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고운 선이 탈선을 막습니다” [한복교복 만드는 주복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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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5.08.18 09:17:05
  • 조회: 657



수원의 한 중학교에선 조회 시간마다 전교생이 개량한복을 입고 차렷 자세를 취하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예절 실습이 아니다. 학생들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대꾸한다. “교복이 한복이라서 그런 거예요.” 명절에도 한복 구경하기 쉽지 않은 요즘. 한복을 교복으로 생활화한 학생들은 한복을 낯설어하지 않는다. 개량한복 브랜드 ‘주복희 우리옷’의 대표 주복희씨(48)가 이런 변혁를 몰고 온 주역이다.



#옷차림에서 예절이 나온다

예나 지금이나 어른들 혀를 차게 만드는 ‘요즘 애들’은 꼭 있다. 1994년부터 개량한복 디자이너로 활동하던 주씨가 교복 분야에 눈을 돌린 것도 요즘 애들 때문이었다. “교복 입은 여학생이 아파트 단지 안에서 담배 피우는 모습을 봤어요. 사람은 입은 옷에 따라 몸가짐이 달라지잖아요. ‘한복을 입고도 아무데서나 담배를 피울 수 있을까….’ 학생들이 우리옷을 입는다면 그런 행동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침 신설 학교 몇 군데서 연락이 왔다. 개량한복을 교복으로 채택하고 싶으니 디자인을 보내달라는 공문이었다. 한복일지라도 교복은 교복. 교풍을 표현하기 위해 교화(校花), 교목(校木), 교조(校鳥) 자료를 토대로 자수 문양을 개발해 앞섶에 수를 놓았다.

학생들의 패션 감각 또한 무시할 수 없었다. 교복을 제 몸에 딱 붙도록 고쳐입는 데 선수 아닌가. 펑퍼짐한 치마폭이나 엉덩이가 축 처지는 헐렁한 바지에는 거부감을 느낄 것이 불보듯 뻔했다. 몸매가 드러나도록 허리선을 잡아주고 치마도 활동하기 편한 정도까지만 폭을 넓혔다.

10여개 경쟁 업체가 참여하는 패션쇼 무대에 완성된 교복을 선보였다. 학부모와 교사들의 투표 결과, 가장 많은 표를 얻어 교복 디자인으로 선정됐다. 2003년부터 청주 주성고등학교와 수원 칠보중학교 학생들이 주씨가 만든 한복 교복을 입게 된 사연이다.



#한복 교복에 내일을 건다

남들의 시선에 민감한 사춘기 청소년들은 한복 교복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처음에는 50대 50이었어요. ‘창피하게 개량한복을 어떻게 입느냐’, ‘개량한복엔 어떤 가방을 메도 안 어울릴 것’이라며 한탄하는 친구들도 있었죠.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생각보다 예쁘다’는 학생들이 늘고 있어요.” 무엇보다도 주씨를 기쁘게 하는 것은 ‘한복 교복이 예뻐서 그 학교에 가고 싶다’는 학생들도 있다는 대목.

사실 교복 만들기는 숙달된 노하우나 충분한 일손이 없으면 하기 힘든 일이다. 학기 시작에 맞춰 동시에 수백, 수천벌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주복희 우리옷’의 직원 수는 공장까지 합쳐 고작 10명. 새학기 즈음에는 정해진 기일까지 교복을 납품하느라 전 직원이 밤을 새기 일쑤다. 그래도 주씨의 바람은, 365일 밤잠을 못 자도 좋으니, 좀더 많은 학교 학생들에게 우리옷을 입히는 것이다.

“평소에 한복 입을 일은 거의 없지만 한복 교복은 매일 입을 수밖에 없는 옷입니다. 학생들은 전통 의상의 세련미와 우수성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되는 거죠. 더불어 은연중 한국인의 정신까지 담게 되구요. 장차 나라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주역들에게 한복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는 건 우리 어른들이 할 일입니다.”

입학식 날이면 자신의 교복을 입는 학교에 찾아간다. 운동장 한가득 우리옷을 곱게 차려입은 학생들을 보고 있으면 가슴에 뿌듯함이 차오른다. 이런 즐거움 때문일까. 요즘도 몇몇 학교에 한복 교복을 도입하자고 줄기차게 설득 중이다.



[개량한복 이렇게 입자]



아이의 한복 교복을 사러 들른 매장에서 개량한복의 화사함에 매료되는 부모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 입었을 때 제대로 소화해낼 자신이 없어 선뜻 구입하기는 망설여지게 마련. 개량한복도 몇가지 요령만 알면 얼마든지 세련되게 입을 수 있다.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은 바로 신발이다. 예스런 느낌의 가죽신도 시중에 나와 있지만 한복 입을 때 신자고 덥석 사기는 부담스럽다. 차라리 집에 있는 깔끔한 단화를 활용하자. 여성의 경우, 발목까지 오는 스커트나 원피스 형태의 개량한복엔 하이힐을 신어도 무난하다. 다만 남녀 모두 운동화는 피하는 것이 좋다.

장식이 화려하거나 색채가 요란한 액세서리는 전체적인 조화를 해친다. 단아하고 단순한 디자인으로 착용한다. 젊은층은 무채색의 히피풍 액세서리도 잘 어울린다. 실크 소재의 옷에는 보석 장신구를 하면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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