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드레스 벗고 도복 입었어요[재벌가 외동딸 구지희씨 명상센터 차린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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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5.09.01 10:11:52
  • 조회: 738
“드레스 벗고 도복 입었어요”
서울대와 패션 명문 에스모드(ESMOD)를 졸업한 재원, 아름다운 얼굴, 재벌가의 외동딸. 뭐 하나 부족한 게 없어 보인다. 그런데 웬 명상센터?
“처음에 명상센터를 운영하고 싶다고 했을 때 부모님께서 말리셨어요. 정 좋다면 하던 일 하면서 취미로나 하면 되지 무슨 명상센터냐?”면서. 서울 청담동 ‘아현(娥玄) 메디테이션 컬쳐(명상 문화)’ 구진희 대표(28)는 맑은 얼굴에 함박꽃 미소를 지으며 수줍어했다. 그의 아버지는 LS그룹 구자홍 부회장이다.
딸의 속마음을 아는 부모님은 노심초사했고, 구진희씨는 구진희씨 대로 ‘정말 잘 사는 것이란 무엇인가?’ 질문을 스스로 던지며 고민했다.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마케팅팀에 1년반 정도 근무하며 즐겁고 재밌었어요. 그러나 진짜 하고싶은 일, 내 꿈과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았죠.”
지난 해 겨울 더는 미루면 안되겠다싶어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부모님께 정식면담을 신청했다. 구부회장 부부는 딸이 갑자기 밖으로 불러내자 적잖이 놀랐다고 한다. 어머니는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집에서 하면 안되겠냐”고 딸에게 주문했다. 프리젠테이션을 들은 부모님은 딸의 소신과 꼼꼼한 사업계획서, 취지에 공감해 ‘명상센터’ 오픈을 허락했다. 구부회장 부부도 명상 마니아다. 구대표도 7년전 아버지를 따라 도화재 석문호흡 수련을 시작했다.
“호흡과 명상 속에서 내면에의 몰입, 자연과 호흡하고 집중하는 평화와 기쁨이 있어요.” 구진희씨는 내부에서 뿜어져 나오는 진정한 기쁨과 평화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행복’에의 체험이라고 말했다. ‘명상센터’를 낸 이유도 자신이 체험한 기쁨과 평화를 더 많은 사람과 나누기 위해서이다.
‘명상센터’를 열기 전, 그는 도화재 석문(단전)호흡의 실무진으로 번역과 인터넷 영어방송을 진행했다. ‘석문호흡’은 우리나라 전통 수련법의 하나로 석문호흡을 통해 인체의 기(氣)를 자연과 일치시켜 육신의 건강과 마음의 평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사실 호흡만 잘 해도 인생이 편안해집니다.” 아기가 태어나면 단전으로 호흡을 하지만 어른이 되면서 호흡이 위로 올라가 급해지고, 결국 숨이 턱에 걸려 죽게 된다는 설명이다. 더구나 속도와 경쟁으로 치닫는 현대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숨을 잘 쉬어야 마음의 평화를 얻고 잘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기나 명상이라고 하면 아직 색안경을 쓰고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참 좋은 우리 문화인데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그래도 다행은 명상과 호흡 등 내면수련에 관심이 많은 젊은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센터를 열기 전에는 40~50대의 중년들이 등록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오픈 후 의외로 20~30대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 점도 반가웠다.
어차피 ‘명상’도 사업인데 ‘돈’이 될까. 구대표는 “명상센터 운영 자체로는 수익이 되지 않지만 전공인 디자인을 명상 문화와 접목해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도복, 방석, 배게, 매트 등 명상 관련 용품들을 직접 디자인해 제작·판매하고 있다. 반응이 좋다. ‘동대문표 프라다’ 옷감을 떠다 지었다는 도복은 날아갈 듯 가볍고 편하고 세련됐다. 자연의 빛깔과 무늬로 디자인한 방석과 배게 역시 히트 상품. 돌돌 말아서 괴나리 봇짐처럼 챙길 수 있는 매트는 아이디어 상품으로 인기 만점.
“제능력에 맞추겠습니다. 욕심내지 않겠습니다. 제가 꾸민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느끼고 힘을 얻었으면 합니다.” 현재 100명 정도 등록된 회원 한사람 한사람이 명상수련을 통해 더 많은 에너지를 얻고, 그들이 사회에 나가 더많은 공헌을 하기 바랄 뿐이다.
먹고 사는 것이 당장 급했던 시대에는 마음을 돌볼 여유가 없었다. 지금은 다르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 내가 행복한가?’를 ‘마음’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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