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옷 아닌 여자를 살려주는 디자이너 조성경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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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5.11.07 09:06:00
  • 조회: 417
“사람들 옷 입는 것을 보면 예전보다 굉장히 용기있어요. 그런데 자신에 대한 파악이 안되어 있는 것 같아요. 사람보다 입고 있는 옷이나 가방이 더 돋보일 때 너무 안타깝죠. 붙잡고 얘기해주고 싶을 때가 많아요.”
아티스트가 아니라 상업디자이너라고 명쾌하게 자신을 소개하는 조성경씨(36). 사람들에게 옷 입히는 사람임을 강조하는 그녀는 파리 에스모드에서 트렌드 분석을 전공했다. 파리에서 런칭한 ‘조성경’ 브랜드를 2003년 ‘라뚤 바이 조성경’으로 한국시장에도 내놓았다. 라뚤의 대표디자이너보다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 김정은의 하늘하늘한 실크 원피스나 ‘패션 70’의 복고풍 의상 제작과 영화 ‘친절한 금자씨’의 옷을 만든 사람으로 더 유명하다.

“초등학생들이 아바타 게임에서 내 옷을 만들어서 옷 입히기 게임하고 있는 거예요. 신기한 거 있죠. 드라마나 영화의 힘이 얼마나 큰지…. 초등학생이 알아보는 라뚤 조성경, 재밌죠.”
사랑스러운 여자, 여자를 가장 돋보이게 하는 옷이 라뚤의 컨셉트다. ‘라뚤’은 불어로 발레리나가 공연할 때 입는 의상의 레이스를 뜻한다. 매장은 브랜드 이름에 딱 맞아떨어지는 발레리나 방. 꽃무늬 벽과 작은 샹들리에, 선반 위에 올려져 있는 발레리나의 슈즈, 작은 콘솔…. 고급스러우면서 아기자기한 공간을 드라마 촬영 장소로 빌려주다 드라마 의상까지 제작하게 됐다. ‘인어아가씨’에서 화려한 여배우 역을 맡은 한혜숙이 극중에서 자주 찾은 의상실이 바로 라뚤의 첫 매장이었다.

‘파리의 연인’ 드레스는 프랑스 촬영 출발 이틀 전에 김정은의 사이즈를 재고 밤을 세워 완성한 옷이다. 아쉬움은 있었지만 드레스를 주문하는 사람도 종종 있었다. 크리스마스 시즌엔 드레스도 2~3벌 만들 예정이다. 드라마 ‘패션 70’의 주인공 김민정은 연기 안했으면 디자이너했을 거라며 자주 매장에 들렀고 결국 ‘70년대의 나’로 컨셉트를 잡아 ‘패션 70’의 김민정 옷을 만들었다. 영화 ‘소년, 천국에 가다’의 염정아 옷도 만들었고 ‘사생결단’의 추자연 의상도 제작할 예정이다.
“드라마나 영화의 여주인공은 대부분 선망의 대상이죠. 라뚤 컨셉트와 상관없이 주인공이 돋보이게 만들어요. 영화 ‘친절한 금자씨’는 코트 하나만 제작해 줬는데 이상하게도 문의 전화가 많았어요. 나중에야 ‘…금자씨’ 의상팀이 라뚤 스타일로 의상 컨셉트를 잡았다더군요.”

제작하는 의상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인기를 끄는 조성경. 영화나 드라마 제작진들에게는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그녀는 계속되는 의상 제작 의뢰로 시나리오 검토까지, 일이 하나 더 늘었다. 서울을 비롯, 부산·대전·성남 등 7개의 매장을 만들었고, 대형마트에서 의뢰받은 브랜드 기획도 진행중이다. 그리고 상하이를 시작으로 중국 진출도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오전 9시에 출근을 하지만 저녁 8시, 직원들이 퇴근하고 나서야 그녀의 일은 시작된다. 드라마나 영화 의상 기획도 하고 라뚤 의상 디자인이나 소재 개발도 한다. 한 밤에 퇴근해서도 트렌디한 드라마 재방송을 보고 새벽 서너시에 하루 일과를 끝낸다. 토요일엔 빠짐없이 백화점 매장에서 고객이나 아이 쇼핑하는 사람까지, 스타일 코디를 해준다. 일요일은 멋쟁이들이 많이 지나가는 커피전문점에서 커피와 베이글로 느긋하게 아침을 즐긴다. 최소 2시간 정도는 사람 구경을 한다. 1주일치 엔돌핀이 만들어지는 시간이다. 지나가는 멋쟁이들 점수 매기고 베스트 드레서 뽑고. 덕분에 요즈음 신세대의 변화를 놓치지 않고 읽을 수 있다고 한다.

“옷 입고 만들고 남들 입히고, 옷 참 좋아하죠. 그런데 꽃도 좋아해요. 사고 꽂고 장식하고 마시고… 꽃을 주제로 한 라이프스타일 공간인 ‘플라워스토리 바이 라뚤’도 만들거예요.”
패션디자이너기보다 라이프 스타일리스트를 꿈꾸는 조성경씨의 1주일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그녀의 목표 지점을 향해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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