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저, 별과 바람났다우”[‘별똥별 아줌마’이지유씨 별난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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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5.11.07 09:05:12
  • 조회: 471


‘아줌마’와 ‘과학’. 보통사람들의 상식으로 보면 서로 다른 별나라만큼이나 까마득한 관계 같다. 그런데 이런 ‘관념’이 잘못됐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과학을 ‘주무르는’ 아줌마가 있다. 과학을 마치 옛날이야기처럼 술술 풀어내는 솜씨로 수만명의 학생, 학부모 팬을 몰고 다니는 이 아줌마의 별명은 ‘별똥별아줌마’. 대전시 전민동에 사는 이지유씨(40)가 그 주인공이다.



이씨는 ‘별똥별아줌마가 들려주는 우주이야기’ ‘별똥별아줌마가 들려주는 화산 이야기’ ‘별똥별 아줌마 우주로 날아가다’ 등 어린이들을 위한 과학책인 별똥별아줌마 시리즈를 쓰고 있다. 어린이 신문의 과학코너와 어린이용 과학잡지에 연재도 하며 학부모,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도 한다.



서울대학교 지구과학교육과를 나와 중학교 과학교사로 2년 동안 근무한 뒤 서울대 천문학과 석사과정을 마친 전문가. 아는 것도 많은데 맛깔난 말솜씨, 글솜씨가 더욱 놀랍다. ‘과학 하면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과학은 쉬운 것’이라고 가르치는 것이 특기다. 그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은 진짜 어려운 과학을 하나도 어렵지 않게 여긴다. 그의 글중 ‘우리은하 너희은하’란 이야기는 초등학교 6학년 읽기 교과서에도 실렸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꿈이 천문학자였어요. 백과사전을 보다가 태양보다 3,000배가 큰 거성이 있다는 대목에 맘이 뺏겼죠. ‘대체 얼마나 큰 걸까’ 하고….”



중간에 생물학자, 의사, 피아니스트로 꿈이 바뀌었지만 결국 대학 입학땐 어렸을 때의 꿈을 선택했다. 그런데 애초 가졌던 기대가 오래지 않아 깨졌단다. 넓은 우주를 배우면 참 멋있겠다고 ‘철학으로서의 우주’를 생각했는데 실제로 접한 천문학은 수학과 물리학 지식이 필요한 과학이었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결혼과 출산이 겹치며 언제부턴가 천문학자로서의 꿈을 접고 두 아이의 엄마로만 살아 왔다.



그런데 우연히 ‘별똥별아줌마’로 변신할 기회가 왔다. 남편 일을 따라 경북 영천 지방에서 지낼 때 여러 동화책을 읽고 함께 얘기하는 동화 읽는 어른 모임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이씨는 이 모임에 참여하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다. 특히 모임에서 추천한 어린이신문에 시선이 ‘팍 꽂혔다’.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과학글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런 이런 글을 쓸 수 있다’고 팩스를 보낸 것이 시작이었지요. ‘별똥별아줌마’라는 별명으로 연재한 글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책도 쓰고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됐거든요.”

아줌마의 글들은 과학적인 상식을 나열한 일반 과학책들과 달랐다. 가령 이런 식이다. ‘별똥별아줌마가 들려주는 우주이야기’의 첫장은 ‘천문대 가는 날’부터 시작한다. 첫 대목은 ‘민지 엄마는 시장갈 때 쓰는 가방에 오늘 저녁 식사로 구워먹을 돼지목살과 쌈장, 오이, 상추를 챙겨넣었어요… 보현산에서 일하는 천문학자인 민지 아빠가 오늘 숙직이거든요….’



나머지 책들도 마찬가지다. 책 대부분이 가족들과 함께, 혹은 이씨가 직접 경험한 이야기다. 아줌마가 직접 그린 그림에 민지, 민우 두 남매와 남편 사진까지 붙어있는 책들은 마치 메모장 같기도 하다. “발로 뛰는 글을 써야 공감할 수 있는 글이 된다”고 생각하는 아줌마. 그래서인지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내가 직접 경험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또 한가지, 과학을 다뤘지만 과학책만은 아니다. 아줌마의 오랜 생각과 느낀 점들도 일기처럼 적어 놨기 때문이다. 이씨는 가끔씩 “좋은 학교 나오고 공부 그만큼 했으면 이젠 성인용 책 내지?” 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그는 뭘 모르는 말이라고 한다. 쉬운 말로 아이들을 이해시킬 수 있는 기술이 실은 훨씬 더 고단수라는 것을 그는 안다.



마음이 가는 일을 ○○○다 보니 어느덧 ‘과학 저술가’라는 호칭을 얻게 됐다. 딱 맞는 표현이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모든 분야를 돌아 별똥별아줌마 과학시리즈를 완성하는 일. 그는 쉽고 재미있는 과학책을 통해 과학자와 대중 사이에 다리를 놓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한다.

“내가 여자이고 애엄마고 과학공부했다는 게 좀 특이하잖아요. 오히려 대부분의 과학자가 남성들인 상황에서 남들이 보지 않는 면을 접할 수 있는 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또 여러 방면을 집적대며 잔관심 많은 제 기질도 이 일에 딱 맞고요.”



오늘도 별똥별아줌마는 호기심 가득한 동글동글한 눈빛으로 듣고 싶은 강연도 찾아다니고 이 연구소, 저 연구소 마실도 다니며 아이들에게 들려줄 재미난 얘깃거리를 챙긴다. 마치 어머니가 아이들을 위해 시장에서 갖가지 찬거리를 마련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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