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여성과 영화를 화두로[성희롱 예방영화 만드는 장희선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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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5.08.16 09:11:27
  • 조회: 466
‘레디, 액션!’

연일 폭염이 이어지던 지난 주말, 서울 강남의 한 주유소는 새벽까지 강행된 영화 ‘화기애애’ 촬영 열기로 더욱 뜨겁다. 감독은 장면이 마음에 들지 않나보다. 좋은 화면이 나올 때까지 “다시 한번!”을 외치고 있다. 장희선 감독(32)이다. 이제껏 찍은 영화 3편에 비해 수상 경력이 화려하다. 특히 여성 관련 상복이 많았다. 제1회 서울여성영화제 단편경선 부문 우수상, 제2회 서울여성영화제 우수상, 관객상, 제25회 한국독립단편영화제 새로운 시선 부문 우수상, 제3회 서울여성영화제 영상공동체 부문 여성신문사상…. 남녀 공용화장실 문제를 소재로 한 ‘웰컴’과 직장내 성희롱을 다룬 ‘재희이야기’, 할머니와 어머니, 손녀 3대의 여성이야기를 다큐 형식으로 엮은 ‘고추말리기’ 등 그의 작품들은 모두 여성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번엔 다시 직장내 성희롱을 좀더 다각적으로 다룬 영화 ‘화기애애’를 만들고 있다.



#‘화기애애’

이 영화는 서로 다른 연령과 상황에 놓인 여성들 4편의 이야기가 모인 옴니버스 장편이다.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성희롱과 임금 미지급 문제로 갈등하는 고교생 이야기 ‘첫경험’에서부터 직장내의 외모, 성차별을 발랄하게 극복하는 ‘각주구검’, 불안정한 고용환경을 빌미로 상사에게 성희롱 당하는 ‘미선씨 이야기’, 수년전 직장내 성희롱 경험으로 가치관의 혼란을 겪으며 불안하게 살아가는 한 여성 이야기 ‘무슨일이 있었길래’까지.

성희롱 문제를 좀더 대중적으로 알리고자 한국여성노동조합회협의회가 제작 주최로 참여했다.

“우리사회의 성희롱이 심각한 데도 너무 희화화된 형태로 다뤄졌습니다. 몇 편 나온 성희롱 교육 비디오 또한 ‘엉덩이 만지면 얼마’ ‘이건 성희롱 아니다, 맞다’ 식으로 유치한 수준이었죠. 성희롱은 잠깐의 불쾌한 일이 아니라 어떤 사람에겐 존재이유를 흔드는 문제입니다. 영화를 통해 ‘정말 싫다’라는 느낌을 잠재적인 가해자, 피해자들이 공감하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또 성희롱이 혼자만의 일이 아니고, 용기를 가지고 이야기할 부분이라는 문제의식을 던져주고 싶었죠.” 제목 ‘화기애애’는 성희롱 사건 때마다 나오는 얘기인 ‘분위기 좋자고 한 건데’라는 말과 ‘진정 좋은 분위기란 뭘까’라는 의문의 이중적 표현이다.

장감독은 비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진 않는다. 성희롱이 일상속 어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알려주는 데 주력했다. 옴니버스 형식을 취한 것도 교과서적인 뻔한 이야기, 뻔한 결론을 피해가기 위해서다. 시나리오 작업과 영화촬영을 하는 내내 남자 스태프들의 반응을 살폈다. “너무 남자들 편 들었다”는 비판이 두려울 정도로 이분법적 시선을 경계했다.

영화엔 드라마 ‘해신’과 영화 ‘달마야 놀자’ ‘신라의 달밤’ 등으로 유명한 배우 이원종씨도 힘을 보탰다. 딸 둘을 키우는 아빠로서 취지에 공감한다며 ‘미선씨 이야기’에 노개런티로 출연했다.



#일상의 시선으로

흔히 여성영화를 만든다고 하면, ‘왈가닥이다’ ‘자기 주장이 강하다’ ‘남자를 원수로 안다’는 식의 편견을 갖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는 참 조용하다. 불의를 보면 못 참는 투사도 아니다. 대학시절엔 운동권 근처에도 안 가 봤다. 오히려 남 앞에 나설 기회가 있을 때면 뒤로 물러설 정도로 소심한 편이다. 영화에 대한 걱정말고는 돈 문제와 살 빼는 것 정도가 고민인 평범한 여성이다. 인터뷰 중에도 “드라마속 삼순이가 너무 예쁘고 말라서 비현실적”이라는 비평을 잊지 않았다. 집에선 삼남매중 장녀로 차별도 받지 않았다

여성문제에 눈 뜨게 된 건 이화여대 재학시 들었던 여성학 강의 때문이다. 속옷 디자인부터 가정, 직장 등에서의 차별 문제까지 거대한 장벽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아버지가 원해서 들어간 사범대 공부는 관심밖이었다. 대학생활 내내 그를 사로잡은 화두는 ‘여성’과 ‘영화’. 자연스레 여성을 다룬 영화로 마음이 기울었다. 최소한 여성주의에 폐가 되지 않는 영화, 제대로 된 여성주의 영화를 찍어야겠다고 다짐하고 용인대 예술대학원 영화영상학과에 입학했다.

그렇다고 이후 만든 영화들이 거창하게 여성이슈를 다룬 건 아니었다. 보통 여성들이 생활 속에서 느낄 만한 대목들을 스크린으로 담담히 옮겼을 뿐이다. 그래서일까. 그가 만든 영화에 여성들이 박수치기 시작했다.





[성희롱 당했을 때는]



①불쾌한 감정을 정중하게 표현한다. 문제가 커질까봐 입다물고 있으면 동조로 오해한다.

②그럼에도 그치지 않으면 주변 사람에게 얘기하거나 당사자에게 이메일 등 공식 메시지를 보낸다.

③주변에 알리고 메일을 남겨놓거나 일지를 써 증거를 확보한다.

④회사 고충처리위나 노조, 여직원회 등을 통해서 우선 회사 내부의 해결방법을 모색한다.

⑤마지막으로 노동부가 지원하고 민간단체가 운영하는 전국 15곳 고용평등상담실 등의 상담을 통해

국가인권위에 진정서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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