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야! 성공적으로 망했다[‘망해야 사는 남자’ 장태호]

    이 게시글을 알리기 tweet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5.08.11 08:40:47
  • 조회: 432
어떻게 하면 망할 수 있을까. 아니, 웬 악담. 그러나 눈물 쏙 빠지게 망해봐야 성공할 수 있다고 악쓰는 사람이 있다. 장태호씨(35)다. 10년도 안되는 사회생활 동안 10개 이상의 직업을 가졌던 독특한 이력의 남성이다. 인터넷 콘텐츠 생산부터 시작해 소설 쓰기, 음반기획, 대학강의, 연예인 매니지먼트, 인터넷 방송국 운영, 청바지 수입 등. 5년 전부터는 퇴직자들의 창업을 돕는 ‘아웃플레이스먼트 컨설팅’을 해오고 있다. 그가 입버릇처럼 주장하는 말이 바로 “먼저 망해봐야 성공할 수 있다.” 지금은 어떻게 하면 망하는지 훤히 보인단다.



#교훈 하나: ‘최초’를 선점해라

저는 PC통신 1세대입니다. 1990년대 초 PC통신에 공급할 콘텐츠가 많이 부족했죠. 저는 대학도 그만두고 인포메이션 프로바이저(IP)로 활동하며 할 만한 사업을 찾았습니다. 그러다 평소 좋아하던 소설가 이문열의 작품을 온라인에 공급해보기로 했습니다. 아무도 그런 유명작가를 만나려는 시도조차 안하던 때였습니다. 결국 온라인 ‘최초’로 유명작가의 소설을 서비스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최초’를 선점하니 탄력이 붙더군요. 1997년엔 ‘최초’의 사이버 소설가 ‘새파란’을 등단시켜 세상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일부에서는 ‘신성한 문학 가지고 장난친다’고 비판하기도 했지요.

이후 천리안에서 ‘최초’의 사이버 드라마 ‘클릭’을 제작해 화제가 됐습니다. 영화 ‘접속’과 비슷한 내용이었는데, 사진과 텍스트를 결합한 조잡한 수준이었지만 당시에는 문화적 충격이었어요. 곧 이어 ‘최초’의 인터넷 방송국 ‘이솜의 뮤직플라워’를 운영했고 웹진 ‘꼬께’도 만들었습니다.

한번 콘텐츠 생산 능력을 인정받자 이런저런 사업기회가 보이더군요. 아무튼 제가 강조하고 싶은 말은 음식점 하나라도 남이 하지 않는 것을 하라는 것입니다. 아셨죠.



#교훈 둘: 기회를 놓치지 마라.

2000년 초는 인생의 전환점이었습니다. 한 컨설팅회사가 아웃플레이스먼트 컨설팅을 해달라고 요청하더군요. 당시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한 관심이 폭증하던 때였지만 실제 현장에서 뛰며 생생한 얘기를 전해줄 전문가는 흔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대학도 중퇴한 제가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강의를 하게 됐죠. SK텔레콤, KT, 우리은행, 농협 등 많은 기업체에서 강의했어요. 또 고등학교 수십군데에 특강을 나갔고 결국 중소기업청 지정 신지식인상도 받았답니다.

2001년엔 명지대 사회교육원 전산정보처리학과 학과장을 맡아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비즈니스 마인드를 키우기 위해 학점을 돈으로 주는 방법을 도입해 화제가 됐죠. 사업아이템을 보고 쌓인 학점만큼 중소기업청에서 펀딩을 받을 수 있게 도와줬습니다.

컨설팅은 제가 해보지 않은 분야였지만 인터넷 비즈니스라는 저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기회가 오면 주저하지 않고 잡아채는 순발력이 필요합니다.



#교훈 셋 : 확실히 아는 것에만 덤벼들어라.

2003년, 내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교수직을 그만뒀습니다. 그때는 벤츠를 몰고 다닐 정도로 돈도 벌었고 자신감도 충만하던 때였죠.

컨설팅을 하다 우연히 알게 된 재미교포로부터 청바지를 수입해보라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바지 골반길이가 담배 한개비 정도로 짧아서 ‘시가렛 팬츠’라는 별명이 붙은 ‘프랭키 비’ 청바지를 수입하는 것이었죠. 당시 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보아가 입고 다녀 국내에도 팬이 생기던 때였습니다. 한 벌에 40만원 하는 고가의 청바지였지만 날개 돋친 듯 팔렸습니다. 미국본사와 아시아 총판 계약을 맺고 홍콩에 지사까지 내며 의욕적으로 사업을 벌였죠.

그러나 계약과정에서 사기를 당해 회사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망하는 건 정말 순식간이더군요. 2003년 11월, 국제소송 끝에 모든 지분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회사에서 손을 뗐습니다. 수십억원이 날아가고 손에 남은 건 딱 전세금 4천만원이더군요.

기가 막혔습니다. 내가 왜 망했을까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결론은 내가 전혀 모르는 분야에 뛰어들었기 때문이었죠. 인터넷 비즈니스만 연구했던 제가 의류업에 뛰어들었으니 사업에서 실패한 것은 당연한 건지 모릅니다.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 통계수치로 오늘 강의를 끝내겠습니다. 제가 다녔던 컨설팅 회사의 통계에 따르면 퇴직 후 첫 창업자 92.5%가 실패합니다. 실패는 이익을 내지 못하고 현상유지만 하는 것도 포함합니다. 아무리 똑똑한 척 해도 다들 제가 경험했던 실수를 반복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주주들과 함께 망하기 위한 ‘연습용 회사’를 운영중입니다. 이 회사에 관심이 있으면 제 홈페이지(www.goldenpotato.com)로 찾아오십시오. 감사합니다.

  • 이글은 실명인증이 완료된 회원이 작성한 글입니다.
  • 목록으로
  • 글수정
  • 글삭제
  • tweet tweet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글쓴이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