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머리핀에 感이 꽂힌 男子 [헤어액세서리 전문 브랜드 ‘인다’ 이은영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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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5.11.01 08:55:31
  • 조회: 410
귀엽고 여성스러운 이미지를 표현하는 데 ‘머리핀’만한 게 없다. 목걸이, 귀고리, 팔찌를 한 남자는 봤어도 ‘머리핀’을 꽂은 남자를 못본 걸 봐서 ‘머리핀’은 여자들만의 액세서리임에 틀림없다. 여자들만의, 여자들을 위한 액세서리 ‘머리핀’에 대해 할 말이 많다는 남자가 있다. 헤어액세서리 전문 브랜드 ‘인다(Indah)’의 대표 이은영씨(40)다. 이씨는 자신의 이름 앞에 꼭 ‘핀 좀 아는 남자’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그만큼 핀에 대해 할 말과 애정이 많다.

IMF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던 1998년 무렵 이씨는 여행 관련 일을 하다가 그만두었다. 돈도 없고, 아는 것도 없고…. 장사를 배울 생각으로 동대문시장 구두 도매상 점원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누가 장사의 노하우를 알려주는 것도 아니고, 어깨 너머로 본 구두장사는 어렵고 가능성이 없어 보였다. 그때 눈에 띈 것이 머리핀. 머리핀의 작은 보석 알갱이가 ‘반짝이는 희망’으로 보였다.

“있는 돈을 다 털어 이화여대 앞에 2평짜리 가게를 얻었어요.” 만만해 보이던 핀장사도 쉬운 게 아니었다. 극심한 영업부진에 시달렸다. 가게 문을 열어둔 채 그는 007가방 하나를 구해 핀들을 담아 행상에 나섰다.
“어느날 ‘언제까지 이런 행상을 해야 하나’ 하는 자괴감이 들었어요.” 그는 행상 가방을 내려 놓고 자신의 문제점을 짚어 봤다. ‘남과 똑같은 핀을 팔아서는 경쟁력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공장에서 똑같이 찍어낸 핀들을 미련없이 버리고 핸드메이드 머리핀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2평짜리 가게를 접고 창업대출을 받아 가게도 넓혔다. 미술을 전공하는 학생들이나 수제 핀을 전문으로 제작하는 사람들에게 디자인을 의뢰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핀들이 속속 탄생했다. ‘나를 위해서는 이 정도는 투자해도 좋다’는 생각을 고객들이 가질 수 있도록 ‘나만을 위한 작은 사치’라는 컨셉트의 마케팅이나 이벤트도 열었다.

핸드메이드 머리핀에 대한 소문이 퍼져 나가면서 단골 고객이 생기고 TV스타나 연예인들의 주문 제작도 밀려들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소품 협찬 의뢰도 들어 왔다.
영화 ‘그녀의 S다이어리’에 등장한 레드 컨셉트의 빨간 핀, ‘가발’에서 류선과 최민서가 꽂고 나왔던 진주포인트핀, ‘연리지’에서 최지우가 학창시절 꽂고 다녔던 비즈 실핀이 바로 ‘인다’의 제품들이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어린시절 여자아이들의 한철 장난감으로 생각되었던 머리핀에서 이씨는 ‘희망’과 ‘가능성’을 발견했다. “머리핀으로 끝을 보겠다”는 그는 세계 최고의 모조장신구 생산과 도매시장이 있는 액세서리 강국 대한민국에 브랜드다운 브랜드 하나 없다는 게 불만이다. 8년 동안 핀장사를 하다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액세서리 업체들이 대체로 영세하고, 규모를 갖추었다하더라도 브랜드에 대한 마인드가 부족해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제값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씨는 그의 머리핀을 브랜드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오랫동안 핀을 매만져온 사람답게 핀으로 멋을 낼 수 있는 여러가지 조언을 해 주었다. “키가 작은 여자분은 머리스타일을 위로 올려 머리핀으로 고정하면 3~5㎝는 커버됩니다. 긴 생머리를 포니테일 헤어핀으로 묶어주면 한결 단정해 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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