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갈곳없는 40代백수 ‘불량주부’생활기[백수의 월요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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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5.10.12 09:13:01
  • 조회: 368
백수들도 주말을 눈빠지게 기다린다. 주말은 세상 사람들이 다 쉬니 백수인지 아닌지 구분이 안 되어서 좋다는 것이다. 가장 괴로운 시간도 직장인들과 마찬가지로 월요일 아침이다. 남들은 다 출근하는데 어디 한 곳 갈 데 없는 자신이 확인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오랜 직장생활 끝에 갑자기 실직한 40대 후반의 가장이 백수생활에 대한 신세타령을 털어놓고 있다.
급기야 돼지 저금통의 배를 갈라 동전을 빼 써야 하는 처지에까지 이르렀다. 백주대낮에 은행에 가 저금통에서 나온 동전을 지폐로 바꾸다보면 주변의 시선이 너무 따갑다. “저 사람들은 나를 뭐 하는 사람으로 볼까. 구멍가게 주인? 아니면 좀도둑?” 쥐구멍에라도 찾아 들어가야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그나마 동전이 눈에 띄기만 하면 저금통에 넣어둔 것이 다행이다’라는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창피하다는 생각은 이미 사치가 된 경지인 셈.

‘불량주부’는 텔레비전 연속극 얘기가 아니다. 출근하는 아내를 대신해 밥하네 설거지하네, 방 3개 침구 정리정돈에 청소, 빨래까지 하루에 오전·오후 4시간은 꼬박 서서 일을 해야 한다. 아내 팬티가 늘 큰방 화장실 앞에 던져져 있는 것도 짜증을 돋운다. “곧 잘될 거야”라며 좋은 직장 소개시켜 준다고 이력서 달라는 등 호들갑을 떨지만 결국 말만으로 끝인 사람들 때문에 마음 상하는 것도 지겹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백수들의 애환이다. 하지만 백수생활이 절망으로만 가득차 있는 것은 아니다. “아무것도 안 하고 있어도 당신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모른다”는 아내의 말을 들으며 가족의 사랑을 절실하게 깨닫는 소득도 있다. 50년 가까이 살면서 처음으로 자기 자신을 반성하고 성찰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가질 수도 있었다.

그래 인생이란 어차피 고해(苦海)가 아니던가. 한평생 항해하다보면 암초도 만나고 거센 폭풍우도 만나는 법. 그렇지만 언젠가 먹구름이 걷히고 항구에 안착하는 날은 오게 마련이다.
동아일보 기자로 20년간 근무했고 기업과 학교에서 홍보업무를 하다 실직한 저자가 백수생활을 하는 동안 고등학교 동문회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글 중 일부를 골라 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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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5.10.12 12:26:45
    어쩐지 글이 입에 맛있게 감긴다 했어요 글쟁이 셨군요.
    지도 백숩다.
    지는 치마두른 불량주분데요 정말 살림은 오 노우에요
  • 기쁘미 05.10.12 12:28:51
    어쩐지 글이 입에 맛있게 감긴다 했어요 글쟁이 셨군요.
    지도 백숩다.
    지는 치마두른 불량주분데요 정말 살림은 오 노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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