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요모양 조모양 ‘골목안 풍경’[그 골목이 품고 있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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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5.08.04 08:54:23
  • 조회: 379
김기찬·황인숙|샘터



사진은 보는 것이면서 동시에 읽는 것이다. 읽어서 헤아리는 것이다. 헤아림으로써 내 좁은 우물을 확장하는 일이다.



여기 ‘골목안 풍경’만을 찍어온 작가가 있다. 그를 통해 이 골목을 만든 요모양 조모양 사람들을 만난다. 사진이 앞서 달리고 글이 뒤에서 받쳐주는 사진 에세이집이다.



그때 그때 필요에 따라 무계획적으로 뻗어나간 서울 산동네의 사연 많은 골목과 거기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 그리고 그들 생계를 책임진 부모들의 고단한 어깨를 뷰파인더로 잡아냈다.



이 사진 속 풍경들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카메라에 자신의 몸을 허락했던 피사체는 어느새 증발하고 사진 만이 한때 존재했던 이 이미지들을 평면의 인화지 위에 저장하게 될 것이다. 질풍노도처럼 밀려드는 개발의 논리 앞에 끝까지 온전할 달동네는 서울 하늘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골목을 변방이라고 금을 긋는 것은 골목 밖의 사람들이나 하는 짓이다. 골목을 끼고 사는 사람들이 옹색한 살림살이에 짓눌려 있다고 해서 다른 동네 사람보다 삶의 순도가 낮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골목을 소유하지 못한 사람들보다 훨씬 더 진하게 이웃간 정을 쌓고 연대감을 다진다. 그 증거가 여기 있다.



무더기로 벽에 기대선 아이들의 얼굴은 해사하다. 아낙들은 골목 한 귀퉁이에서 마늘도 까고 얘기도 나눈다. 누가 우스갯소리를 했는지 뒤로 넘어가는 여인네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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