의 집에 있는 물건은 모두 홈쇼핑에서 구입한 제품들이다. 촬영하며, 집에서는 모니터하며 하루 종일 홈쇼핑 속에 사는 두 사람은 홈쇼핑 제품에 중독됐다. 백화점이나 일반 매장에 가서는 도무지 제가격을 주고 사는 건지 확신이 안서서 물건을 못사게 되었단다. 홈쇼핑이 등장하면서 ‘지름신이 왔다’ ‘쇼핑 중독이다’ 말들이 많지만 두 사람은 제대로 알뜰하게 홈쇼핑에 중독됐다. 생필품은 홈쇼핑을 이용하면 편하고 싸다는 것. 특히 침구류는 홈쇼핑이 단연 최고라 한다. 문제는 가전 제품이다. 계속 좋은 기능이 추가되어 신제품이 나오는 것이다. 그것만 참아주면 쇼핑중독은 걱정할 게 없다고.

노경남씨는 홈쇼핑 모델 경력 7년. 부부 모델이 되고 나서 더 바빠졌다. 비데나 족욕기 등 자연스러운 부부 연기가 필요한 제품들이 자꾸 많아지기 때문이다. 하루에 두번씩 출근하는 날도 있어 부부로, 또 패션 모델로 한 달에 출근을 30~40번. 현대 홈쇼핑의 직원처럼 출근도장을 찍는다. 출연 횟수는 바로 수입이다. 부부 모델로 출연하면 안팎으로 들어오는 모델료가 두 배다. 얼마전엔 둘째를 출산한 아내와 아이와 함께 온가족이 모델로 나선 적도 있다. 모델료는 다른 일들보다 작은 편이지만 매일매일 출근하는 게 좋아서, 아내와 함께여서 홈쇼핑 최고의 모델로 현대 홈쇼핑의 채널을 지키고 있다.

촬영시작 5분전, 핑크색으로 옷을 갈아입은 두 사람이 침대 위로 올라가서 이런저런 닭살스런 포즈를 맞춰본다.
“집에 가서 해.”
“눈꼴셔.’
4년전, 노경남 한주연 커플이 부부 모델로 처음 침대에서 만났을 때, 좀 더 자연스럽게 해봐라며 이것저것 주문하던 노총각 PD들이 이젠 그들의 닭살 연기를 뜯어말린다. 그럴수록 그들의 포즈는 더 요란해진다. 아내가 출산으로 방송을 쉴 때 말고는 스물네시간을 저당잡힌 남자. 집에서나 직장에서나 한 여자만 보고 사는 그는 그 여자 때문에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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